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카이프로리그 2005’ 에이스 결정전이 온게임넷 스타리그, MSL 등 개인리그 결승전에 버금가는 최고 빅매치로 떠올랐다.
특히 KTF의 강민이 5전 전승이라는 대기록으로 에이스결정전의 왕중왕으로 부상하면서 에이스결정전에 대한 팬들의 관심이 더욱 뜨거워 지고 있다.
에이스 결정전은 이번 시즌부터 새로 도입된 방식으로 개인전 2경기와 팀플전 2경기를 모두 끝낸 후 2대2 동점 상황에서 승부를 가리기 위해 벌이는 팀의 간판 선수들끼리의 개인 대결이다. 이 한 경기로 그날의 팀 승패 여부가 결정되기 때문에 팀마다 성적이 가장 좋고 신뢰하는 선수를 내보낸다.
# 팀내 간판선수의 자존심 대결
이번 프로리그 에이스 결정전의 인기는 지난 6월 중순, 프로리그가 중반전으로 접어들면서 벌어진 KTF와 SK텔레콤T1의 경기에서 절정에 달했다. KTF는 정규시즌 팀 연승행진을 이어가고 있었고, SK텔레콤 T1은 라이벌 KTF의 연승 행진에 제동을 걸고 플레이오프 진출에 유리한 고지를 확보해야 했던 상황.
마치 예고됐던 것인양 승부는 2대2에서 에이스 결정전으로 이어졌고 KTF에서는 강민을, SK텔레콤 T1에서는 박태민을 내보냈다. 두 선수 모두 팀 내에서 가장 좋은 컨디션을 갖추고 가장 믿음직스런 에이스로 자존심을 짊어지고 나왔다. 장장 1시간을 넘긴 경기는 잠시라도 눈을 뗄 수 없었던 숨막히는 접전의 연속이었고 결국 강민의 승리로 돌아갔지만 이번 시즌 최고의 명승부로 남았다.
또한 지난달 29일 벌어진 삼성전자칸 송병구와 플러스 오영종 간의 에이스 결정전 역시 팀내 간판이자 최대 기대주 간의 맞대결로 높은 관심을 끌었다. 두 선수 모두 프로토스로 종족이었고 ‘스타크래프트’ 리그를 짊어질 차세대 스타로 지목되고 있었으며 이번 시즌의 강력한 신인왕 후보이기도 했다.
이외에 SK텔레콤T1 임요환과 소울 박상익 간의 노장 에이스 대결 등 이번 프로리그 에이스 결정전은 매 경기가 예고없는 빅매치로서 경기 전후로 화제를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했다.
# 에이스 결정전의 스타 강민
이번 프로리그 에이스 결정전의 가장 큰 수혜자는 KTF의 강민이다. 물론 지난해 프로리그 3라운드에서 주장으로서 개인전 및 팀플전에 자주 출전해 팀을 3라운드 우승으로 이끌기도 했지만 올 시즌에는 에이스 결정전을 통해 진가를 발휘하고 있다. 에이스 결정전에만 나가면 팀을 승리로 이끌어 ‘에이스 결정전의 사나이’라는 새로운 닉네임과 함께 KTF 17연승 행진과 플레이오프 진출의 1등 공신으로 떠올랐다.
성적을 보면 더욱 놀랍다. 리그 10주차까지 총 5차례의 에이스 결정전에 투입돼 전승을 기록했다. 상대 선수 역시 모두 각팀의 내로라하는 에이스였다. 팬택의 이윤열, GO 이주영, SK의 박태민 등 개인 리그 우승자였거나 팀내에서 가장 신뢰하는 선수들이다.
지금까지 에이스 결정전에 투입된 19명의 선수를 살펴보면 강민의 역할은 더욱 두드러진다. 19명이면 한 팀당 2명 꼴로 에이스결정전에 투입됐다는 얘기. 반면 에이스 결정전을 가장 많이 치른 KTF만이 유일하게 강민 단 1명을 투입해 그것도 전승을 거뒀다.
강민 외에 ‘테란의 황제’ 임요환이 2번의 에이스 결정전에 나와 모두 승리했고, 박성준도 3번 출전해 2승 1패를 거뒀으며 이 밖에 1승씩을 거둔 선수가 여럿 되지만 강민의 성적과 비교하면 초라하게 느껴질 정도다.
# 즉석 일품 요리같은 신선한 맛
에이스 결정전은 예고된 제 5경기가 아니다. 4전 3선승제의 경기가 2대 2 동점 상황이 됐을 때만 나오는 특별 경기다. 여기에 에이스결정전의 묘미가 있다. 4경기 팀플전에서 승부가 갈리면 에이스 결정전은 열리지 않는다. 상황에 따라 그때 그때 만들어지는 즉석 요리같은 느낌, 이것이 이번 프로리그 에이스 결정전이 주는 새롭고 신선한 맛이다.
특히 2대2라는 갈 때까지 간 극한 상황의 마지막 경기라는 점, 그래서 가장 믿을 수 있는 선수를 마지막 카드로 사용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매 경기마다 에이스 결정전에 대한 기대와 우려도 클 수 밖에 없다.
‘스카이프로리그 2005’ 해설가인 김창선씨는 “아마도 이번 정규 시즌에서 팬들의 가장 큰 관심을 끈 경기는 에이스 결정전일 것”이라며 “유명 팀간의 대결에서 에이스 결정전이 무산되면 오히려 아쉬움이 느껴질 정도”라고 말했다.
또 하나의 묘미는 팀별로 최고 기량를 갖춘 선수들의 맞대결을 볼 수 있다는 점이다. SK텔레콤 T1의 주장 임요환과 KTF의 주장 강민, 팬택앤큐리텔 큐리어스의 주장 이윤열을 비롯해 이고시스POS의 박성준, 그리고 이병민, 박태민, 박상인, 나도현 등 팀내 에이스들이 상황에 따라 출전해 얘기치 않은 대결을 벌인다. 팬의 입장에서 한번쯤 붙여보고 싶었던 선수간 조합이 에이스결정전을 통해 실현되고, 여기서 개인리그 결승전 못지않은 빅매치 라는 얘기가 나오는 것이다.
<표>
스카이 프로리그 2005 에이스 결정전 전적
승수 선수명(소속팀)
5승 강민(KTF)
2승 임요환(SK텔레콤)
2승1패 박성준(이고시스POS)
1승 이병민(팬택앤큐리텔), 김환중, 변형태(이상 GO)
1승1패 김준영(한빛), 박상익(SouL), 박태민(SK텔레콤)
1승2패 송병구(삼성전자), 오영종(플러스)
1패 박지호(이고시스POS), 신정민(KOR), 나도현, 이윤열(이상 팬택앤큐리텔), 변은종, 최수범(이상 삼성전자)
2패 이주영(GO)
<임동식기자 임동식기자@전자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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