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보 유탄을 피해라"

중견PC업체가 삼보컴퓨터 법정 관리 신청에 따른 파장을 최소화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PC 전문 업체의 수난은 이미 어느 정도 기정 사실로 받아 들여 지고 있다.지난 2003년 10월 나래앤컴퍼니를 시작으로 같은 해 11월 로직스, 12월 컴마을이 잇따라 정리된데 이어 올해 상장기업인 현대멀티캡· 현주컴퓨터가 부도를 냈다. 이번에 삼보컴퓨터의 법정 관리 신청까지 이어지면서 PC 전문 업체의 위기감이 어느때 보다 높다.

 PC시장이 비수기에 접어든 상황에서 삼보 사태로 PC 수요가 더욱 위축될 가능성이 높은데다 가뜩이나 대기업에 비해 취약한 신뢰도에 타격을 받지 않을까하는 불안감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PC전문 업체가 하나, 둘 사라지면서 결국 국내 시장은 대기업과 다국적 기업만이 남는 거 아니냐는 비관적인 시각마저 나오고 있다.

  이에 주연테크·대우컴퓨터 등 중견 PC업체는 삼보 사태에 따른 ‘불똥’을 수습하기 위해 적극 나서고 있다.

TV홈쇼핑 판매가 본 궤도에 오르면서 창사 이래 최대의 실적을 내고 있는 주연테크는 이번 사태로 혹시나 이미지가 추락할 것에 대비해 적극적인 회사 알리기에 나서고 있다.

 이 회사 송시몬 사장은 “가장 오래된 삼보가 결국 위기에 몰려 안타깝다” 라며 “많은 PC업체가 쓰러지는 상황에서 주연테크는 적자 한 번 내지 않고 사업을 이끌고 있는 견실한 기업임을 알려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주연테크는 지난 1분기 데스크톱 시장에서 점유율 3위를 기록했으며 720개 대리점, 37개 서비스센터, 46개의 서비스 지정점을 운영 중이며 TV홈쇼핑 뿐 아니라 할인점· 전문점까지 입점해 있다.

대우컴퓨터도 연일 대책 회의를 열고 삼보 사태에 따른 파장을 줄이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대우컴퓨터 측은 “단기적으로는 조달 시장 등에서 일부 효과를 볼 수 있는 등 영업 환경이 다소 개선될 수도 있겠지만 장기적으로 오히려 중견PC 업체 전체의 인지도에 나쁜 영향을 줄수 있어 이를 대비한 다양한 대책을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대우는 내수 보다는 수출 쪽에 더욱 비중을 높여 나가는 등 다각적인 방법을 검토하고 있다.

  올해 초 현대멀티캡에서 새 출발한 현대컴퓨터도 마찬가지다. 이 회사 이영우 이사는 “아직은 큰 타격은 없지만 PC시장이 비수기인데다 전문업체의 이미지가 실추될 수 밖에 없는 상황” 이라며 “당분간은 대리점을 상대로 내부 영업을 강화하고 PC 뿐 아니라 모니터·LCD TV 등 연관 사업을 통해 위험 부담을 최소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밖에 늑대와 여우컴퓨터 등 대부분의 전문업체가 소비자 시장을 겨냥한 마케팅과 프로모션 계획을 수립하고 대리점과 협력업체, 부품 거래업체와 관계를 정비하는 등 삼보 사태에 따른 ‘후폭풍’을 막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강병준기자@전자신문, bjk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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