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과 KTF가 내년에 100만명 안팎의 초고속데이터전송기술(HSDPA) 가입자 확보 계획을 세웠다고 한다. 이동통신사업자들이 가입자 유치 계획을 잡은 것은 단순히 내년 경영 계획 수립 작업의 하나로 여길 수 있지만 한편으로는 HSDPA 서비스를 본격화하기 위한 작업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는 자신감의 표현이기도 하다. 이 사업자들이 단말기제조업체들과 공동으로 듀얼밴드·듀얼모드 칩을 내장한 HSDPA 단말기를 만들기로 한 것만 봐도 그렇다.
휴대전화로 동영상을 최대 14Mbps인 고속으로 내려받거나 전송할 수 있는 HSDPA는 다운로드 속도가 현재의 동기식 2.5세대 통신기술에 비해 7배, 3세대 WCDMA에 비해선 5배 빠른 이른바 3.5세대 통신기술로 불린다. 따라서 이런 기술 서비스가 내년에 상용화된다는 것은 이동통신서비스가 2.5세대에 이어 3세대를 건너뛰고 3.5세대로 한 단계 앞선 진화를 한다는 의미다.
이렇게 되면 차세대 통신서비스 간 새로운 경쟁 양상이 나타날 것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HSDPA의 한 단계 전 기술인 R/4 기반의 3세대 서비스 WCDMA는 이들 두 이동통신사업자가 이미 서비스하고 있지만 이런저런 이유로 투자를 미루어오면서 가입자가 이제 겨우 4400명에 머물고 있다. 여기에 LG텔레콤이 동기식 3세대 기술인 EVDV를 포기하는 대신 EVDO리비전(r)A기술에 대한 투자 확대를 계획하고 있고, KT 등 휴대인터넷(와이브로) 사업자들도 내년 서비스 제공을 목표로 투자에 본격 나선 상황이다.
이처럼 당초 와이브로에 비해 늦게 서비스될 것으로 예상됐던 HSDPA가 이동통신사업자들의 적극적인 투자로 내년에 본격 서비스되면 종래 예상됐던 WCDMA와 EVDV 경쟁 구도가 깨지고 HSDPA와 EVDO rA 기술 간 대결 구도가 정착될 것이다. 또 유선 기반의 와이브로와 무선 기반의 HSDPA, 방송 기반의 DMB 간 경쟁도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우리가 IT강국으로 자부심을 느낄 만한 것은 유선과 무선의 결합, 통신과 방송의 융합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고 세계 IT신기술의 테스트베드가 되고 있다는 점이다. 다른 나라가 우리 통신시장을 주목하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러나 선진국들이 앞다투어 차세대 통신기술 개발에 나서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우리가 언제까지 통신기술 강자 위치에 있으리란 법이 없다. 기존 기술의 성공적인 상용화 여건을 조성함과 동시에 신기술 개발에 끊임없는 노력을 기울여야만 IT강국 면모를 유지할 수 있다.
이런 점에서 정부의 역할이 중요하다. 동시다발적인 차세대 통신서비스 등장에 따른 정부의 통신서비스 정책이 시장 흐름에 맞도록 바뀌어야 한다. 한마디로 차세대 통신서비스 수요가 계속 늘어나 관련 사업자들의 채산성이 확보되고, 산업 연관 효과가 극대화되도록 해야 한다. 통신서비스가 HSDPA로 전면 이행됐을 때 추가되는 서비스가 빠른 속도와 영상전화라는 점을 고려해 정부 차원에서 영상전화를 이용한 교육서비스라든지, HSDPA 양방향 통신망을 이용한 공익서비스라든지 수요를 창출할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해 줘야 한다. 그래야만 사업자들이 투자를 확대할 것이다. 수요 부진과 과당 경쟁으로 참여기업이 이익을 내지 못하고 경영이 악화된다면 그 서비스는 오래 지속되지 못하고 결국 실패로 끝나고 만 여러 사례를 우리는 이미 보아 왔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HSDPA가 경쟁관계인 와이브로에 미치는 영향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자칫 대체재 논쟁이 불거지면 와이브로 투자에 대한 매력을 떨어뜨려 통신서비스의 선순환적인 요소가 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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