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업계의 결집된 노력으로 SW강국으로 부상한 나라들은 SW육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한국에 적지 않은 교훈을 준다. 인도는 높은 자본력과 기술을 요하는 패키지SW로는 경쟁할 수 없음을 인식하고 통신망을 활용한 원격 IT서비스에 집중했다. 또 이스라엘은 미국 자본을 발판으로 패키지SW와 솔루션 분야를 선택했다. 아일랜드는 다국적기업 유치의 부산물로 세계적인 SW 생산기지를 마련해 SW 성공신화를 이뤄냈다.
◆인재육성을 기치로 삼은 인도=인도 SW산업이 가진 수요조건은 대단히 취약했다. 10억 인구라는 잠재적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낮은 경제수준과 농업중심의 산업구조로 SW에 관한 내수시장은 기대할 수 없었다. 따라서 인도는 초기부터 세계시장의 수요에 초점을 맞췄고 1990년에 최대 SW수요처인 미국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입했다.
SW강국으로 부상한 결정적 요인은 우수한 공과대학을 비롯한 정규교육기관을 보유한 점이다. 이를 통해 풍부한 노동력을 양질의 SW인력으로 양성할 수 있었다. 이와 함께 SW업체들은 초기부터 패키지가 아닌 IT서비스에 역량을 집중했다. 서비스부문이 부가가치는 높지 않지만 진입장벽이 낮고 상대적으로 초기 투자부담이 적기 때문이다.
여기에 정부의 육성정책도 더해졌다. 인도 SW업체들은 국제적인 품질인증을 받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여 세계 CMM 레벨5 획득 기업의 55%를 보유하게 됐다. 여기에는 인도 정부의 각종 장려금과 보조금이 큰 힘을 보탰다.
◆정부주도형 중심의 이스라엘=이스라엘 첨단 기술산업은 불과 15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군사, 보안관련 산업에 국한됐다. 그러나 지금은 SW기술 분야에서 세계적 수준을 자랑한다.
이스라엘의 성장은 수준 높은 교육기관, 군사기술 등에서 파생된 첨단 기술, 다국적 기업의 활발한 투자, 이를 뒷받침하는 정책 등으로 정리된다. 현재 이스라엘에는 약 3만명의 컴퓨터 전문가가 있으며, 이 가운데 1만4000여명이 400여 SW업체에 종사한다. 전문인력의 질도 높아 테크니온공과대학, 와이즈만연구소 등 이스라엘의 세계적인 교육기관이나 해외의 유명대학에서 교육을 받고 돌아온 인력들이 공급되고 있다.
여기에 국가안보를 위한 데이터처리 및 SW기술에 대한 정부 차원의 요구도 주효했다.특히 이스라엘 정부는 1990년대 초반 벤처자본시장 활성화의 필요성을 인식, 요즈마(Yozma) 펀드를 설립했다. 이 펀드의 성공적 운영은 1990년대 중반 이후 이스라엘 첨단 기술산업의 성장과 더불어 이스라엘 벤처시장을 활성화시키는 데 적지 않은 기여를 했다.
이 밖에 BIRD-F 등 양국 간 R&D협력기금조성, 벨기에, 프랑스 등과의 R&D지원협정 체결, EUREKA 등 다자간 연구개발프로그램에 참여하며 다양한 국제협력채널을 확보했다.
◆생산기지 유치한 아일랜드=89년 당시 1인당 GDP가 6000달러에 불과했던 아일랜드는 지금 서유럽에서도 부유한 나라로 꼽힌다. SW산업으로 정보지식 강국으로 변신했기 때문이다. 아일랜드에서는 세계 SW 10대 기업 중 7개가 SW를 개발, 제작하고 있다. 또 유럽 패키지 SW의 40%, 비즈니스 응용 SW의 60%를 생산, 수출한다.
아일랜드 산업의 활성화는 해외투자유치에 중점을 뒀다. 이 과정에서 유럽으로 진출을 계획하던 미국의 정보통신 기업들은 세제혜택과 영어권이라는 장점, 젊고 교육을 받은 노동력이 많다는 장점 때문에 아일랜드를 유럽진출의 발판으로 선택했다.
특히 아일랜드는 해외에 있거나 아일랜드로 돌아온 이들이 본국에서 창업할 수 있도록 펀드를 조성, 지원해 전문 인력의 역이민을 유도했다.
돌과 감자밖에 나지 않는 나라로 알려진 아일랜드는 이처럼 SW산업을 통한 일자리 창출과 매출로 최단기간 내에 SW선진국이 됐다.
윤대원기자@전자신문, yun19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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