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3 2005]CEO 총출동 LA는 `한국천하`

 ‘E3 2005’는 한국 게임업체들이 글로벌 공략에 얼마나 힘을 쏟고 있는지 단적으로 보여주는 무대다.

 김택진 엔씨소프트 사장을 비롯해 김범수 NHN 사장, 김정률 그라비티 회장, 김남주 웹젠 사장, 서원일 넥슨 사장, 김영만 한빛소프트 사장 등 주요 기업의 최고경영자(CEO) 40∼50명이 총출동한 것. 뿐만 아니다. 개발·마케팅·해외 담당 등 줄잡아 5000여명이 전시장에 몰려들어 잠시 한국을 E3에 옮겨놓은 것 같은 분위기마저 감돌고 있다.

 한국 게임시장을 좌지우지해 온 이들이 세계시장을 무대로 또 한 번 자존심을 건 ‘비즈니스 경쟁’에 나선 것이다.

 이들 대표는 행사기간 중 신작 발표를 직접 주도하거나 해외 현지 파트너 챙기기, 신규 시장 진출을 위한 수출협상을 갖는 등 빠듯한 일정을 진행하게 된다. 상대적으로 북미·유럽시장 진출이 미약했던 NHN과 넥슨이 진출 교두보를 위한 모종의 결과를 내놓을지 특히 주목된다.

 NHN의 김범수 사장과 최휘영 공동대표, 문태식 NHN게임스 대표가 모두 나서고 넥슨 서원일 사장과 함께 김정주 창업주도 동행했다는 점에서 해외 사업 주요 결정에 대한 무게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중견업체 CEO들의 행보도 분주하다. 한국공동관에 참가하지 않는 이한창 윈디소프트 사장은 순전히 비즈니스만을 목적으로 E3를 찾았다. 최근 코스닥등록 신청을 낸 윈디소프트는 주식공개 후 곧바로 해외사업에 뛰어드는 등 여러 가지 기회를 찾고 있는 중이다.

 이상윤 판타그램 사장도 지난해 X박스용 ‘킹덤언더파이어:더 크루세이더즈’에 이어 차세대 게임기 ‘X박스360’용으로 개발중인 ‘킹덤언더파이어:히어로즈’를 들고 E3에 참가한다. ‘X박스360’을 겨냥한 첫 한국 게임이란 점에서 관심을 끌고 있다.

 한국공동관 참가기업 대표들의 가장 큰 관심사는 역시 수출 확대다. 외형적으로는 참가 기업 수가 지난해보다 한 곳밖에 늘지 않았지만 출품 게임의 면면은 훨씬 더 좋아졌다. 역대 최고의 ‘호화군단’이라고 부를 수 있을 정도의 히트작이 즐비하다. 이에 따라 공동관 참가업체 대표들은 지난해 600만달러 규모에 그쳤던 수출상담 실적이 올해는 적어도 2000만달러 규모에 달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문화부도 이 같은 기업들의 해외사업 노력에 동참한다는 취지에서 곽영진 문화산업국장을 단장으로 하는 대표단을 파견, 수출 및 해외사업 독려에 나섰다. 예년 담당자급 파견에 머물렀던 것에 비하면 격상된 수준이다. 특히 문화부는 오는 11월 정통부와 공동 개최하는 게임 국제전시회 ‘G스타2005’의 준비 상황을 이번 E3에 견주어 점검하고, 배워서 가져올 수 있는 부분은 학습하는 기회로 삼는다는 계획이다. 로스앤젤레스(미국)=이진호기자@전자신문, jho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