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다윗 or 돈키호테

김익종

 삼성SDS가 주사업자로 선정된 행자부의 ‘시군구 정보화 공통기반시스템 구축사업(이하 시군구 정보화 사업)’ 상용 소프트웨어 프로젝트가 솔루션 및 시스템통합(SI) 업체의 반발로 시끄럽다. SK C&C 등 4사는 행자부에 이의 신청을 하고 “삼성SDS가 입찰제안요청서(RFP) 요건을 충족하지 않아 시스템 구축에 문제가 있는 데도 사업자로 선정됐다”며 재입찰을 요구했다. 이번 프로젝트는 DBMS 등 9개 부문 솔루션을 선정했다.

 특히 국내 소프트웨어 업체인 M사의 C사장은 이 같은 내용으로 발주처인 행자부는 물론이고 청와대와 감사원에도 이의 신청서 및 진정서를 냈다. 그리고 그는 이 사실을 언론 등에 알리며 공세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다. 삼성SDS와 행자부는 당황하는 모습이다.

 국내 컴퓨팅 시장의 여건상 M사와 같은 소프트웨어 업체가 사실상 생살여탈권을 쥐고 있는 발주처와 SI업체를 공개적으로 공격하는 일은 전례를 찾아 보기 힘들다. 그래서인지 소프트웨어 업계에서는 “M사가 자살 행위를 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M사는 이번 일로 국내 최대 SI업체인 삼성SDS와 최대 프로젝트 발주처인 공공기관을 모두 적으로 만들었다는 것이다. 속된 말로 ‘스스로 무덤을 판 것’이다.

 왜일까. C사장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시군구 정보화 사업에 사운을 걸었는데, 대형 SI업체 때문에 억울하게 탈락했다”며 “이래 죽으나 저래 죽으나 마찬가지”라며 억울해 했다. 그는 또 “더는 SI업체에 끌려다닐 수 없다”며 “스스로 권리찾기에 나선 것”이라고 말했다.

 물론 삼성SDS와 행자부는 그를 ‘못 먹는 감 찔러나 보자’는 고약한 사장쯤으로 여기는 분위기다. 양측은 “시군구 정보화 사업 소프트웨어 구성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반응이다. 행자부는 최근 한국전산원 등 공신력 있는 기관에 이 4사의 이의에 대한 기술 검토를 의뢰한 결과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그는 여기서 멈추지 않을 모양이다. 그는 곧바로 감사원에 감사청구를 하고 법적 대응을 위해 변호사를 선임했다.

 그들의 진실 게임은 아직 끝나지 않은 것 같다. C사장이 골리앗과 싸워 승리한 다윗이 될지, 합리적 계산도 없이 신념만으로 부딪치는 돈키호테로 남을지는 그의 몫이다. 다만 이번 일이 SI업체와 소프트웨어 업체 간 불공정 관행을 개선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

 컴퓨터산업부·김익종기자@전자신문, ij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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