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마케팅에서의 화두는 단연 컨셉과 차별화이다. 마케팅 전략 수립의 기본적인 틀인 ‘환경분석->STP 전략수립->4P Mix 전략수립’이 정형화되어 가는 상황에서 이를 모두 아우르는 컨셉과 이를 뒷받침하는 차별화는 히트상품이 갖춰야 할 필수적인 요소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이 중 차별화 전략에서 가장 많이 범하는 오류는 무엇이며, 마케팅 전략에서 차별화 전략이 갖춰야 할 기본적인 요소는 무엇인지 알아본다.<편집자 주> 글_양용훈 / CEO리포트 경영사례분석가
뛰어난 CEO들을 살펴보면 분명히 무엇인가 다른 점을 발견할 수 있다. 또한 성공한 히트상품을 조사해보면 기존상품과는 다른 점을 발견할 수 있다. 이렇게 다른 점을 다시 말하면 `차별화`라고 할 수 있다. 그렇지만 마케팅에서의 차별화 전략은 단순히 다르다는 의미를 뛰어 넘는다. 그렇기 때문에 차별화 전략을 수립하는데 있어 대다수의 마케터들은 고민에 빠질 수밖에 없다. 먼저 성공적인 차별화 전략 수립을 위해서 마케터들이 가장 많이 실수를 저지르는 유형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겠다.
차별화 전략에서 범하기 쉬운 실수 3가지
효과적인 차별화 전략을 실시하기 위해 특별한 원칙은 없다. 간간히 마케팅 관련 서적에서 차별화 전략에 대해서 언급을 하고 있지만 STP전략처럼 정형화된 모델은 없다. 그렇기 때문에 차별화 전략 수립의 필요성을 느끼면서도 전략 수립에 있어서 간과하거나 전체적인 전략과의 통일성을 유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이때 가장 많이 범하는 실수는 다음과 같다.
첫째, 제품의 2차 속성으로 차별화를 하는 것이다.
소비자들이 제품을 구매하거나 고려대상에 포함시키는 이유는 바로 제품의 1차 속성 때문이다. 1차 속성이 가장 뛰어난 제품을 먼저 구매하게 되며 이 제품의 뛰어난 속성이 다른 상품에 대한 기준점이 되어버린다. 이런 상황에서 제품 구매속성에서 전혀 중요하지 않은 컬러, 향기, 포장지 등 2차 속성을 강력한 차별화 요소로 내세울 경우 실패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예를 들어 몇 년 전에 ‘콜라는 검은색이다’는 명제에 대항해서 노란색 콜라를 출시했던 해태제과의 콤비콜라는 결국 실패하고 말았다. 한 순간 소비자들의 시선을 붙잡고 일시적인 매출은 있었지만 음료수를 구매하는 소비자들이 고려하는 1차 속성을 뛰어난 맛이었으며 색깔은 거의 고려가 되지 않는 2차 속성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전면에 내세웠기 때문에 실패할 수밖에 없었다.
둘째, 뚜렷한 특성이 없는 일반적인 품질의 차별화를 하는 것이다.
소비자들의 구매 고려 대상에 놓여있는 3∼5가지 제품에서의 품질 차별화는 거의 불가능한 것이다. 기술력의 진보가 거의 비슷한 상황이고 신제품의 핵심능력을 파악하여 비슷한 제품을 단시간 내에 출시하는 것이 그리 어렵지 않기 때문에 전반적인 품질에 대해서는 거의 차이가 없다고 볼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단순히 ‘저희 제품이 더욱 뛰어납니다’라는 품질 차별화 전략을 실시할 경우에 이는 실패할 확률이 높다.
이동통신에서 후발주자인 016 KTF와 019 LGT는 011보다 품질이 뛰어나다고 수십 차례 마케팅 공격을 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들은 여전히 011 SKT의 품질이 뛰어나다고 믿고 있다. 또한 펩시콜라가 블라인드 테스트를 통해서 맛의 우수성을 증명하기는 했지만 여전히 2위를 할 수밖에 없는 것은 많은 것을 시사해 준다.
