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가운데 아직까지 ERP를 도입하지 않은 현대기아자동차와 대한항공 등을 놓고 SAP와 오라클 본사 차원의 전방위 영업이 활발하게 펼쳐지고 있어 주목된다.
이들 기업은 국내에서 몇 개 남지 않은 대형 잠재고객사다. 특히 규모 측면에서 항공과 자동차 업계에서 전세계적으로 영향력을 갖추고 있다는 점에서 SAP나 오라클 본사에서 직접 챙기고 나섰다. 본사 차원에서도 이들 사이트의 확보를 글로벌 마케팅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판단이 선 것이다.
헤닝 카거만 SAP 회장은 11일부터 13일까지 방한 기간동안 대한항공과 현대기아자동차의 최고경영자를 만나 현안에 대해 논의하기 위해 애를 썼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지사를 통해 방한 전에 대한항공과 현대기아자동차 측에 면담을 요청했던 것.
이에 따라 카거만 회장은 12일 현대기아자동차의 프로세스혁신(PI) 총괄 담당인 이종갑 사장을 만나 현안에 대해 논의했다. 이 자리는 처음에는 정의선 기아차 사장을 직접 만나기로 돼 있었으나 정 사장의 급작스런 일정 때문에 바뀐 것으로 전해졌다. 대한항공의 경우는 조양호 회장이 다른 스케쥴이 있어 무산됐다.
SAP코리아 관계자는 “두 회사가 워낙 규모가 있어서 회장이 직접 챙길 정도로 의미가 있는 잠재고객”이라며 “지속적으로 본사차원에서 영업을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라클도 본사 차원에서 현대기아자동차와 대한항공에 대해 직접 지원하고 있다. 오라클은 현대기아자동차를 아태지역 담당이 수시로 방한해 관리하도록 하고 있으며, 조만간 본사 임원을 파견해 현대기아자동차 고위 관계자를 직접 만날 수 있도록 추진할 예정이다.
대한항공에 대한 지원도 아끼지 않고 있다. 오라클 측은 호주 퀀타스(Qantas) 항공에 ERP 전 모듈을 구축했던 팀을 수시로 국내에 파견해 대한항공 측과 글로벌 표준에 대한 논의를 벌이도록 하고 있다.
이교현 한국오라클 팀장은 “지난해 9월 조직체계 변경에 따라 국내 사이트를 본사에서도 직접 챙기고 있다”며 “대한항공이나 현대기아자동차를 준거사이트로 확보하기 위해 본사 차원에서 동종업종의 글로벌 레퍼런스를 갖고 접근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병희기자@전자신문, shak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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