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비야∼ 나비야∼ 이리 날아 오너라.”
나비 날개도 나노(10억분의 1)미터 세계를 들여다볼 수 있는 돋보기(전자현미경) 아래에 놓이면서 아주 좋은 연구대상이 됐다. 나비 날개는 나노미터급 작은 돌기들에 힘입어 소수성(疏水性·물에 젖지 않는 성질)이 구현된다. 비 오는 날, 나비가 날아다닐 수 있는 이유다. 과학자들은 나비 날개를 본 딴 옷감, 이른바 나노섬유를 만들고 있다.
실제로 2003년 11월 섬유업체인 우리나라의 새한과 미국의 벌링톤(Burlington)은 공동으로 나노가공기술을 이용해 물과 기름이 원단에 스며들지 않고, 땀을 빨리 흡수해 뽀송뽀송하게 해주는 옷감을 만들어 냈다. 이에 앞선 같은 해 6월에는 부산대학교 김복기 교수팀이 탄소나노튜브와 폴리머 복합체를 이용, 세계에서 가장 질긴 섬유를 개발했다. 이 섬유를 이용해 사람 근육보다 100배 정도 강한 인조근육을 만들거나, 초강도 방탄조끼를 만들 수 있을 전망이다.
머리카락 한 올보다 500분의 1이나 얇은 나노 섬유를 꼰 실(絲)도 나왔다. 2003년 3월 전북대학교 섬유공학과 김학용 교수팀은 나노 섬유를 꼬아 실로 만들어냈다. 이 실은 기존 섬유들보다 100분의 1 정도 가늘다. 열을 잘 보존하고 바람이 잘 통하는 옷은 물론이고 인조혈관, 인공신장 투석망 등을 만들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나비 날개는 한 걸음 더 나아가 새로운 디스플레이(display) 소재를 만들 실마리를 제공하고 있다. 나비 날개 표면은 나노미터 단위의 들쭉날쭉한 간격으로 그물처럼 짜여 있다. 그 일정치 않은 간격에 따라 빛에 반응하는 형태가 다르다. 나비는 간격을 넓히고 좁히면서 빛의 특정 파장을 반사, 그때그때 다른 색깔(보호색)을 만들어낸다. 과학기술자들은 이 같은 성질을 본 딴 광결정(photonic crystal)으로 TV, 컴퓨터, 휴대폰 등에 장착할 새로운 창(디스플레이)을 만들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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