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람]교수 출신 美벤처기업가 김제우 텔레시스와이어리스 CTO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라고 하면 아마 안 할 겁니다.”

미국 실리콘밸리에 위치한 텔레시스와이어리스라는 반도체 벤처기업의 설립자이자 최고기술책임자(CTO)인 김제우 박사(45)는 그동안 어떤 일을 겪었느냐는 질문에 이 같이 말문을 열었다. 부산대학교 교수라는 안정적인 직업을 그만두고 5년 전 연고도 없는 미국에 혈혈단신으로 들어가 회사를 창업하고 운영해온 기간이 평탄하지만은 않았음을 짐작케한다.

“기술의 본고장에서 직접 승부를 걸어야한다고 생각, 무조건 미국 실리콘밸리로 갔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무모한 일이었지만 기술 하나만으로도 성공할 수 있다는 확인이 들어 비행기를 탔습니다.”

통신 기술 분야에서 20년 이상 연구개발 경력을 가진 김 박사는 부산대 교수 재직 시절 삼성전자·KT·SK텔레콤·데이콤 등 국내 유수 통신 업체들과 20여 개의 프로젝트를 진행했으며, 삼성전자의 무선통신시스템 개발에 중요한 역할을 하기도 했다.

교수로서 프로젝트를 진행하던 중 김 박사는 자신의 기술이면 승산이 있다고 판단, 지난 2000년 무선통신 반도체 솔루션 업체인 텔레시스와이어리스를 설립했다. 특이한 점은 보통의 한인 IT 기업들이 미국에 진출할 때 대기업과 정부기관의 도움을 받지만, 그는 회사 설립과정에서 거의 모든 일을 혼자 처리, 지난 5년간 성공적으로 운영했다.

최근 텔레시스와이어리스의 대표이사로 영입된 샘 엔디 사장은 지금까지 회사를 이끌어온 김 박사를 ‘한국인의 위대한 휴먼 스토리’라고 평가하고 있으며, 실리콘밸리 사람들도 그에 대해 무모하지만 성공 가능성이 큰 인물로 얘기하고 있다.

“현지에서 인적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회사 운영을 위한 자금을 마련하는 것이 어려웠습니다. 이제는 칩 기술이 완료돼, 회사를 제대로 키워보려 합니다. 그래서 대표이사와 부사장을 새로 선임하고 저는 기술만 맡기로 했습니다.”

김 박사는 회사 제2의 도약기를 맞아 어레이콤 CEO 출신인 샘 엔디 사장을 대표이사로, 데이비드 A. 수미 와이맥스 포럼 사무국장을 부사장으로 영입하는 등 현지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자신은 기술전문가로 연구개발을 담당하는 것이 옳다는 판단에서다.

“엔디 사장이 온 뒤 400만 달러 이상 규모의 자금조달에 성공했고 회사도 산타클라라의 중심부인 컨벤션 센터 앞으로 옮기는 등 변화가 시작됐습니다. 이제 와이브로, 와이맥스 등 새로운 사업이 시작되면 날개를 단 듯이 비행할 수 있을 것입니다.”

김 박사는 미국 사회에서 실력으로 성공한 기업인으로 평가받는 것이 희망이며 한국인으로서의 자존심을 높이 세우겠다고 자신했다.

김규태기자@전자신문, star@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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