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노버와 델이 중국 PC시장에서 격돌하고 있다.
델은 주특기인 ‘직접 판매’를 통해 최근 중국 PC 시장에서 세력을 급속히 키우고 있고 있다. 5일 아시안월스트리트저널(AWSJ)에 따르면 이에 놀란 레노보는 시장 수성을 위해 델의 직접 판매 전략을 따라하는 등 대대적 반격에 나서고 있다.
◇‘질풍노도’처럼 밀어붙이는 델=델이 오늘날의 세계 최대 PC업체로 성장한 데는 ‘직접 판매’가 큰 몫을 했다. 전화·메일·인터넷 등 중간 유통망을 거치지 않고 소비자로부터 직접 PC를 주문을 받아 직접 공급하는 이 방식은 간접비용을 크게 낮추는 이점이 있다. 직접 판매는 또 부품 재고 기간도 크게 줄일 수 있다. 이때문에 PC 판매가를 크게 낮출 수 있다. 델은 직접판매를 앞세워 세계 PC 시장의 18%를 차지하며 업계 1위를 달리고 있다.
지난 98년 중국 시장에 처음 진출한 델은 하지만 불과 2년전만해도 중국에서 자신의 트레이드 마크인 직접 판매를 시행하지 않았다. 이는 중국 소비자들이 대부분 신용카드를 사용하지 않는데다 인터넷 쇼핑에 소극적이라는 이유에서 였다. 하지만 작년에 발표된 한 보고서는 델의 행보를 180도 바꾸어 놓았다. 중국 해안가 도시의 9000만명이나 되는 사람이 가정이나 직장에서 인터넷을 접속한다는 이 보고서는 중국 델 경영진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이 보고서를 보고서야 델은 온라인(웹)으로 PC를 판매하기 시작했다. 델의 아시아지역을 총괄하는 윌리엄 J. 아메리오는 “큰 기회를 놓치고 있음을 깨달았다”며 당시를 회고했다. 현재 델이 중국에서 올리는 전체 매출 중 온라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6% 정도로 증가세에 있다. 델의 온라인 판매는 중국 컴퓨터 산업 전체를 흔들고 있다. 이는 10년전 델이 미국 PC시장에서 보여주었던 것과 비슷하다.
◇1위 수성에 총력하는 레노버=중국 PC 시장은 세계에서 가장 빠른게 성장하고 있다. 규모는 미국에 이어 세계 2위다. 이런 황금 시장에서 델이 계속 부상하자 레노보도 크게 긴장하며 발빠른 대응책을 내놓고 있다. 유통망을 대대적으로 정비한 하는 한편 델의 주특기를 모방하고 나섰다. 일부 대형 고객사를 대상으로 직접 판매에 나서고 있는데 아직 실적은 미미한 실정이다. 레노버는 분기당 약 75만대의 PC를 판매하고 있는데 이중 직접 판매량은 수천대에 불과하다.
또 레노버는 델을 본받아 부품의 재고 일수를 낮추는데도 적극 나서고 있다. 이에 따라 작년 10∼12월중 레노버의 부품 재고 기간은 15.6일로 줄어들었는데 이는 같은해 7∼9월의 23일과 비교하면 거의 배 정도 단축된 것이다.
하지만 올 1∼3월에는 다시 19일로 늘어났는데 레노버의 한 임원은 “이제 시작이다”면서 “저가와 높을 효율성을 바탕으로 중국 뿐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서 델을 격추시키겠다”는 의지를 다졌다.
시장 전문가들은 HP가 정체를 보이고 있는 상태에서 글로벌시장에서 델을 견제할 수 있는 유일한 세력은 레노버 밖에 없다고 평가하고 있다.
방은주기자@전자신문, ejb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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