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포럼]중소 솔루션업체, 이대론 안된다

정부는 SW를 국가 전략 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해 ‘SW 산업발전 기본계획안’을 마련하고 관련 단체 및 기업들을 대상으로 의견을 수렴중이다. ‘소프트파워 코리아’를 슬로건으로 한 SW 산업발전을 위한 기본 전략은 패키지 SW·SI·디지털콘텐츠 등 3개 분야의 인프라 구축 및 중소기업 육성을 통한 해외진출 지원을 골자로 하고 있다. 이 기본계획안의 추진 과제 중 ‘국내 SW기업의 시장 창출’과 ‘국방 부문의 SW 국산화 제고’ 등은 총론에서는 고무적이나 실제로 국산 중소 솔루션을 육성하기 위한 구체적인 실행전략은 너무 미비하다.

 국가 SW 산업의 근간이 되는 국산 중소 솔루션 업체를 견실하게 성장시키지 않고는 SW 산업 육성을 위한 청사진은 사상누각이다. SI 대기업 위주의 성장 전략은 오래 전에나 통했던 진부한 정책이며, 오히려 SW 산업을 후퇴시킬 수 있는 많은 모순을 갖고 있다. 선진국들의 경우 탄탄한 중소기업들이 경제를 떠받치고 있듯이 국내 SW 산업도 이제 패러다임을 바꿔서 내실있는 국산 중소 솔루션 업체 육성방안을 적극 제시해야 한다.

 ‘SI 대기업과 중소 SW 기업 간 파트너십 구축’ 정책은 최근 불거지고 있는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불공정 하도급 거래 관행을 전면 부인하는 정책이라 할 수 있다.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에 따르면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격차가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부당한 단가인하, 발주취소 또는 변경, 하도급대금 초과 지급 등 불공정 하도급 거래가 날로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모두 윈윈(win-win)하는 진정한 의미의 파트너십이 국가경쟁력 제고라는 관점이 필요한 때라고 생각한다.

 최근 SI 대기업의 저인망식 중소 솔루션 시장 진출은 그 심각성과 폐해에 SW 산업 관련자들은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일부 SI 대기업은 매출과 수익증대를 위해 국내 대형 SI 업체임을 무기로 자사 솔루션 공급처 확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과연 대기업이 중소기업과 상생의 정신에서 자사 솔루션을 만들었는지 상당히 의심스럽다. 대기업이 주문한 대기업 자사의 솔루션 개발을 위해 중소 솔루션 업체가 투자한 시간과 노력에 비해 SI 대기업에서 투자한 규모는 적기 이를 데 없다.

 대기업이 밖으로 표명하는 중소기업의 영세성 극복이라는 미사여구의 논리는 전혀 맞지 않으며, 오히려 불공정거래행위법에 저촉될 여지도 있을 것이다. 산업자원부의 ‘중소기업진흥 및 제품구매 촉진에 관한 법률’에서도 중소기업 제품의 구매촉진 및 판로확대를 장려하는 조항이 있듯이 이제 국산 중소 솔루션이 건전하고 내실있게 성장하기 위한 구체적인 육성방안을 생각해야 한다.

 첫째로 정부부처에서 발주하는 모든 사업에서 입찰을 위한 컨소시엄 구성 여부와 관련없이 국산 중소 솔루션에 가산점을 부여해야 한다. 국산 중소 솔루션의 참여와 유사 사례 실적을 가중 배점하여, 중소 솔루션 업체들이 제품 품질 향상에 주력할 수 있도록 정책적으로 지원해야 할 것이다. 또한 공공기관의 모든 프로젝트에 대하여 발주되는 상용 SW 중 국산 중소 솔루션 비율이 의무적으로 반 이상 되도록 제도화해야 한다.

 발주된 상용 SW에서 각 조달단가 기준으로 가격가중치를 계산, 이 비율의 합계가 50% 이상이 되어야 입찰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등 강력한 조치가 필요하다. 또 SI 대기업은 자사 솔루션을 고집하기보다는 본연의 시스템 통합 업무에 노력하고, 중소 국산 솔루션을 통한 자사 솔루션 사업의 분사를 유도하여 공정한 거래 관행을 조성해 나아가야 할 것이다.

 실질적으로 중소 솔루션 업체에 도움이 되는 정책 수립 및 실행을 통해 중소기업이 제값을 받는 SW를 개발할 수 있도록 분위기를 고취해야 한다. 이것만이 국가경쟁력 우위의 소프트파워 코리아 원년으로 가는 초석을 마련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김성희 KAIST 전자정부연구센터장 seekim@kgsm.kaist.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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