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 초고속인터넷사업 브레이크 걸리나

지난 2003년부터 진행돼온 KT와 아름방송간 케이블TV방송 관로 이용 계약 위반 소송에 대한 2심 판결이 다음달초로 다가와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11일 아름방송과 KT에 따르면 서울고등법원은 이달 22일 변론 기일을 마치고 내달초 2심 최종 판결을 내릴 예정이다. 지난해 7월 내려진 1심 판결에선 KT가 아름방송을 상대로 승소했다. 2심 판결 결과에 따라서는 향후 KT가 관로를 무기로 SO의 통신시장 진입 자체를 막을 수 있을 전망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KT는 처음 소송을 제기하며 승소할 경우 전국 복수종합유선방송사업자(SO)에 대한 즉각적인 제재에 나설 계획임을 밝혔다”며 “KT가 SO의 초고속인터넷망 사업에 치명적인 제동을 걸 카드를 쥐게 될 가능성이 다분하다”고 말했다.

◇쟁점=KT는 성남·분당지역 복수종합유선방송사(SO)인 아름방송이 양사간 계약을 위반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KT의 관계자는 “계약서에 따르면 아름방송은 케이블TV방송용으로 관로를 사용키로 했는데, 목적 외 사용했다”고 말했다. 아름방송이 케이블TV방송용 관로를 이용해 초고속인터넷사업을 진행한 것을 지칭하는 셈.

유윤근 아름방송 이사는 “케이블TV방송용이란 표현은 방송사업자로서 주역무를 대표적으로 쓴 것일 뿐, 향후 예상되는 부가서비스도 포괄한 개념”이라며 “케이블방송 도입때부터 부가서비스 개념이 이 표현 속에 포함돼 있었다”고 말했다.

◇파장=김진경 케이블TV방송협회 차장은 “전국 119개 SO 전부가 어떤 형태로든 KT의 관로를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즉 아름방송이 최종 패소할 경우 KT의 관로를 통해서는 방송 이외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없는 셈. KT로선 최근 급부상 중인 SO의 초고속인터넷사업을 중단시킬 최고의 카드며, 향후 VoIP 사업까지 제동걸 수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KT가 지난 2003년 내부보고서에서 초고속인터넷사업을 포함한 부가 서비스 사업에서 주된 경쟁자가 하나로텔레콤이 아니라 SO라고 지적한 바 있다”고 말했다. SO들은 KT가 관로를 무기로, SO의 통신·방송 융합 시장 진입을 완전 차단할 것을 우려했다.

◇전망=아름방송과 KT 양쪽 모두 최종 판결에 대해 자사의 미세한 우세를 점치고 있다. 신현장 KT 법무팀 과장은 “1심때와 내용이 크게 달라진게 없다”고 말했다. 아름방송 관계자는 “1심은 계약서 내용에만 충실한 판결이었으며 2심에선 ‘케이블TV방송’이나 ‘관로’에 대한 해석도 고려될 것”이라고 말했다.

케이블방송업계 한 관계자는 “이번 소송이 SO와 KT간 경쟁 구도 전체를 뒤흔들 수 있다”면서 “대법원에서 고등법원 판결을 뒤집는 경우가 흔치 않은 만큼 이번 2심판결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성호철기자@전자신문, hcs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