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줌인]김장중 이스트소프트 사장

회사의 저력으로만 보면 IT업계에서 이스트소프트를 능가할 회사는 많지 않다. 93년 회사 법인을 설립, 무려 12년이 넘는 업력을 갖고 있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 말이 있듯 이스트소프트도 10년이 지나면서 새로운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외도를 꿈꾸는 것이다.

 이스트소프트는 업계에서 가장 탄탄한 기업으로 소문나 있다. 건실함을 기반으로 이스트소프트는 게임사업에 뛰어들었다. 이스트소프트는 지금까지의 모든 기술력을 게임에 접목시킬 계획이다. 게임사업의 중심에 있는 이스트소프트 김장중(33)사장을 만나 앞으로 계획에 대해 들어봤다.

김 사장은 게임마니아다. 게임 폐인처럼 48시간 동안 퇴근도 안한 상태에서 새우잠을 자며 회사에서 게임을 즐긴 적도 있다고 한다. 그가 좋아하는 게임은 어드벤처와 RPG. 최근 즐기고 있는 게임은 ‘WOW’다. 게임에 대한 사랑이 큰 만큼 게임개발에 대한 욕구는 컸고 결국 그는 게임사업을 시작했다. 이미 90년대 후반 게임사업에서 실패한 경험이 있는 그 이기에 이번 ‘카발 온라인’은 반드시 시장에서 성공시키고 싶다는 욕구도 강하다.

# 게임광(光)이 될 것

이스트소프트에서 가장 유명한 것은 ‘알집’을 비롯한 ‘알툴즈’ 들이다. 지난 2000년 개발을 완료한 후 2002년부터 본격적인 인기를 끌기 시작했다. ‘알집’과 과 ‘알툴즈’를 기반으로 이스트소프트는 그동안의 어려움을 털어냈다. 93년 회사를 설립할 당시 한글 워드프로세서 프로그램인 “21세기”를 개발해 소프트웨어 업계에 이름을 날리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후 김 사장이 군대에 입대 하면서 이스트소프트는 어려움에 처하게 됐고 ‘알집’과 ‘알툴즈’를 개발하기 전까지 여러차례 위험한 고비를 맞았다. 그때마다 김 사장은 외주 등을 통해 어려움을 극복해 냈다. 그러던 중 김 사장은 우연히 게임개발을 시작하게 됐다. 당시 게임 개발사이던 트리거소프트를 만나게 됐고 96년 도스용 게임인 ‘라스트 레이버즈’를 개발. 시장에 내놓으며 처음으로 게임사업을 시작했다.

이후에도 김 사장은 모뎀 기반의 온라인게임 개발에 착수, 게임개발에 대한 의욕을 불태웠다. 그러나 시기를 만나지 못해 김 사장은 그동안 진행되던 게임 사업을 접었고 이후 소프트웨어 개발에만 주력했다. 유틸리티 프로그램인 ‘알집’과 ‘알툴즈’가 성공하면서 김 사장의 마음속에 게임사업 진출에 대한 욕구가 싹튼 것은 숙명이라 할 수 있다.

마침 소프트웨어의 경우 시장 규모가 작은데다 매출 규모가 크지 않아 신규 프로젝트를 준비해야 하는 시점이었기에 김 사장은 게임사업 재진출을 적극 추진했다.

 초기 4명의 팀을 꾸린 김 사장은 기획단계부터 자신이 직접 참가해 게임개발에 대한 열정을 드러냈다. 게임 개발 초기부터 그는 색다른 게임을 개발하고 싶어했다. 이런 이유때문에 김 사장은 초기 기획단계에 적극적으로 참가했고 오는 10월 선보일 게임은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모습의 게임이 될 것이라고 자신하고 있다.

 그가 가장 고려한 것은 독창적이어야 한다는 점이다. 때문에 ‘카발 온라인’은 고대 팬터지가 아닌 미래를 배경으로 제작됐고 모든 그래픽과 맵 등이 다른 온라인게임과 차별화 됐다. 또한 이 게임에는 이미 ‘WOW’에서 공개돼 화제가 된 인스턴트 던전이 구현돼 있다. 타 게임과 차별화하기 위한 노력중 하나였다.

특히 ‘카발 온라인’에는 엔딩(끝맺음)이 존재한다. 지금까지의 온라인게임은 엔딩을 볼 수 없었다. 그러나 김 사장은 엔딩을 삽입시켰다. 게임의 마지막 문제를 해결했을 때의 성취감을 느끼게 해주고 싶었기 때문이다. 게임을 하는 것이 단지 다른 사람과 커뮤니케이션을 하거나 아이템을 얻기 위해서가 아닌 새로운 즐거움을 얻기 위해 즐긴다는 사실을 각인시켜 주기 위해서다.

