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IL 자격증 비용 "너무합니다"

 대기업 및 공공기관을 중심으로 IT서비스관리(ITSM) 도입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ITSM의 기반을 이루는 ‘세계 표준화 참조모델 ITIL(Information Technology Infrastructure Library)’ 자격증 시험에 드는 비용이 과다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ITIL 자격증은 단기간에 ITIL 핵심 과정을 배우는 프랙티셔너를 비롯해 기초 수준인 파운데이션 그리고 최고 단계인 마스터 세 단계로 구성돼 있다.

 ITIL 자격증 비용에 관한 논란은 시험비용이 과다하고 교육과정을 필수로 이수해야 시험을 볼 자격이 주어진다는 점이다.

 만약 최고 수준인 ITIL 마스터 자격증을 획득하고자 할 경우 파운데이션 자격증을 획득하고 이와 함께 ‘서비스 서포트’ 및 ‘딜리버리’ 두 교육 과정을 모두 이수해야 한다. 교육기관별로 다소 차이는 있으나 각각의 과정에 드는 수강료는 200여만원 선. 즉 마스터 자격증 획득을 위해서는 최소 600만∼700만원의 비용이 들게 된다. 파운데이션 자격증만 획득하려 해도 100만∼120만원이 필요하다.

 특히 이 교육비용의 10%는 시험 주관기관인 ‘엑신’ 측에 제공되는 로열티다. 마스터 시험의 경우 70여만원, 파운데이션 시험은 15만원 정도를 엑신 측에 지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상황이 이러니 ITSM 체계 기반의 IT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들은 전문가 확보가 필수임에도 불구하고 직원들의 자격증 획득을 지원하는 데 큰 부담을 느끼고 있다.

 현재 ITIL 관련 자격증은 삼성SDS가 연내 100여명의 마스터를 확보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전문가 배출에 적극 나서고 있으며 주요 IT서비스 기업 및 다국적 IT기업 내부에서 적게는 5명 내외, 많게는 수십여명의 마스터 배출에 경쟁적으로 나서고 있다.

 IT업계 관계자는 “대기업들은 자격증 획득 조건을 전제로 교육 및 시험비용을 지원하고 있지만, 탈락할 경우 절반 정도의 비용을 개인이 부담하게 하고 있어 이래저래 개인이 자격증 획득에 도전하기에는 비용 부담이 만만치 않다”고 토로했다. 다른 관계자도 “무조건 교육과정을 이수해야 시험을 볼 자격을 주어진다는 점도 무리한 조건”이라며 불만을 토로했다.

 이에 대해 한 교육기관 관계자는 “ITSM은 개발 방법론이 아닌 프로세스와 잘못된 상황을 개선하는 변화관리 측면이 중요해 실습을 포함한 교육 과정을 무시할 수 없다”며 “다만 로열티 명목으로 제공되는 시험비용이 다소 과다하다는 측면이 있다”는 의견을 밝혔다.

 ITIL 자격증 주관 기관인 엑신은 ITSM 국제 조직인 ‘itSM포럼’(itSMF)으로부터 시험에 관한 권한을 이관받아 대행하고 있는 기관으로, 국내에서 ITIL 관련 자격증 시험을 치를 수 있는 교육기관은 엑신과 직간접적으로 라이선스 계약을 해야 한다.

 현재 에피토미가 국내 업체로는 유일하게 엑신과 직접 라이선스 계약을 했으며, 한국HP와 한국썬마이크로시스템즈는 본사가 엑신과 협력을 체결함에 따라 한국지사 자격으로 사업을 하고 있다. 또 삼성SDS는 엑신과 계약한 호주 업체와 업무협력을 맺고 교육 및 인증시험을 수행하고 있다.

 IT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ITIL 관련 자격증 소지자 현황은 선도국가보다 앞서 있을 정도”라며 “이런 상황을 고려할 때 국내 4개 교육기관이 로열티 인하를 공동 건의하거나 itSMF코리아 지부인 한국IT서비스관리협회가 인증 시험 관련 모종의 역할을 해 국내 IT기업 및 인력들의 비용 부담을 덜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모색할 때”라는 견해를 피력했다.

  신혜선기자@전자신문, shinh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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