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업계가 다시 인수합병(M&A)설로 뒤숭숭하다. 지난해 다음커뮤니케이션이 미국 라이코스 인수를 발표한지 10개월여만이다. 특이한 것은 이번 M&A 설은 인수기업과 피인수인기업의 구분이 분명하지 않다는 점. 물론 해당기업들은 부인하지만 지속적으로 인수기업을 물색해온 야후코리아와 SK커뮤니케이션즈 정도만 제외하고는 스스로 인수기업이 될수도 피인수기업이 될수도 있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업계 역시 사용자의 서비스 편중 현상에 따른 다수 기업들의 지속되는 실적 부진과 가열되는 콘텐츠 확보 경쟁, 인터넷 시장의 전반적인 성장 둔화 등에 비춰볼 때 대형 빅딜은 상존한다는 데 의견이 일치되고 있다.
◇M&A설 왜 나오나=일단 시장규모에 비해 사업자수가 많기 때문이다. 우선 주요 수익원인 검색 및 온라인광고 시장 규모는 올해 6000억원대 정도인데다 각종 서비스와 유료 콘텐츠로부터 얻는 수익을 합쳐 봐도 1조원 미만에 그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인터넷 업종이 외양은 화려해 보일지 모르나 지명도 있는 기업의 연간 매출이 중소 제조업체의 그것에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라며 “1조원대 시장에 대형 사업자들이 줄줄이 난립해 있어 재편 필요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포털의 핵심인 검색 부문에서 NHN의 독주도 무시할 수 없는 요인으로 지적된다. 이부문에서는 최근 1∼2년 사이에 키워드 검색광고 시장이 급성장했지만 점유율 70%에 육박한 NHN이 사실상 독식하다시피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따라 상대적인 실적 부진을 거듭하고 있는 대다수 기업들의 M&A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는 것이다.
야후, 구글 등 미국계 기업들의 움직임도 심상치 않다. 유독 한국에서만 맥을 못추고 있는 야후나 구글이 M&A를 통해 시장 선점을 노릴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야후코리아는 지난 3월 M&A 전략을 공개적으로 밝혀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
◇가능한 시나리오=야후코리아와 NHN, 다음커뮤니케이션, 엠파스,네오위즈 등이 인수 또는 피인수 기업으로 거론되고 있다. M&A설에 가장 시달리는 다음커뮤니케이션의 경우 이재웅 사장은 “야후나 구글의 적대적 M&A는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경영권이 보장될 경우 M&A는 언제든지 가능하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심지어 외국인 지분이 최근 50%에 육박한 NHN의 M&A설도 나오고 있다. 이밖에 지난 31일 ‘열린 검색’이라는 독특한 서비스를 내놓고 검색 전쟁을 시작한 엠파스도 단골 메뉴로 오르고 있다.
반면 거대 통신회사계열인 SK커뮤니케이션즈와 KTH는 막대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거의 모든 인터넷기업을 놓고 M&A 대상을 고르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관심을 끌고 있다.
◇전망=한 증권 애널리스트는 “어려울 듯하면서도 의외로 쉬운 게 M&A”라며 “현재는 해당기업들이 모부 부정하고 있지만 가능성은 상존한다”며 조만간 M&A 열풍이 불어 닥치는 쪽에 무게를 실었다. 하반기 검색 부문을 중심으로 치열한 경쟁이 예상되는 인터넷 업계에 과연 어느 기업이 첫 M&A의 테이프를 자르게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김민수기자@전자신문, mim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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