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대법원 `P2P 심리` 공방

파일 공유 사이트가 저작권 침해에 책임이 있는지를 판결하기 위한 미국 연방대법원의 법률 심리가 29일(현지시각) 시작됐다고 AP 등 주요 외신들이 보도했다.

29일 시작된 심리에서 양측은 판결에 유리한 위치를 점하기 위해 논쟁을 벌이며 당위성을 입증하는데 총력전을 펼쳤다.

이날 심리에서 엔터테인먼트 업계 변호를 맡은 도널드 베릴리는 “합법적인 기술 개발은 마땅히 이뤄져야 하지만 그록스터를 비롯한 파일 공유 서비스 기술이 사실상 소비자들의 해적 행위를 조장하고 있다”며 “매달 26억개의 음악· 영화 등 디지털 파일이 불법적으로 복사되고 있다는 현실도 문제지만 그 업체들이 무엇을 하기 위해 설립됐는지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피고측 변호인인 리처드 태런토는 “1984년 소니의 베타맥스 VCR에 내려진 법적인 판단이 번복된다면 신기술 분야의 거의 모든 업체들이 소송을 당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불법 복제의 매개체라는 측면에서 보면 PC나 모뎀, 인터넷 서비스, 복사기 등도 법적 책임에서 자유롭지 않다”고 말했다.

이번 심리에선 대법관들의 견해도 양측으로 갈렸다. 스티븐 브레이어 판사는 “많은 종류의 기술이 타격을 받을 수 있다”고 언급했고 데이비드 쇼우터 판사도 “음반업계가 모범 사례로 보고 있는 애플 아이팟과 아이튠스 서비스도 불법 사용자가 많은데 왜 음반업계가 그록스터와 같은 사례로 애플을 고소하지 않았는지 의문스럽다”고 말했다.

원고 측(영화·음반 등 콘텐츠 업계)을 지지하는 앤서니 케네디 판사는 “허가받지 않은 복제 콘텐츠가 업체의 자본의 일부로 사용되는 것은 잘못된 행위”라고 지적했다.

이번 심리에는 유명 대중 가수들도 법정을 찾아 팽팽한 장외 설전을 펼쳤다. 메이저 음반업계의 입장을 지지하는 돈 헨리, 셰릴 크로우, 딕시 칙스 등 유명 가수들은 네티즌들의 음악 파일 불법 교환으로 그들의 생업이 도둑맞고 있다고 호소했다. 반면 가수겸 프로듀서인 브레인 에노와 로커인 허트, 척 D 등 파일 교환을 후원하는 20여명의 독립 음반 가수들은 “거대 음반사들의 권력을 제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번 심리의 최종 결과는 오는 6월 내려질 전망이다.

▲케이블 초고속 인터넷 서비스에 관한 심리도 열려=이번 P2P소송과 함께 케이블TV업체들의 초고속 인터넷 서비스 승인 여부를 심리중인 미국 대법원 판사들은 서비스 규제에 대해 회의감을 표시하고 있다고 외신들이 전했다.

29일 케이블TV업체의 초고속 인터넷 네트워크망 개방 여부를 놓고 열린 대법원 심리에서 판사들은 케이블TV업체의 초고속 인터넷 서비스가 ‘정보서비스’라는 연방통신위원회(FCC)의 규정을 일단 보류시켰다. 현재 인터넷서비스제공업체(ISP) 브랜드X는 케이블업체의 초고속 인터넷 서비스가 통신서비스이기 때문에 지역전화사업자들의 디지털가입자회선(DSL) 서비스와 마찬가지로 소규모 ISP에 네트워크망을 개방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스티븐 브레이어 판사는 “FCC의 규정을 뒤엎는 데 대해 회의적”이라며 “가장 좋은 해결책은 FCC에 맡기는 것”이라고 말해 판사들의 회의적인 분위기를 전달했다.

이규태기자@전자신문, ktlee@ 김민수기자@전자신문,mimoo@

사진: 인터넷을 통한 파일 공유에 대한 미국 대법원 심리가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미국 대법원 앞에 모인 사람들이 각자의 주장이 담긴 피켓을 들고 시위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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