셋째, 가격의 차별화에 집착하는 것이다.
구매에 있어 가격은 그 어떤 상품일지라도 중요한 속성에 해당한다. 그렇지만 가격은 여러 가지 고려 요인 중의 단 하나이며 마케팅 전략에 있어서도 마케팅믹스 요소 중 단 하나임을 명심해야만 한다. 전체적인 전략수립 중 고가격 혹은 저가격을 차별화 전략 중 하나의 요소로 선택해서 진행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이는 실패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오히려 저가격을 차별화로 내세웠을 때 소비자는 제품에 대해 의문의 시선을 보낼 가능성이 매우 높다.
K마트는 경쟁사인 월마트에 대항해 마케팅 전략을 가격 중심 차별화 전략으로 접근하였다. 실제로 K마트의 가격은 월마트보다 저렴했지만 `Every Day Low Price`라는 명제를 차지하고 있는 월마트를 이길 수 없었다. 이와 반대로 이마트가 국내 소비자 중심의 쇼핑 형태를 분석한 할인점으로 성공한 것을 보면 결코 가격의 차별화는 성공할 가능성이 높지 않다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또한 지속적인 가격의 차별화는 단기간의 매출 신장을 보장해 줄지는 모르지만 지속적인 경쟁에서는 싸구려 제품이라는 인식을 심어줄 수도 있기 때문에 굉장히 위험한 차별화 전략임을 명심해야만 한다.
성공적인 차별화 전략을 위한 3가지 원칙
그렇다면 성공적인 차별화전략을 실시하고 전체적인 마케팅 전략 속에서 살아있는 차별화 전략을 실시하기 위해 어떻게 해야만 할까? 이를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3가지 원칙을 지켜야만 한다.
첫째, 차별화 전략은 마케팅 전략 전체에 완전히 녹아 있어야 한다.
서두에 언급하였듯이 차별화 전략은 마케팅 전략의 일부분이 아니다. STP전략을 통하여 차별화 전략이 세워졌다고 할지라도 4P Mix전략에서 이를 뒷받침해주지 못한다면 이는 완벽한 차별화 전략이라고 할 수 없다. 또한 4P Mix전략(Price, Place, Promotion) 중 하나만 차별화 전략이 실시된다면 이것 또한 완벽한 차별화 전략이라고 할 수 없다. 성공적인 차별화 전략이 되기 위해서는 세밀한 환경분석을 통하여 수립이 된 STP전략을 기반으로 해서 전체적인 차별화 전략을 수립한 후에 이를 4P Mix전략에서 적절히 수행되어야만 한다.
성공사례로 자주 등장하는 히트제품을 살펴보면 어느 하나에서만 차별화 전략을 실시했기 때문에 성공한 것이 아니라 마케팅 전략 전반에 있어서 일관성 있는 차별화 전략을 실시했기 때문에 성공한 것임을 알 수 있다.
예를 들어 만도의 ‘딤채’를 살펴보면 쉽게 알 수 있다. 딤채는 환경분석을 통해서 김치냉장고라는 차별화 된 제품시장을 파악했고, SWOT분석을 통해 에어컨기술의 강점과 신세대주부의 김치냉장고 니즈를 파악할 수 있었다. Targeting전략을 통해서 강남거주 30∼40대 중산층 이상의 전문직 여성을 타겟팅 하였으며, Positioning전략을 수립하면서 국내 최초의 김치전문 냉장고라는 포지셔닝전략을 수립하였다.
