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의 구조/브라이언 그린 지음·박병철 옮김·승산 펴냄
시간과 공간은 우주 삼라만상이 진행되는 무대이자 인간의 육체와 정신을 지배하고 있는 무형의 울타리다. 종교적 신념이 인간의 행동과 사고를 지배했던 과거에는 시간과 공간에 불변의 속성을 부여해 영원히 변치 않는 절대적 객체로 간주했었다.
100년 전 아인슈타인은 특수상대성 이론을 발표하면서 불변의 진리로 인식돼오던 뉴턴의 ‘절대공간과 절대시간’ 공간 개념에 종지부를 찍었다. 시간과 공간은 서로 독립된 별개의 개체가 아니라 관측자의 운동상태에 따라 변하는 하나의 통일체라는 것을 규명한 것이다. 아인슈타인은 한걸음 더 나아가 자연에 존재하는 모든 상호작용(힘)을 하나의 체제로 통합하는 통일장 이론을 연구했다. 아인슈타인 사후에도 자연의 법칙을 하나로 통일하려는 연구는 후대 물리학자들에 의해 꾸준히 이어져왔다. 1980년대 중반 등장한 초끈이론이 그 중 하나.
이 책은 대표적인 초끈 이론학자인 브라이언 그린이 초끈이론을 바탕으로 우주와 시공간의 역사를 설명한 교양과학서적이다. 시간과 공간, 우주에 대해 인간이 알고 있는 것, 하지만 아직 알고 있지 못한 것 등 현대 물리학의 현안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했다.
하지만 그는 초끈 이론 한 가지만을 설명하는 데 그치지 않고 다양한 물리 법칙과 과학 이론을 담아냈다. 뉴턴이 ‘회전하는 물통’을 통해 어떻게 절대적 시간과 공간을 떠올렸는지, 아인슈타인이 그 두 개념을 어떻게 하나로 통합했는지, 끈이론과 우주론은 어떤 해답을 제시하는지에 대한 설명도 곁들였다.
물론 초끈이론의 내용도 살짝 엿볼 수 있다. 초끈이론에 따르면 우리는 3차원의 공간이 아닌 무려 10차원의 공간 속에서 살고 있다고 설명한다. 또 왜 3개의 차원만이 우리 눈에 보이며 나머지는 어디에 어떻게 숨어 있는지 규명하려는 초끈학자들의 노력도 상세히 소개했다. 21세기 물리학이 새로 규정하고 있는 빅뱅이론도 읽을 만하다. 빅뱅 이전에 대해 논의하고 있는 최신 우주 이론도 소개되고 있다.
저자가 테마로 잡은 ‘시간과 공간’은 원자설과 함께 가장 오래된 과학의 주제이자 철학적 주제다. 물론 저자는 과학적인 방식으로 접근하지만 그의 이야기는 일종의 철학으로까지 확대된다. 따라서 이 책은 가벼운 마음으로 쉽게 읽을 수 있는 교양과학서적은 아니다. 반경 6370㎞ 남짓한 지구에 붙어사는 인간이 우주의 시간과 공간을 취미삼아 이해한다는 것이 결코 쉽지 않은 일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저자는 문제를 지나치게 단순화하지 않으면서 핵심만을 간결하게 추려내는 능력을 발휘해 어려운 주제를 풀어나간다. 복잡한 것은 어려운 것이라는 등식으로부터 자유로워지면서 사고의 범주를 넓혀나갈 수 있도록 내용을 구성했다.
이규태기자@전자신문, kt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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