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마당]전자투표로 주총 활성화를

지난달 넥센타이어를 필두로 시작된 12월 결산법인의 정기 주주총회 일정이 막바지에 접어들었다.

 올해는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 및 제3시장의 12월 결산법인이 약 1500개사에 달하고 여기에 780만여명의 주주가 의결권을 행사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주요 기업들이 사상 최대 실적을 올림에 따라 일부 기업의 주주총회는 주주들과 함께 하는 축제의 장이 되고 있지만 여전히 우리나라 기업의 주주총회는 여러 가지 문제점을 안고 있다.

 많은 주주가 투자수익을 목적으로 주식을 취득하기 때문에 회사 경영에 관심이 적어 주주총회에도 무관심하다. 예년과 같이 올해도 대부분의 12월 결산법인이 3월 둘째주와 셋째주에 서울 및 수도권에서 주주총회를 집중적으로 개최해 주주들은 사실상 시간적·장소적 제약으로 주주총회에 직접 참여하기 힘들었다.

 이처럼 기업들이 주주총회를 매년 치르는 일회성 이벤트로 생각하다 보니 결국 회사의 경영감시기관이요, 주요 정책결정기관으로서의 본래 기능은 원활히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주주들의 참여로 투명하고 공정한 절차에 따라 주총 결의가 이뤄지고, 주주들이 기업의 활동과 경영에 대한 참여 및 견제의 주체로서 활동할 수 있는 여건을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

 더욱이 오늘날 정보통신기술의 발달과 인터넷의 급속한 보급으로 기업은 엄청난 경영환경의 변화를 겪고 있으며 이에 따라 새로운 경영 패러다임의 창출을 요구받고 있다.

 이와 같이 고도의 정보화시대에 부응하여 주주들의 의결권 행사를 용이하게 함으로써 주주와 기업 간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주주총회를 활성화하고 기업의 경쟁력을 제고하기 위해 전자투표제도의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전자투표제도는 주주가 주주총회에 직접 참석하지 않고 전자적 방법으로 의결권을 행사하는 제도다. 주주들이 시간적·장소적 제약을 넘어 간편하게 인터넷으로 의사를 반영시켜 주주총회를 활성화하는 제도다.

 이미 미국, 일본 등에선 2000년대 들어 전자투표제도를 시행해오고 있다.

 미국의 경우 델라웨어주를 비롯해 텍사스주·미네소타주 등에서 회사법을 개정, 전자투표제도를 도입했다. 특히 2000년 6월 개정된 델라웨어주 일반회사법은 주주총회 소집통지의 전자화는 물론이고 전자투표제도 및 전자주주총회제도도 지원하고 있다. 미국에선 현재 2100여개의 기업이 전자투표제도를 이용하고 있다.

 일본도 2001년 11월에 주주총회 등 기업운영의 IT화를 위한 상법을 개정하여 전자투표제도를 도입했다. 도입 첫 해에는 소니·히타치 등 65개사가 전자투표제도를 채택했고 이듬해에는 신일본제철·미쓰비시금융그룹 등 163개사가 이를 이용했으며, 올해는 전자주주총회도 허용될 예정이다.

 우리나라도 조속히 관련 규정을 마련해 이들 선진국처럼 전자투표제도를 도입해야 한다. 전자투표제도의 법적 근거 마련을 위한 상법 등 관련 법규를 정비하고 전자투표 인프라를 효율적으로 구축해야 한다.

 전자투표 인프라는 발행사와의 이해관계 없이 전자투표업무를 공정하게 관리하고 시장 참여자들이 신뢰할 수 있도록 운용돼야 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증권 중앙예탁기관이 기업과 주주 간의 권리행사를 공정하고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있어 이를 통해 전자투표 인프라를 구축, 중복투자를 방지하고 표준화된 전자투표서비스를 제공토록 하는 것이 타당하다.

 전자투표제도가 도입되면 주주는 의결권을 보다 쉽게 행사할 수 있다. 기관투자자는 용이한 의결권 행사를 통해 투자자 재산 보호 및 건전한 경영감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 또 기업은 주총비용 절감 등을 통해 주주총회를 효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주주 중시경영의 틀이 마련되어 시장에서 기업 가치를 높일 수 있을 것이다.

 실로 우리나라에 전자투표제도가 정부정책과 함께 학계, 업계 등의 긴밀한 협조로 차질없이 도입되어 기업의 대외 경쟁력을 제고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증권예탁결제원 류흥모 전무 hmryu@ksd.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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