이러한 차별화전략은 4P Mix전략 중 Product 부분에서 최고의 에어컨기술이 사용된 김치숙성 및 보관전문 냉장고를, Price 부분에서 소비자조사 결과보다 훨씬 높은 100만원 정도의 고가격을 선택하였으며, Place 부분에서는 고급백화점 중심의 유통전략을 택하였고, Promotion에서는 당시에는 생소한 입소문 마케팅과 체험 마케팅을 적절히 활용하여 전체적으로 차별화 전략을 유지해 나갔다. 만약 가격에 대해 저가격으로 차별화를 했거나 프로모션 부분에서 단순히 광고만을 했었다면 딤채의 성공은 보장하지 못했을 것이다.
둘째, 차별화 전략은 고객중심의 사고에서부터 시작되어야 한다.
마케터들이 차별화라는 단어에 집중하면서 생기게 되는 오류가 차별화를 위한 차별화 전략을 세우게 되는 경우이다. 이는 고객이 요구하지도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기술력을 맹신한 차별화로 그 결과가 나타나는 경우가 대표적이다. 예를 들어 포털사이트에서 1년 단위로 메인 페이지에 대한 리뉴얼을 단행하면서 다른 사이트와 차별화를 내세우는데 이는 결코 고객이 원해서 리뉴얼을 실시하는 것이 아니라는데 문제가 있다.
차별화 전략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정확한 환경분석이 필요하다. 그리고 이러한 환경분석을 바탕으로 본 제품의 타겟층이 느끼는 제품선택의 중요요소 중 최소 3번째 안에 드는 요소를 가지고 차별화 시켜야만 한다. 하이트맥주의 성공은 고객이 요구하는 원료의 깨끗함을 적절하게 차별화 시켰기 때문에 성공을 한 것이며, 오럴비 인디케이터 칫솔은 고객이 언제 칫솔을 바꾸는 것이 좋을지에 대해서 알려주었기 때문에 성공한 것이다.
차별화 전략을 실시할 때는 고객이 구매에 있어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은 것을 가지고 차별화를 시도해서는 안 될 것이다. 예를 들어 고객에게는 별로 필요 없는 기능을 추가시켜 놓고 이를 이유로 가격을 높게 받는다면 이 제품은 시장에서 외면을 받게 될 것이다. 결국 차별화 전략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고객에게 어떤 혜택이 돌아가며 어떤 가치를 전해줄 수 있는지에 대해 초점을 맞추어서 차별화 전략을 실시해야만 한다.
셋째, 차별화 전략은 본원적인 한 가지라도 완벽하게 차별화만 시키면 된다.
신제품을 출시하면서 마케터들은 기존의 제품과 무수히 많은 점에서 다르다는 것을 장점으로 내세운다. 이런 차별화를 고객이 제대로 기억할 수 있을까? 대부분의 고객들은 신제품을 구매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제품에서 불편했던 단 1∼2가지가 해결된 신제품을 구매하는 습성이 있다. 완벽히 다른 제품에 대해서 구매를 꺼리는 습성이 있기 때문이다.
자일리톨껌은 1990년 말에 맨 처음 출시가 되었다가 실패하였고 다시 약통 모양으로 포장을 바꾸면서 충치예방 껌으로 차별화 전략을 실시하여 히트상품이 되었다. 환경문제가 대두되었을 때 한 회사에서 친환경 페인트를 출시하였고 마케터는 연구결과 한 성분이 포함이 될지라도 아토피 방지에는 거의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는 결과를 얻어서 고민했지만 아토피 방지 원료가 포함되었다는 것을 집중적으로 부각시켜서 상당히 성공한 제품이 되었다.
레티놀 성분이 거의 미량이기 때문에 피부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레티놀 함유 화장품으로 차별화를 하여 히트상품이 된 것을 보더라도 결코 많은 것에 차별화를 둘 필요 없이 본원적인 것 하나만 차별화 해도 성공할 수 있는 것이다.
결국 차별화 전략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고객 중심의 단 하나의 차별화 요소를 파악하여 하나의 개별적인 전략이 아니라 마케팅 전략의 전체에 융화가 되어서 실시되어야 함을 알 수 있다.(C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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