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분야 대·중소기업 상생 나섰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주요 SI업체의 하도급거래관행에 대해 대대적인 조사를 벌이고 있는 가운데 SW분야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그동안의 대립관계에서 협력관계로 전환하는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정부와 업계가 머리를 맞대,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고현진 한국소프트웨어진흥원장, 최헌규 한국소프트웨어산업협회장, 이장헌 한국소프트웨어산업협회 상근부회장, 김인 삼성SDS 사장, 윤석경 SK C&C 사장 등 5명은 23일 서울 메리어트호텔에서 ‘국내 SW분야 대·중소기업 협력방안 모색’이라는 주제로 비공개모임을 가졌다.

 이번 모임은 주요 SI업체와 SW관련 정부기관, 중소SW업체 대변기관 3자가 직접 SI업체와 중소SW업체 간 하도급 불공정거래, 적자 전가, 일방적 SW대금 삭감 등으로 인해 누적돼 온 갈등을 해결하고 상생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처음으로 마련된 자리로 그 결과가 향후 국내 SW산업계에 적지 않은 영향을 줄 전망이다.

 ◇왜 모였나=이번 모임은 그동안 누적돼 온 SW산업의 대형 SI업체와 중소SW업체 사이의 대립관계를 일소하기 위해 정부와 업계가 본격적으로 움직이기 위한 기틀을 마련하기 위한 자리다.

 고현진 원장은 “SW업계에서 그동안 대·중소기업 간 대결구도를 협력구도로 전환해야 한다는 요구는 지속적으로 있었지만 이를 실천으로 옮기지는 못했다”며 “이번 기회에 정부의 제도적 뒷받침, 대기업의 중소SW기업에 대한 인식의 변화, 중소SW기업의 전문성 강화 등이 어우러진 대·중소기업 간 상생의 틀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최근 대기업 때리기 일변도의 분위기는 전체 SW산업발전에 도움이 안 되며 앞으로 SW산업 전체 발전을 위해서는 대·중소기업 간 상생모델 마련이 시급하다는 요구에 따른 것이다.

 그동안 SW산업은 ‘중소SW사업자 참여지원제도’ ‘SW기술성평가기준’ 등 제도 차원의 성장 기반은 빠르게 정착돼 왔으며 이제는 SI업체와 중소SW업체가 모두 수긍하는 윈윈 모델을 만들겠다는 취지다.

 ◇무슨 얘기 오갔나=이날 모임에서는 우선 대·중소기업 간 상생을 위한 정부 측과 중소SW업체 그리고 SI업체의 입장을 정리했다. 상호 입장차이가 있었지만 대·중소기업 상생이라는 대 주제에 대해 참석자들은 모두 합의했다.

 고 원장은 SW산업 육성에 있어 SI업체들은 절대적으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며 중소SW업체들이 SI업체와 더불어 발전할 수 있도록 SI업체들이 적극 나서 달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SI업체들은 지금까지 해 왔듯이 앞으로도 중소SW업체와 동반 발전하고자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 협력의 전제조건으로 중소업체들의 경영개선 노력을 주문했다.

 한 업체 사장은 “중소SW업체들은 경영개선에 좀 더 신경 써야 한다”며 “대기업은 6시그마 운동을 2년 넘게 지속하는 등 경영개선을 위해 다각적으로 노력하는 데도 불구하고 중소업체들은 아직 관심이 적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참석자는 SW가 지식산업임에도 불구하고 발주처의 가격산정 방식은 여전히 기술보다 가격을 우선시해 SI는 물론이고 SW업체들의 수익성을 악화시킨다고 말했다.

 ◇의미와 전망=이번 모임을 시작으로 참석자들은 향후 SI업체와 중소SW업체 간 협력방안 마련을 위한 활동을 본격 추진키로 함에 따라 SW산업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협력의 초석을 쌓았다는 평가다. 실제로 이번 모임에 이어 내달에는 한국소프트웨어산업협회 주관으로 SI, 중소기업, 정통부 3자가 참여하는 간담회를 개최키로 하고 중소SW업체가 참여하는 본격적인 협력 프로그램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진흥원은 정통부가 운영하는 발주자협의회를 통해 SI업체들의 입장도 전달하는 등 실질적인 대안을 찾기로 했다.

 한국소프트웨어산업협회는 이와 관련해 정부에 법제도 개선을 건의하는 한편 오는 30일 이사회에서 협력방안에 대한 구체적인 안을 도출한다는 계획이다.

  윤대원기자@전자신문, yun19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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