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약땐 더 깎아 업계 수익악화 호소
정부가 SW 제값받기를 위해 적극 나서고 있지만 조달청의 SW 조달 단가는 여전히 지나치게 낮다는 지적이다.
더욱이 조달 단가는 개별 계약에 따른 공공기관의 구매 등 전체 공공기관의 SW 구매에 있어 실질적인 기준 가격으로 작용하고 있어 업체들의 수익성을 더욱 악화시킨다는 주장이다.
이에 대해 조달청은 우수 제품을 적정한 선에서 저렴하게 구매해 정부기관에 공급하고 있으며 조달 가격은 업체들이 시장에서 판매하는 가격에 비하면 오히려 높다며 이 같은 주장을 일축했다.
◇조달 가격 산정방식 문제 있다=한국소프트웨어진흥원과 한국소프트웨어산업협회가 공동으로 실시한 ‘SW 가격정책 현황조사’에 따르면 업체가 책정한 제품 표준 가격을 100으로 했을 때, 실수요 기관에 직접 납품하는 가격이 표준 가격의 76%, 조달 단가에 의한 조달청 납품 가격이 표준 가격의 70.3%로 표준 가격보다 25∼30% 저렴하게 공급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초기 공급 가격이 낮은 것도 문제지만 SW 산업의 특성을 반영하지 않은 조달 가격 산정방식이 더욱 심각한 문제라는 지적이다. 우선 국가가 인증한 원가 계산 업체인 감우회와 조우회가 산출한 원가를 조달청이 준용하지 않고 이들이 산출한 원가의 70% 이상을 할인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조직별 규모(인력 구성 및 고객 지원 정도)에 따라 같은 제품이라도 가격이 달라질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가격 차이를 무조건 10% 내에서 결정하고 있다. 공급하는 기관의 규모가 크면 클수록 손해를 볼 수 있는 상황이다.
또 6개월 단위로 조달 재계약을 할 때 제품이 업그레이드됐음에도 불구하고 초기 공급 금액에서 5% 정도를 깎고 있으며 심지어 초기 가격에서 30%까지 떨어뜨리는 사례도 있다. 조달 계약을 통해 오랜 기간 공급하면 할수록 손해를 볼 수 있는 기형적인 가격 체계라는 지적이다.
업체 관계자는 “기존에 제품을 구입한 고객이 조달청의 가격을 알고 나서 그 차이를 보존해 달라며 항의하는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면서 “낮게 책정된 조달 가격은 일반 프로젝트는 물론이고 다른 실수요 기관에 대한 공급에서도 기준 가격으로 제시돼 업체들을 두 번 울린다”고 밝혔다.
◇조달청, 적정 가격 주고 있다=조달청은 이 같은 업체들의 주장에 대해 “체계적인 원가 산정방식으로 적정 수준의 가격을 제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윤길 중앙보급창 과장은 “조달청에서는 업체들의 실제 원가 자료를 토대로 작성하고 있으며 조달을 통한 공급은 대량 공급으로 시중 가격에 비해 저렴한 것은 당연한 일”이라며 “업체들은 당연히 높은 가격으로 공급하려 하는데 그것을 모두 충족시킬 수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일부 업체의 경우 시장에서 과당 경쟁으로 조달 단가보다 오히려 더 낮은 가격으로 공급하고 있는 것을 파악하고 있지만 조달청은 이조차도 적정 가격이 아니라고 판단돼 가격 산정에 반영하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매년 일정 부분의 가격을 인하하는 것도 조달청에서 일방적으로 하지 않고 업체와 협의해 진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조달 가격의 현실화 필요=정보통신부 관계자는 “SW 조달 가격이 낮다는 지적은 꾸준히 제기돼 왔으며 정부의 SW 제값받기 취지에 맞춰 이 문제에 대해 최근 조달청과 협의를 진행했다”면서 “우수한 정부 물품을 저렴하게 구매해야 하는 조달청과 높은 가격에 제품을 공급하려는 업체 간 이견을 좁히기 위해 지원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중”이라고 말했다.
업체들은 조달 가격 체계에서는 SW를 물품 구매로 처리하기 때문에 SW의 특성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며 시스템 SW의 경우 조달 가격 산정에 정통부가 고시한 ‘SW 사업 대가 기준’을 일부 반영하는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무엇보다 정부에서 SW에 대한 가치를 제대로 인정해 주는 성숙한 분위기 조성이 시급하다고 업계는 입을 모은다.
윤대원기자@전자신문, yun1972@etnews.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