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 이슈인가, 공정경쟁 이슈인가.”
SK텔레텍의 단말기 공급 제한 여부가 올해 상반기 정보통신 부문 최대 쟁점으로 떠오른 가운데 해당업체인 SK텔레콤과 삼성전자가 서로의 입장을 관철시키기위한 강력한 홍보전에 돌입키로 해 주목된다.
SK텔레콤이 이를 " 탈규제 시대의 규제행위"라고 주장하고 있는 반면 삼성전자는 "담합 내지 내부거래로 공정경쟁을 저해하는 요소"로 인식하고 있다.업계는 이 때문에 정보통신부가 최종 결론을 내릴 향후 1∼2개월 동안 이를 둘러싼 첨예한 논쟁이 한층 가열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일단 명분 차원에서는 SK텔레콤의 규제 이슈가 세를 얻은 것으로 보인다. 한 리서치기관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조사 대상의 70% 가량의 네티즌들은 더 이상의 규제가 설득력이 없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이 아니라는 점이 있기는 하지만 명분 면에서 상당한 지지를 받은 것으로 평가된다.
실리 측면에서는 삼성전자의 우세로 평가된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서비스-제조업 수직계열화에 따른 공정경쟁 이슈로 단말기 공급제한 문제를 끌고 갔다. 나아가 국가산업의 경쟁력 확보 측면에서 서비스사업자의 단말기사업 강화를 더 이상 허용해서는 안된다는 논리를 설파해왔다. 내부 의견 검토중이라는 ‘강력한’ 입장표명에도 불구하고 정통부는 일단 삼성전자의 ‘우려’를 받아들인 것으로 판단된다. 정통부 산하기관인 KISDI의 정책보고서도 차이는 있지만 ‘최소한의 규제’에 무게를 두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삼성전자와 SK텔레콤(SK텔레텍)은 앞으로 1∼2개월 동안 어떻게 이슈를 리드하고 설득하느냐에 따라 자사의 입장이 정책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총력전 태세를 보이고 있다.그 일단은 우선 홍보인력 강화에서 감지된다.
우선, 당사자인 SK텔레텍은 SKT 기업문화팀장을 역임했던 김만기 상무를 홍보실장으로 발령하면서 홍보조직 강화에 가장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홍보팀을 실로 확대하면서 홍보팀장도 외부에서 새롭게 영입하고 인력도 늘렸다. SK텔레텍은 삼성전자·팬택계열 등 대기업들의 공조 가능성에 대해 우려를 나타내면서도 내수규제에 대한 부당성을 논리적으로 제시, 여론몰이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에 앞서 앞서 삼성전자는 올 초 3명의 언론계 출신 인사를 영입, 정보통신총괄 소속 홍보조직을 강화한 데 이어 중국에서 휴대폰 사업을 담당했던 윤승철 상무를 정보통신 홍보사령탑으로 임명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글로벌 기업의 위상에 걸맞게 생활에 일대 혁신을 가져다 주는 모바일 컨버전스 기술을 집중 알려나갈 계획”이라며 “서비스-제조업 수직계열화와 이에 따른 각종 공정경쟁을 헤칠 수 있는 가능성을 널리 알리는데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방송국이 TV까지 생산하는 것은 전무후무한 일”이라는 말로 120만대 규제 완화에 대해 부정적인 생각을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LG전자가 중립을 지키면서 삼성전자·팬택앤큐리텔과 SK텔레텍·KTFT 등 4개 업체간 보이지 않는 합종연횡과 연대가 구축되면 싸움 양상이 흥미롭게 진행될 것”이라며 “특히 이해관계를 같이 하는 삼성전자와 팬택계열이 공조전선을 구축하면서 SK텔레텍을 압박하는 형태의 싸움이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김원석기자@전자신문, stone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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