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마당]u뱅킹 하루가 급하다

IT분야 최근 화두는 역시 유비쿼터스(Ubiquitous)다. 지방자치 단체들이 유비쿼터스 도시(u시티)를 경쟁적으로 건설하겠다는 것을 보더라도 얼마 전까지 낯설기만 했던 유비쿼터스라는 용어가 우리 생활 깊숙이 파고들고 있음을 실감할 수 있다.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언제 어디서나 네트워크로 연결된다’는 유비쿼터스에 가까운 개념이 우리생활에서 실현되고 있는 분야 중 하나가 바로 은행 업무다. 은행창구 앞에서 기다리는 대신 집에서는 인터넷으로, 밖에서는 휴대폰으로 은행 업무를 처리하는 것이 이제는 일상적으로 느껴진다.

 하지만 이런 기술을 진정한 의미의 유비쿼터스 기술 접목이라 하기엔 한계가 있다. 텔레뱅킹, 인터넷뱅킹, 모바일뱅킹, TV뱅킹 등 첨단 뱅킹 시스템 기술은 각각 다른 플랫폼과 솔루션으로 구현되고 있다. 이는 기술진화에 따라 등장한 새로운 뱅킹 시스템을 필요에 따라 별도로 도입했기 때문이다.

 반면 유비쿼터스 뱅킹(u뱅킹)은 여러 e뱅킹 시스템을 하나의 시스템에서 통합·운용할 수 있게 하고, 특히 유비쿼터스 기술과 결합되어 금융거래를 시간과 장소의 제한 없이 이용할 수 있게 하는 은행 업무를 말한다.

 실례로 u뱅킹 환경이 구축되면 슈퍼 또는 대형 할인 마트에서 물건을 사고 그냥 들고 나오면 자동적으로 계산이 되거나, 고속도로 톨게이트에서 유비쿼터스 센서에 의해 자동적으로 은행과 네트워크로 연결됨으로써 통행료 지불을 위해 정차하는 일 없이 곧바로 통과할 수 있다.

 현재 우리나라의 인터넷 뱅킹 사용자는 약 2581만명으로 작년 대비 이용자수는 6.7%, 이용건수는 24.6% 증가했다. 이는 은행창구를 통한 금융거래 이용률과 맞먹는 수준이다.

 그러나 이러한 e뱅킹 시장의 성장이 반가운 것만은 아니다. 시장 확대에 따라 원천기술을 보유한 외국 업체의 로열티 지급 요구, 지식재산권 분쟁 등 살얼음판 같은 위험 요소가 곳곳에 깔려 있고 그 가능성이 현실화될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현재 국내에서 이용되고 있는 e뱅킹 솔루션 및 시스템들은 외국 시스템을 그대로 수입하거나 상당 부분 외국 기술에 의존하고 있다. 우리나라가 이동통신 선진국임에도 불구하고 CDMA 원천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미국 퀄컴사에 수조원의 로열티를 지불하고 있는 상황이 현재 e뱅킹 관련 기술 분야에서 재현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하지만 이런 위기의 상황을 기회로 전환할 수 있는 길이 있다. 현재의 금융 시스템을 ‘e뱅킹’에서 ‘u뱅킹’으로 다른 나라보다 먼저 업그레이드하는 것이다.

 무엇보다 시급한 것은 u뱅킹 관련 원천 기술의 확보다. 다행히 현재 u뱅킹 분야의 지식재산권 출원은 미미하므로 관련 국제 지재권 분석을 통해 기술 동향을 파악하고 적절한 기술개발 방향을 선점해 세계시장을 선도해 나갈 초석을 마련해야 한다.

 외국기업이 이미 확보한 핵심 원천기술 분야에서는 원천기술과 관련된 주변기술을 전략적으로 개발, 향후 특허 공세시 특허 교환(크로스 라이선스) 방식으로 대응하면 된다. 확보된 기술은 아이디어 단계부터 국제 특허출원 등을 해야 한다. 또한 u뱅킹 기술의 기획단계부터 국가별 금융제도를 활용한 다국적 u뱅킹 서비스 구현을 위한 개발을 진행함으로써 향후 국제표준화를 주도해야 한다.

 지난 3월 향후 u뱅킹 분야의 국제적 지식재산권 확보경쟁에 전문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특허풀 결성을 목적으로 은행권, 학계, IT솔루션업계, SI업계 등이 참여하는 u뱅킹 포럼이 창립된 것은 참으로 다행스런 일이다. 특허청에선 올해 11월까지 수천건에 이르는 한·미·일 등 전세계의 유비쿼터스 관련 특허기술 및 기반기술을 분석해 관련 업계에 제공할 계획이다.

 앞으로 산·학·연의 적극적인 협력과 금융권의 공동 대응을 통해 우리나라가 u뱅킹 기술 분야를 선도함으로써 IT강국임을 다시 한 번 입증함은 물론이고 1인당 국민소득 2만달러 시대를 앞당길 수 있는 새로운 신성장 동력으로 승화해 나갈 수 있기를 기대한다.

◆이범호 특허청 전기전자심사국장 bumhlee@kipo.go.kr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