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적인 가격 하락으로 잔뜩 움츠렸던 세계 LCD 패널 시장이 기지개를 펴고 있다.
지난해 여름 이후 급속한 가격 하락세를 보여 왔던 LCD 패널 시장이 3∼4월분 물량부터 가격이 소폭 상승하며 수요를 자극하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11일 보도했다.
4월 출하분에서는 PC용 주력 크기인 17인치 패널가격이 2개월 연속 올랐고, TV용 중대형 패널도 가격 하락을 멈추고 보합세를 유지했다. 이로써 디바이스 시황의 둔화를 상징해 왔던 LCD 가격 급락세가 마감되고 본격적인 상승 전환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이에 앞서 아시안월스트리트저널(AWSJ)도 LCD 패널 시장이 1분기 반등세를 보이며 회복 조짐을 나타내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이 같은 상황을 반영하듯 제조업체들은 이미 생산 용량 확대를 위한 투자에 박차를 가하는 등 향후 수요 증가에 대비하기 시작했다. 시장 분석가들도 업계의 가격 하락세가 끝났다는 분석을 속속 내놓고 있다.
◇가격 반등 신호=지난해 말 가격이 바닥을 치면서 시장은 반등 조짐을 보이고 있다. 4월 초까지는 중소형 패널가격이 상승하는 한편 TV용 대형 패널가격은 추가 하락할 것이라는 양분론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17인치 LCD패널 가격이 지난 2월 156달러로 저점을 찍은 후 3월 162달러로 회복됐다. 17인치 패널은 업계 매출의 40%를 차지할 정도로 보편적이어서 업계의 가격을 판단하는 기준으로 활용된다. 32인치 대형 TV용 패널가격도 지난 3월 600달러로 1년 전에 비해 거의 절반 수준까지 하락한 이후 더는 빠지지 않고 있다.
샤프 관계자는 “평판TV 재고 조정이 진척되고 있어 향후 상승세로 돌아서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말했다.
◇패널 제조업계 반응=LCD 패널업계는 올 3분기부터 본격적으로 회복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주 수요처인 모니터업계 역시 “모니터 판매가격이 안정될 가능성이 높다”며 밝은 전망을 내놓고 있다.
실제로 수요가 호황세로 접어든 것은 아니지만 회복 조짐만은 뚜렷하다. 화면 대형화가 진행되고 있고 TV 기능을 장착한 음향·영상(AV) PC 수요가 확대될 것이란 기대감도 높다. 다만 가격 경쟁 기조가 여전하다는 것은 잠재 위험 요소로 지적된다.
델은 “3∼5%의 가격 상승폭 정도는 당분간 패널 제조업체에서 흡수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TV용 패널의 경우 가전업계의 가격인하 요구가 아직도 강해 ‘대폭적인 가격인상은 불가능하다’는 것이 업계 분석이다.
가격반등은 제조업체들의 설비 투자에도 영향을 준다. PC 모니터용 LCD 패널 시장 전망이 좋아짐에 따라 현재 AU옵트로닉스와 치메이 옵토일렉트로닉스, 삼성전자, LG필립스CLD, 샤프 등이 설비 확장에 나서고 있다.
명승욱기자@전자신문, swm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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