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 인력양성 이대론 안된다](1)공급 따로, 수요 따로

SW 인력양성 이대론 안된다

정부가 제시하는 국내 SW산업의 미래는 밝다. 청년실업 해소는 물론이고 차세대 성장산업의 핵심이라고 강조한다. 그러나 SW업계가 바라보는 시각은 다르다. 한마디로 SW 분야는 기피업종이며 국내에서는 그다지 가망성이 없어 보인다는 대답이 적지 않다. 이 같은 주장의 기저에 깔린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바로 인력문제다. SW산업의 핵심인 인력양성에 비상이 걸렸다. 단순 코딩 인력이 아닌 SW산업을 선진국 수준으로 끌어올릴 고급인력이 없다는 것이다. SW 개발주역을 배출할 대학도 SW 분야를 기피한다. SW 분야의 전문인력에 대한 열악한 처우와 정책 부재로 국내 SW산업 육성은 모래성 쌓기가 되고 있다. SW 인력 문제를 4회에 걸쳐 점검해 본다.

 

현재 국내에 SW 및 컴퓨팅 관련 업종에 종사하는 인력은 약 17만명으로 파악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내 SW업체들은 극심한 인력난을 호소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공공기관과 사설 교육기관, 대학 등에서 많은 인력이 배출되지만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는 SW 분야에 필요한 고급 인력은 정작 없다는 얘기다.

 특히 게임과 PMP 등 최근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분야에는 개발자가 몰리는 반면 시스템SW, 공개SW, SW분석설계, 컴포넌트 개발 등 SW기반기술 분야의 고급인력은 턱없이 부족한 양극화 현상을 보이고 있다. 가전이나 각종 단말기, 자동차 등에 장착돼 폭발적인 수요를 이뤄낼 것으로 예상되는 임베디드SW 인력의 경우 오는 2007년께면 1만4000명이 부족할 것으로 보인다.

 고건 서울대학교 교수는 “흔히 말하는 SW 개발인력은 사실상 넘쳐난다”며 “시장에서 인력난을 호소하는 것은 바로 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 고급인력 분야”라고 말했다.

 우선 시급한 건 SW기술 분야에서 수직적 분류상 고급기술자다. 이들은 SW 프로젝트의 기술 환경이 점차 복잡해진 데 따른 SW분석, 설계, 프로젝트 관리자 등 전문인력을 말한다. SW업계의 79%도 신규 대학 졸업자보다 분석, 설계 등이 가능한 경력자를 선호하고 있다.

 한국SW컴포넌트컨소시엄의 예측에 따르면 SW 분석설계가 가능한 기술인력에 대한 국내 수요는 올해 1만5000명, 2008년에는 2만2000명에 달한다. 또 CBD 등 고급 설계 기술자 수요도 올해 1500명에서 매년 500명씩 증가, 2008년에는 3000명이 필요한 것으로 파악됐다. 반면 현재 업계가 추산한 분석설계 기술인력과 고급설계 기술자 수는 많게 잡아도 시장 수요의 50% 수준이다. 오는 2008년에는 이 분야에서만 전문인력 약 1만1000명이 부족할 것이라는 예측이다.

 최성운 명지대학교 컴퓨터공학부 교수는 “대부분의 SW 프로젝트가 미국 정부의 SW품질 인증 기준인 조직성숙도 평가모델(CMM) 하위 등급인 레벨2에서 벗어나지 못해 선진국에 비해 국내 SW기술은 무려 10년 이상 뒤졌다”며 “이는 고급인력을 통한 SW 재사용과 SW공학기법 적용이 미흡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더구나 전자태그(RFID), 공개SW 등 유망 분야는 더욱 심각하다. RFID나 유비쿼터스 센서 네트워크(USN), IPv6 등이 적용되는 새로운 서비스 구현은 궁극적으로 SW에 달려 있다. 그러나 이 분야의 전문인력은 대부분 하드웨어에 치중돼 있고 미들웨어와 같은 SW 기술 개발과 서비스 구현을 담당할 인력은 뒷전으로 밀려나 있다.

 시장조사기관인 KRG가 국내 100대 SW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응답기업의 62%가 공개SW 관련 인력 충원 계획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공개SW 전문인력 수급조사 결과인 30%보다 두 배 이상 높아진 것이다. 반면 2005년 8월 현재 국내 사설교육기관에 개설된 공개SW 관련 강의는 3∼4개에 불과했는데 이것은 지난해에 비해서도 절반 이상 줄어든 것이다.

 윤대원기자@전자신문, yun19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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