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드디스크, 메모리카드 등 퍼스널 컴퓨팅 저장장치 분야에서 기술과 표준 변화 바람이 불고 있다.
한동안 용량 늘리기에 집중했던 것과는 다른 양상이다. PC용 데이터 저장장치 업계는 용량보다는 부가 기능과 실질적인 성능 개선으로 소비자를 유혹하고 있다.
하드디스크의 경우 기존 PATA 방식에서 SATA 방식으로의 변화가 눈에 띈다. 일부 업체의 경우 SATAII 방식 제품까지 출시를 준비중이다. 또 메모리카드에서는 SD카드가 시장의 주류로 떠오르고 있다. USB 이동형 저장장치는 용량보다는 데이터 전송 속도 향상과 부가 기능이 이슈로 자리잡고 있다.
◇하드디스크는 SATAII로 이동=하드디스크 업체들은 올해 용량 경쟁보다는 현재 20% 정도 점유율에 머무르고 있는 SATA 방식 확산에 주력한다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일부 업체는 이를 뛰어 넘어 SATAII 방식을 올해 안에 시장 주류로 편승시킨다는 계획이다.
이는 현재 400GB 제품이 시장에 출시됐지만 실제 시장에서는 120GB 제품이 주류를 이루고 있으며, 데이터 전송 방식의 경우 인텔 최신 주기판이 SATA 방식만을 지원하는 등 호환성 문제로 더는 기술 변화를 늦출 수 없다는 판단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1월 데이터 전송 속도를 기존 1.5Gbps에서 3.0Gbps로 끌어올린 SATAⅡ 방식을 적용시킨 250GB 제품을 출시했으며, 향후 제품 라인업을 더욱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200GB 용량 하드디스크를 출시한 웨스턴디지털도 조만간 SATAII 방식을 적용한 제품을 시장에 내놓는 등 올해 하드디스크 업계의 화두는 차세대 데이터 전송 방식 확산이 될 전망이다.
◇플래시 저장장치는 표준 통일=메모리카드 부분은 표준 규격 정리가 한창이다. 기존 CF, XD 픽처 카드 등으로 나뉘어 있던 카드 표준이 디지털 기기 소형화에 따라 작은 크기인 SD 카드로 자연스럽게 통일되는 분위기다.
특히 기존에 다른 규격의 카드를 쓰던 디지털 카메라 등 소형 디지털 기기 분야에서 SD카드의 채용이 늘고 있다. 캐논 보급형 디지털 카메라인 ‘익서스’ 모델의 경우 과거 CF를 사용했으나 최근 크기가 작아지면서 SD카드를 채용했고, 엡손도 ‘L400’ 이후부터는 SD카드만 쓰고 있다.
또 국내에서 인기가 높은 니콘의 경우 전문가용 DSLR 카메라는 CF를 사용하고 보급형의 경우는 SD카드를 장착하는 시장 양분화 정책을 펼치고 있다.
이 밖에 지난해 1GB 용량까지 올라갔던 USB 이동장치는 올 초부터 데이터 전송 속도 개선과 바이러스 치료와 같은 부가 기능 탑재에 각 업체의 노력이 집중되고 있다.
◇향후 전망=업계 전문가들은 올해 PC 저장장치 시장은 용량 확대보다는 기술 경쟁과 시장 표준으로 자리잡기 위한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는 용량 경쟁의 경우, 실제 소비자들이 호응을 해주지 않는 데다 용량 확대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또 지나친 용량 경쟁은 결국 수익성 악화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각 업체는 대용량 제품 출시를 통한 기술력 과시보다 실질적인 성능 개선으로 시장에서 비교우위를 차지하겠다는 전략으로 돌아서고 있다.
신영민 웨스턴디지털코리아 사장은 “대용량 제품 출시는 실질적인 판매 증가보다는 마케팅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 하지만 전송방식 개선 등 기술적인 트렌드는 시기를 놓치면 경쟁에서 밀려나기 때문에 업체들이 이 부문에 가장 신경 쓰고 있다”고 말했다.
한정훈기자@전자신문, existe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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