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이머]씰온라인 `신혜진`

게임고수는 만들어지는 것일까. 아니면 타고나는 것일까.

지난 8월 3일 문을 연 ‘씰온라인’ 딘서버에 채 두달도 되지 않아 광대 클래스로 113레벨에 도달한 여성 초고수가 등장해 주목받고 있다. 게임 내에서 츠키로 불리는 신혜진(21)씨가 화제의 주인공. 그는 2년전에 처음으로 게임에 입문한 늦깎이 게이머.

그 이전까지는 게임에 대해서는 문외한이었지만 한 초등학생과의 우연한 인연을 계기로 뒤늦게 게임에 눈을 뜨게 됐고 급기야는 지금과 같은 초고수로 거듭나게 됐다.

“처음으로 접한 게임이 ‘씰온라인’이었고요. 중간에 이 게임 저 게임해봤지만 지금까지 꾸준히 하는 게임은 ‘씰온라인’ 뿐이에요.”

딘 서버의 고수 신혜진씨는 지난 2003년 PC방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처음으로 ‘씰온라인’과 인연을 맺었다고 한다. 그것도 신씨가 원했던 일은 아니었다. 유치하다며 게임을 거들떠 보지도 않았던 신씨는 당시 단골이던 한 초등학생의 권유로 반강제로 ‘씰온라인’에 입문하게 됐다.

“꼬마 손님한테 콘트롤에서부터 파티플레이 이르기까지 이것저것 기본적인 것을 많이 배웠어요.”

결국 ‘씰온라인’의 매력에 푹 빠져든 그는 결국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짬짬이 그 초등학생과 파티를 맺어 게임을 즐기기 시작했고 마침내 고수의 반열에까지 오르게 됐다.

그때 신씨에게 가르침을 줬던 초등학생의 레벨은 20정도. 사실 그 정도 레벨이 남에게 제대로 가르침을 줄만한 수준은 아니지만 신씨는 그 초등학생을 통해 게임에 대해 갖고 있는 유치하다는 선입견을 버릴 수 있었고 새로운 세상을 접하게 됐다는 점에서 아직까지도 고맙게 생각한단다.

# 아기자기한 재미가 그만

“ ‘씰온라인’은 다른 게임에 비해 커뮤니티가 잘 이뤄져 있어요. 커플제도가 있는데요. 커플이 만난지 천일에 이르면 꽃다발 아이템도 나와요. 아기자기한 재미가 그만이에요.”

신씨는 길드 현모(현장 모임)를 통해 남자 친구도 사귀게 됐다며 까르르 웃고는 줄곧 지금까지 ‘씰온라인’만 매달린 것은 게이머들 간의 끈끈한 유대관계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그는 ‘씰온라인’ 게이머들은 컴퓨터를 잘 안끄는데 이는 사냥을 하지 않더라도 낚시를 하거나 아니면 장사를 하는 등 할것이 많기 때문이란다. 거기다 커플 일수도 올릴 수 있어 일석이조.

“까옥이라는 펫을 길러요. 먹이도 줘야 하고 진화도 시켜줘야 하고 할게 많아요.”

신씨는 ‘씰온라인’의 펫 시스템도 색다른 재미를 준다고 자랑한다. 처음에는 알로 나오는 펫은 진화할 수록 더욱 강해지기 때문에 또 다른 분신을 육성하는 기분이란다.

# 남친과 헤어지며 한때 겜 접어

신씨는 게임상에서 사귀었던 남자친구와 헤어진 것을 계기로 한때 게임을 접었었다. 하지만 새로 아르바이트를 시작한 PC방에서 서비스되던 ‘씰온라인’의 유혹을 벗어날 방법이 없었다. 게임을 접으면서 갖고 있던 장비를 모두 처분해 버린 상황. 아예 새로 만들어진 서버인 딘서버에 새 아이디를 만들어 새로운 마음으로 게임을 시작하기로 했다. 신씨가 고른 게임내 직업은 ‘광대’. 그 많은 직업중 왜 하필 우스광스러운 광대를 골랐을까.

“처음에는 성직자를 할 작정이었어요. 그런데 아르바이트 일을 하면서 틈틈이 게임을 해야 하는데 도저히 제대로 플레이를 못하겠더라고요. 다행이 ‘죽은척 하기’ 스킬이 있는 도적이 눈에 들어오더라고요. 손님이 찾을 때 딱 좋은 스킬이더라고요.”

무엇보다 일이 우선이라는 그에게서 신세대답지 않은 어른스러움이 묻어난다.

# 보스탐은 내가 최고

“사실 보스탐 하느라 레벨을 별로 못 올렸어요. 보스탐 때 저 보고 그냥 포기하고 돌아서는 게이머들이 많아요.”

그는 주로 보스탐을 하면서 게임을 즐긴다고 한다. 보스탐은 보스타임의 준말로 희귀 아이템을 떨어뜨리는 보스를 사냥하는 것을 의미한다. 신씨는 오랜 보스탐 경험으로 아이템이 떨어지는 위치를 직감적으로 알아내는 데에다 워낙 컨트롤이 귀신같아 거의 아이템을 독식한다.

“예전에 해봤던 경험 때문에 쉽게 레벨을 올릴 수 있었죠. 아이템을 잘 떨구는 몹을 알고 있고 또 좋은 장비를 구하다보니 몹도 빨리 잡게 되는 거죠. 뭐 특별한 비결이 있나요.”

신씨는 한달여만에 113레벨에 도달한 것에 대해 이렇다할 왕도가 따로 없었다고 한다. 하지만 길드 활동은 큰 도움이 됐다고 한다. 길드원들이 좋은 아이템도 구해주고 같이 파티플레이를 하기 때문에 지루함 없이 즐겁게 게임을 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기사 클래스가 방어가 높은데다 몹몰이까지 가능해서 문제에요. 파티사냥을 하게 되면 사실 기사, 성직자 외의 클래스는 별로 할게 없어요.”

인터뷰 내내 ‘씰온라인’ 자랑만 늘어놓던 신씨는 말미에 ‘씰온라인’의 밸런스는 더 세밀하게 조절돼야 한다는 애정어린 충고도 잊지 않았다.

<황도연기자@전자신문 사진=한윤진기자@전자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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