“어드벤처 온라인게임이기 때문에 엔딩을 삽입하는 것이 가능했을 것이며 게임의 엔딩을 보고 나면 큰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카발 온라인’의 엔딩을 보기 위해서는 대략 2개월 가량의 시간이 필요하다. 엔딩을 봤다고 게임이 끝나는 것은 아니다. 엔딩 이후 ‘카발 온라인’의 본격적인 즐거움이 시작된다. 온라인게임의 꽃이라 불리는 공성전과 새로운 퀘스트 들은 유저들로 하여금 더욱 ‘카발 온라인’의 진정한 재미를 얻게 해줄 요소다.

# 사람이 곧 희망이다

이스트소프트에서 온라인게임을 개발하고 있는 직원은 30명이다. 비록 2002년부터 게임개발을 시작했지만 2003년이 되서야 그래픽팀이 만들어졌고 이후 조금씩 사람을 뽑았다. 온라인게임 사업부의 특징 중 하나는 게임 개발 경험자가 드물다는 것이다.

다른 게임개발사의 경우에는 실력있는 개발자를 영입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것과는 대조적이다. 게임사업부에 경험자는 없지만 꾸준히 게임개발은 진행중인 상태이며 게임에 대한 반응과 평가도 높게 나오고 있다. 김 사장은 “게임사업부에서 단지 팀장들만 개발 경험이 있고 나머지 직원들은 게임 개발과 무관한 사람들이 많다”고 설명했다. 이럼에도 김 사장은 여유가 많다. ‘카발 온라인’이 안정적으로 서비스될 수 있을뿐 아니라 유저들에게도 큰 호응을 얻을 수 있다는데서 나오는 자신감이다.

김 사장은 “게임개발에 필요한 메인급 개발자들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며 이들을 중심으로 우선 개발팀을 셋팅한 상태”라며 “‘카발 온라인’을 개발하며 다른 개발자들이 많은 것을 배우고 있다”고 말했다.

김 사장은 단지 ‘카발 온라인’의 개발에만 끝나는 것이 아니라 개발진들에 대한 투자를 통해 제2, 3의 게임을 지속적으로 개발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줬다. 게임은 사람에 의해 만들어지는 것이기 때문에 사람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이 김 사장의 생각이다. 진심으로 게임을 개발하고자 하는 의욕을 가진 개발자들을 통해 이스트소프트만의 색깔을 띄는 게임을 개발하겠 다는 것이다.

김 사장은 “현재보다는 미래를 위해 사람에 대한 투자를 늘려나가는 것이 이스트소프트의 특징이며 게임사업부에 대해서도 이 원칙은 지켜지고 있다”며 “차기 프로젝트는 이들이 중심이 돼 개발이 이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 온라인게임 개발 계속할 것

김 사장은 내년도 이스트소프트를 코스닥에 등록시키기 위한 작업을 준비 중이다. 연간 50억원의 매출을 발생시키며 탄탄한 회사로 자리매김 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내년도 코스닥 등록은 문제가 없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와함께 ‘알집’을 비롯한 ‘알툴즈’가 전세계 40-50여개국 나라에서 사용됨에 따라 해외망 확충에 전념을 기울이고 있다. 해외 진출로를 올해 안에 탄탄하게 구축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카발 온라인’의 해외 진출도 손쉽게 이뤄낼 생각이다. 이미 ‘카발 온라인’ 개발 소식이 해외에 전해지면서 바이어들이 이스트소프트를 찾고 있지만 해외진출에 자신이 있는 김 사장은 시기를 조율하고 있는 상태다.

김 사장은 “이미 해외 판매망은 확보를 한 상태이기 때문에 ‘카발 온라인’의 해외진출은 걱정하지 않고 있다”며 “‘카발 온라인’ 이후 또 다른 게임을 개발할 수 있는 여건이 만들어지길 바랄뿐”이라고 말했다.

김 사장에게 있어 ‘카발 온라인’이 게임 사업의 마지막은 아니다.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게임을 개발, 본격적으로 시장에 뛰어들 생각이기 때문이다. 아직 ‘카발 온라인’이 첫 단추도 꿰지 못한 상황이기 때문에 조심스럽게 입을 연 그는 “‘카발 온라인’에는 다른 게임에서 볼 수 없는 다양한 즐거움이 있다”며 “충분히 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안희찬기자@전자신문 사진=한윤진기자@전자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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