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미디어 회사들 인터넷 기업 인수 `열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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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이나 방송, 출판사 등 전통적인 미디어 회사들이 인터넷 기업을 대거 인수해 인터넷 사업을 대폭 강화하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가 13일 보도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기존 미디어 기업들의 인터넷업체 인수는 6월 현재까지 약 10억달러 규모로 벌써 지난해 전체 규모의 두 배를 훌쩍 넘어섰다고 전했다.

 지난 6일에는 미국 신시내티주의 신문사인 EW스크립스가 가격비교 쇼핑 사이트인 ‘숍질라’를 5억5000만달러에 인수했으며 이에 앞서 뉴욕타임스가 온라인 정보포털 사이트인 어바웃닷컴을 4억1000만달러에 인수, 눈길을 끌었다.

 또 5월에는 퓨처PCL이 치트 플래닛이라는 인터넷 기업을 870만달러에 인수하는 등 비상장 기업을 포함할 경우 올 상반기에만 9건의 M&A가 진행된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올해 발표된 9건의 M&A에 추가적으로 10여건의 기업 인수가 있을 것”이라며 “대다수가 비상장기업인 점을 고려하면 인수금액도 톰슨 파이낸셜이 발표한 9억4300만달러를 훨씬 뛰어넘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같은 현상은 인터넷 광고시장의 강한 성장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전통적인 미디어 기업들의 인터넷 사업 강화를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지난주 구글은 시가총액 800억달러를 돌파, 세계 최대 미디어 그룹인 타임워너를 뛰어넘으며 전통 미디어 업계를 자극하고 있다.

 하지만 전통 미디어 그룹들의 인터넷 기업 인수 경쟁은 구글이나 야후와 같은 대형업체들보다는 중소 규모의 인터넷 기업에 타깃이 맞춰지고 있다는 분석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UBS의 애널리스트인 아리에 버코프는 “미디어 기업들이 대형 인터넷 기업 인수를 통해 수익이 많이 나는 검색 비즈니스 사업에 진출하기에는 너무 늦었다”며 “중소 인터넷 기업들의 인수를 통해 전략적으로 좀 더 유연한 기회를 찾기 위한 방편으로 풀이된다”고 분석했다.

 특히 그는 “2001년 타임워너가 1840억달러에 AOL을 인수한 최악의 사례가 생생하게 남아 있기 때문에 주주들이 대형 인터넷 기업 인수를 탐탁지 않게 생각한다”며 “앞으로는 주주와 금융감독당국의 규제를 피하기 쉬운 비상장 기업들에 대한 M&A가 대다수를 차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규태기자@전자신문, kt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