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으로 소프트웨어(SW) 품질보증 기준으로 삼고 있는 ‘CMM(Capability Maturity Model)’ 또는 ‘CMMI(CMM Integration)’ 인증을 획득한 우리나라 SW 및 시스템통합(SI)업체가 71곳뿐이라고 한다. 전세계적으로 이 인증을 받은 곳이 2455개사에 달하는 것을 감안하면 3%에도 못 미치는 것이다. CMM과 CMMI 인증 획득업체를 분리해도 우리나라는 각각 2%, 5% 수준에 불과하다. 이것만 보더라도 우리나라 SW와 SI의 품질경쟁력이 어느 정도 수준인지를 짐작하고도 남는다.
잘 알다시피 CMM이나 CMMI은 미국 카네기멜론대학이 산업계, 정부와 함께 개발한 일종의 SW개발 관리 평가 모델이다. 하지만 세계 최대의 SW시장인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에서는 SW프로젝트 입찰에 주 계약자로 참여하려면 CMM의 일정 레벨 이상 수준을 갖추도록 요구할 정도로 프로젝트 수행능력의 판단 잣대로 활용되고 있다. 그만큼 이 평가모델 인증 획득 여부는 선진국 SW프로젝트 수주에 큰 영향을 미칠 정도로 중요한 요인이 되고 있다. 한마디로 해외 프로젝트 수주에 품질보증서 구실을 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렇다고 이 평가모델 인증 획득 업체 수가 한 나라의 SW산업 품질경쟁력 수준을 나타낸다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을 수 있다. 우리나라는 아직 이 평가모델의 획득 여부를 따지지 않아 내수 위주 영업을 하는 SW업체들이 거액을 투입해 이 인증을 획득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국내 인증획득 SW업체 수가 적다는 것은 우리 업체들이 글로벌 영업보다 내수 시장에만 치우쳐 있음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다.
우리는 ‘SW강국’을 목표로 SW산업을 국가전략산업으로 육성하고 있다. SW를 신성장 동력으로 지정했을 뿐만 아니라 올해를 ‘SW산업 도약의 원년’으로 정하고 경쟁력 강화에 온 힘을 기울이고 있다. SW업체들도 세계시장 개척에 나서기 위해 SW기술 수준을 한 단계 높이는 데 온 힘을 기울이고 있는 상황이다.
국내 SW산업이 해외 선진 기업과의 치열한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하기 위해서는 자체적인 품질 수준을 높이는 것도 중요하지만 CMMI와 같은 국제 표준의 SW 품질 인증 획득을 통한 글로벌 경쟁력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SW 품질 인증은 단순히 일정 기준에 부합하는지를 확인하는 것에 불과하지만 고품질의 SW 개발능력을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잣대가 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생산성과 유지보수의 효율성을 높여 고객의 신뢰를 향상시키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그만큼 이제 SW품질인증은 사업상 필요한 ‘도구적’ 개념에서 ‘필수적’ 개념으로 자리잡았고 단순한 품질인증 획득보다는 총체적 품질 프로세스를 정착시키려는 문화도 뿌리내리고 있다. 최근 SI업체들을 중심으로 ‘품질만이 살길’이라는 인식 아래 품질경영 활동에 나서고 있고 업계 전반적으로 국제적 인증을 획득하려는 노력을 강화하고 있는 것은 그나마 다행스러운 일이다.
그러나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중소 SW업체는 어려운 경영여건 때문에 자체적으로 국제 품질인증 획득에 나서기 어려운 실정이다. 이런 점을 감안, 우리 SW산업의 품질경쟁력 향상을 통한 ‘SW강국’ 비전 실현을 위해 더 많은 기업들이 품질인증 획득에 나설 수 있도록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절실하다. 전문가 양성과 함께 품질인증 획득에 소요되는 비용과 절차를 간소화하기 위한 노력도 필요하다. 대형 SI업체들도 협력사들이 품질경쟁력을 높일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해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상생 모델을 만들어 나가야 한다. 미래 한국의 성장동력이 될 SW산업의 경쟁력은 바로 품질경쟁력 향상에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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