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지연
“네트워크 제공이 아니라 고객에게 높은 가치와 풍부한 감성을 제공하는 것이다.”
남중수 KT 사장이 새롭게 설정한 KT의 ‘업(業)의 개념’이다. PSTN망이나 초고속인터넷, 전용회선을 깔거나 파는 것이 아니라 이제는 다양한 플랫폼을 바탕으로 고객에게 새로운 가치를 제공하는 사업자가 돼야 한다는 것. ‘좋은 기업’을 넘어 ‘위대한 기업’이 되기 위한 조건이다.
남 사장은 이에 앞서 지난 1일자로 3만8000여 KT 임직원에게 새로운 역할을 부여했다. 본사 스태프 조직에 부문제를 도입, 중복 업무를 줄이고 책임을 강화했다. 현장조직도 지사와 네트워크센터로 재편해 고객에게 종합적인 서비스를 제공토록 했다.
업무방식도 확 바꿨다. 기존에는 시내전화·초고속인터넷·이동전화 등 담당상품에만 집중해 매출을 늘리면 됐지만 앞으로는 통화·브로드밴드·모바일 등 서비스 영역별로 나눠 고객에게 필요한 신규 상품을 기획해야 한다. 3만5000여명에 달하는 일선 현장 직원은 이제 메가패스·PCS·안(Ann) 담당자가 아니며, 3000만 KT 고객은 이들로부터 돌아가며 상품을 강매당하지 않아도 된다.
이쯤 되니 KT 내부에서는 적지 않은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상품에서 기능별로 조직이 바뀌면서 매출에 대한 책임소재가 불분명해 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또 수십여년간 해왔던 영업방식이 달라져 혼란스럽다는 얘기도 나왔다. 구조조정으로 이어지기 위한 절차 아니냐는 볼멘소리도 있다.
남 사장은 이를 두고 “거품이 걷히는 아픔”이라고 했다고 한다. 단기간에는 매출이 줄어들 수도 있지만 중장기적으로 KT가 살 수 있는 길이라며 임직원을 설득하고 있다고 한다.
최근 재계에서는 ‘지속가능(sustainable)한 경영’이 새 화두다. 당장 눈앞의 이익만 좇아서는 장기적으로 사회와 더불어 살아남기 어렵다는 경영 철학이다. 민영2기의 ‘원더(wonder) 경영’도 같은 맥락이라 본다. 다소 혼란스럽고 어렵겠지만 KT가 고객을 중심에 놓고 새로운 업의 개념을 체화하고 위대한 기업으로 거듭나는 ‘놀라운 감동’을 안겨주길 기대한다.
IT산업부·정지연기자@전자신문, jyjun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