레이저 프린터값 `날개 없는 추락`

 레이저 프린터 가격이 ‘날개 없이’ 추락하고 있다. 지난해까지 100만원 안팎이었던 컬러 레이저 제품이 불과 1년 사이에 40만원대까지 떨어졌다. 흑백(모노) 시장도 가격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잉크젯 보급형 수준인 10만원대 제품까지 등장했다. 여기에 델·오키 등 후발업체가 가격을 무기로 속속 국내 프린터 시장에 진출할 계획이어서 추가 가격 인하가 예상되고 있다.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후지제록스프린터스는 최근 40만원대 컬러 레이저 제품 ‘C525A’를 선보였다. 분당 출력 속도가 5장(5ppm) 정도이지만 40만원대 제품이 등장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회사는 또 20ppm 출력 속도의 모노 제품도 14만9000원에 선보였다. 황유천 사장은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40만원 이하 컬러 레이저 프린터를 볼 날도 머지않았다”고 강조했다.

 이달 한국오키시스템즈를 설립하고 국내 시장에 진출한 오키는 조만간 컬러 12ppm 속도를 지원하는 제품을 60만원대에 공급하기로 했다. 유동준 한국오키 본부장은 “후발업체라는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파격적인 마케팅을 계획중”이라면서 “컬러 12ppm 급이 60만원대에 선보이면 국내 시장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잉크젯 프린터 시장을 주도해 온 한국HP도 레이저 부문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가격 공세에 적극 나서고 있다. HP는 최근 8ppm 기준으로 50만원대 제품을 출시하고 중견·중소기업(SMB) 시장을 적극 공략하고 있다. 한국HP 측은 “컬러 레이저 프린터 가격을 50만원대로 낮췄으며 추가 가격 인하도 신중히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세계 프린터 시장의 가격 파괴를 주도하는 델의 움직임도 심상치 않다. 델은 연말께 국내 시장에 뛰어들 예정이며 파격적 가격 라인업을 준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사는 이미 미국·중국 등지에서 10만원대 초반의 흑백 레이저와 30만∼40만원대의 컬러 제품을 선보이며 ‘가격 거품 빼기’에 나서고 있다.

 강병준기자@전자신문, bjk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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