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마당]신규 통신산업의 가치혁신

성장 정체를 보이고 있는 통신서비스산업의 위기를 어떻게 극복할지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정부는 무선데이터시장이 성장 정체를 돌파할 수 있는 유력한 대안 중 하나로 판단하고 WCDMA와 와이브로(WiBro)를 IT839 전략의 핵심요소로 제시한 바 있다.

 그러나 이들 기술에 의한 새로운 시장 창출은 기술개발과 서비스 상용화로 가능한 것이 아니며 새로운 가치와 시장을 창출하려는 기업의 파괴적 혁신노력과 과감한 네트워크 투자를 통해서만 가능하다.

 통신서비스 시장은 유선에서 무선으로, 음성에서 데이터의 방향으로 발전해 왔다. 우리나라는 유선음성, 유선데이터, 무선음성까지는 시장 확대에 성공해 왔으나 마지막 성장 영역인 무선데이터에서는 큰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즉 현재 우리나라의 유선전화, 유선데이터, 무선음성 시장은 통신사업자 간 치열한 경쟁으로 포화상태에 놓인 ‘붉은 바다’(레드오션)라고 볼 수 있으며 WCDMA와 와이브로가 개척하고자 하는 무선데이터 시장은 ‘푸른 바다’(블루오션)다.

 우리나라는 정부의 적극적인 정보화 추진과 사업자 간 경쟁을 통한 초고속통신망 확충 등으로 세계 제일의 유무선 인터넷 인프라를 갖게 됐지만 기존 이동전화 기반의 무선인터넷은 높은 가격과 낮은 속도, 인터페이스의 불편함으로 서비스 보편화에 이르지 못하고 있다. 와이브로와 WCDMA는 가격과 속도라는 기존 무선인터넷의 한계를 극복하는 데 그치지 않고 종래 유선인터넷의 한계를 극복하고 새로운 가치 창출의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

 와이브로와 WCDMA는 지적재산권 보호, 인증, 결제서비스를 개인화해 통합 제공하고 기존 이동전화 기반의 무선인터넷과 같은 폐쇄형 망이 아닌 유선인터넷의 개방형 망을 지향하기 때문에 개인화된 양질의 콘텐츠를 저렴하고 편리하게 제공하는 가치혁신을 이룰 수 있다.

 또 향후 인터넷과 콘텐츠, 네트워크와 콘텐츠 등이 결합돼 제공되는 환경에서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과 새로운 시장을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러한 가치혁신은 새로운 기술이 제공하는 것이 아니다. 기술은 단지 가능성을 제공할 뿐이며 진정한 가치혁신은 파괴적인 가치혁신을 위한 통신업체의 치열한 노력 위에서만 가능하다. 현재의 비즈니스 모델이나 통신네트워크의 수준에 근거하는 존속적 혁신으로는 새로운 가치창출과 시장창출의 가능성이 작으며 기존의 비즈니스 모델을 뛰어넘는 자기부정을 동반하는 파괴적인 혁신이 필요하다.

 가치혁신의 내용은 새로 창출되는 시장의 독식보다는 관련업체와 협력해 시장의 크기를 키우려는 개방적인 비즈니스 모델의 정립, 새로이 창출되는 시장에 부합하도록 서비스의 내용과 가격을 선제적으로 혁신하려는 미래지향적 자세 그리고 위험부담을 각오한 새로운 네트워크에 대한 과감한 투자 등으로 요약될 수 있다.

 현 수익구조나 서비스 내용에 만족하고 과감한 가치혁신을 두려워하는 기업은 미래시장에서도 생존할 수 없다. 시장 정체가 뚜렷한 붉은바다에서 타사의 가입자를 뺏기 위해 노력하기보다는 와이브로와 WCDMA를 통해 창출될 무선데이터 시장이라는 푸른바다에 나가기 위한 과감한 자기혁신이 필요하다.

 와이브로와 WCDMA는 통신시장의 진화에 부합하는 서비스로서 IT산업의 가치사슬 메커니즘에서 핵심 기제가 되는 서비스여서 우리나라 IT산업의 성장에서 매우 중요하다. 특히 와이브로는 우리나라가 개발한 기술로 세계 최초로 상용화하는 서비스이므로 서비스의 활성화가 더욱 필요하며 정부는 와이브로와 WCDMA 서비스 활성화를 위해 관련 법·제도적 환경을 조성하고 지원할 계획이다.

 아울러 통신서비스 업체의 과감한 투자와 개방적인 비즈니스 모델은 통신서비스 자체의 가치 창출은 물론이고 콘텐츠, 통신장비, 솔루션 등 IT산업 전반의 동반성장을 통해 1인당 국민소득 2만달러 달성에 기여할 수 있다.

 또 국민에게 더욱 편리한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국민생활의 질과 국민경제의 효율성을 높이는 데도 한몫 할 수 있다.

◆김동수 정보통신부 정보통신진흥국장 dongsk@mic.g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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