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산 하드웨어(HW)업체들이 역차별을 호소하고 나섰다.
최근 소프트웨어(SW)산업을 육성하자는 분위기가 전반적으로 확산되면서 공공기관을 중심으로 국산 솔루션 도입이 크게 늘고 있지만 서버나 스토리지 등 HW 분야는 철저히 외면당하고 있다는 게 국산 HW업체들의 불만이다.
엑사큐브시스템·유니와이드테크놀러지·삼성전자 등 국산 시스템 전문기업들은 대형 공공 프로젝트를 주도하고 있는 시스템통합(SI) 업체들이 국산 솔루션 도입에는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지만, 국산 시스템 도입은 전혀 고려하고 있지 않다면서 개선의 여지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즉 어차피 솔루션도 시스템을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플랫폼이 외산일 경우 당연히 국산 솔루션을 채택하는 데 나쁜 영향을 미칠 것은 분명한 상황에서 SI업체들이 구태여 커다란 성능차이가 없는 외산을 선호하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는 것.
실제로 최근 사업 수주가 끝난 교육부의 교육행정정보시스템(나이스)의 경우, 국산솔루션이 대거 채택돼 국내업체들은 환호성을 올렸지만 수천 대가 공급되는 서버는 전량이 외산 시스템이 차지했다. 최종 사업자로 선정된 삼성SDS는 유니와이드 등 국산 서버업체 도입도 저울질했으나 결국 한국썬마이크로시스템즈와 한국HP의 서버를 최종적으로 제안했다. 나이스 이후 최대 공공 프로젝트로 알려진 시·군·구 정보화 공통기반시스템 구축 사업도 서버와 스토리지 등 HW 입찰 제안이 임박해오고 있지만, 국산 시스템 도입 여부는 여전히 불투명한 상태다. 국산 시스템 도입을 적극 검토하고 있는 SI업체가 드물기 때문이다.
스토리지 전문 제조업체인 엑사큐브는 최근까지 200여개 레퍼런스를 확보하고 동남아 수출까지 나서고 있지만 공공 대형 프로젝트에서는 여전히 소외돼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박병석 엑사큐브 사장은 “나이스나 이번 시·군·구 정보화 사업 프로젝트의 경우 SI업체들이 앞다퉈 국산 SW 제품 도입에 나서고 있어 부러울 뿐”이라며 “이제는 SW뿐 아니라 국산서버나 스토리지 등 HW에도 정부나 공공기관이 적극적으로 관심을 가져 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현지에서 영업 호조를 보이고 있는 서버 제조업체 유니와이드의 상황도 마찬가지다. 최근 세계적인 정유회사인 셀에 수천 대의 블레이드 서버를 공급하기로 했으며 리눅스월드에서 우수 솔루션으로 선정되는 등 고성능 컴퓨팅 분야에서도 입지를 확보해 나가고 있지만, 국내 실적은 기대에 못 미치는 형편이다.
김근범 유니와이드 사장은 “해외에서 성공적인 매출을 바탕으로 국내 시장에서 붐을 일으키려고 노력중이지만, 분위기 반전이 쉽지 않다”면서 “경기 불황에는 공공 분야 실적이 중요한데 외산업체들이 대형 프로젝트를 많이 수주하다 보니 국내 매출과 미국 매출이 4 대 6으로 역전됐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도 나이스 프로젝트에 참여하려고 준비했다가 가격 문제로 참가하지 않았지만, 이번 시·군·구 프로젝트에는 적극 대응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김대준 삼성전자 그룹장은 “가격이 중시되는 공공 프로젝트의 경우, 오히려 국산 업체들이 원가 경쟁력이 없어 역차별 받는 경우가 있다”고 지적하면서 “최근 국산 SW를 도입하려는 분위기가 성능이 우수한 시스템을 공급하는 HW업체에도 좋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하고 적극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류현정기자 dreamshot@etnews.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