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 25시]파행은 안된다

 최근들어 PC방에서 놀라온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과거 PC방에서 즐기는 게임은 십중팔구는 ‘스타크래프트’ 일색이었으나 최근 들어서는 다양한 게임들이 눈에 띄기 시작한 것이다.

 캐주얼 게임의 열풍을 불고 온 ‘팡야’ 등을 비롯해 스타의 아성에 도전하고 있는 ‘카트라이더’, 1인칭 슈팅(FPS) 게임 바람을 일으킨 ‘스페셜포스’, 젊음의 코드를 제대로 짚어내 뜨고 있는 ‘프리스타일’ 등이 변화의 주인공들이다. 이들 게임 외에도 여러 다양한 장르의 게임들이 게이머들의 까다로운 입맛을 사로잡으면서 주목받고 있다.

 PC방이 단순한 ‘스태크래프트’ 대전장소의 역할에 머물다 이제야 본연의 모습을 찾아가고 있는 듯하다. 이같은 현상은 포스트 ‘스타크래프트’를 염려하던 PC방 업주들은 물론 다양한 게임을 즐기게 된 이용자, 대박신화를 꿈꾸는 개발사와 퍼블리셔 등 모든 게임산업 구성원들에게 더 없이 반가운 일이다.

 더 고무적인 것은 앞으로 ‘워록’과 ‘뉴포트리스’ 같은 신작들이 공개돼 게이머들로부터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는 데다 ‘그라나도 에스파다’ ‘마구마구’ 등 기대작들이 하반기에 줄줄이 공개될 예정이어서 앞으로 게임 식단이 더욱 풍성해질 것이라는 점이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PC방 업계와 넥슨이 마찰을 빚고 있어 어렵게 마련된 호기를 그대로 놓쳐버리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 앞선다. 현재 가장 많은 게이머가 즐기는 게임이 ‘카트라이더’라는 것은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다. 그러나 PC방에서 ‘카트라이더’ 불매운동이 벌어지게 될 경우 그 피해는 고스란히 게이머에게 돌아가고 만다.

 그렇게 된다면 많은 게이머들이 PC방과 넥슨에 등을 돌리게 될 것이다. 내가 좋아하는 게임을 타의에 의해서 할 수 없게 된다는 것은 게이머들에게는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양측은 나름대로 양보할 수 없는 이유를 갖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외나무다리에서 서로의 입장만 고집하다 결국에는 둘 다 물 속으로 떨어지고 만 염소가 되지 말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제 PC방에서 새롭게 싹트고 있는 신작 게임들이 활짝 꽃을 피울 수 있도록 말이다.

<황도연기자 황도연기자@전자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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