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톱 PC시장의 하락세가 끝없이 이어지고 있다. 반면 노트북PC는 지난해 경기불황에도 불구하고 상승세를 이어가며 데스크톱PC의 ‘빈 자리’를 메운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떠오르는 노트북 시장에서 ‘부동의 1위’를 지켜왔던 삼성전자의 점유율이 갈수록 하락해 주목된다.
IDC코리아는 9일 ‘2004년 PC시장 점유율’ 조사 결과를 통해 데스크톱은 252만 대 수준으로 지난 해에 비해 6만 대 가량 줄었지만 대신 노트북은 61만대(2003년 60만 대)로 다소 증가했다고 밝혔다. 시장 점유율 면에서는 여전히 삼성전자가 데스크톱과 노트북 모두 30%대로 1위를 달렸다. 데스크톱 부문에서는 삼성과 삼보컴퓨터 등 ‘토종’ 브랜드가 강세를 보였지만 노트북에서는 토종과 외산 브랜드 사이의 점유율 격차가 줄어 치열한 시장 경쟁을 예고했다. 이번 조사에서는 또 데스크톱은 1분기가 가장 수요가 몰려 아직도 계절적인 영향을 많이 받지만 노트북은 1분기를 제외하고는 고르게 판매돼 상대적으로 비수기와 성수기가 없는 것으로 분석됐다.
지난 해 판매된 데스크톱 PC는 모두 252만 9449대. 이는 전년 보다 하락한 규모로 지난 2000년 정점을 찍은 이 후에 데스크톱 수요는 ‘내리막길’을 걷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이미 성숙기에 접어든 데스크톱 시장에서는 업체 점유율도 큰 변화가 없었으며 오히려 삼성의 입지가 강화되는 추세다. 삼성은 2003년 30.8%의 점유율에 이어 지난 해에는 34%대로 4%포인트(P) 상승했다. 이어 삼보가 15%대로 2위를 달리고, 전 LG IBM과 주연테크·한국HP가 치열한 ‘3위’ 다툼을 벌였다. 특히 주연테크는 지난 해 4분기 8.9%로 점유율을 기록하면서 처음으로 3위에 오르는 기염을 발휘했다. 소비자 시장 공략에 발벗고 나선 한국델도 지난 해 3.8%의 점유율로 아직은 미약하지만 전년에 비해서는 2%P 점유율을 올려 눈길을 끌었다.
경기와 관계없이 노트북 수요는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지난 해 노트북은 전년 보다 1만대 정도 증가한 61만6136대가 판매됐다. 하지만 데스크톱과 달리 순위 경쟁이 뜨거웠다. 특히 삼성의 점유율이 크게 하락했다. 삼성은 지난 해 1분기 39.2%로 무려 40%대에 가까운 시장 점유율을 기록했지만 2분기 33.4%, 급기야 4분기에는 28.4%로 1분기에 비해 10%포인트(P) 가까이 떨어졌다. 연간 점유율 면에서도 33.5%로 전년에 비해 4%P 가량 하락했다. 삼성의 빈 자리는 전 LG IBM이 채웠다. LG IBM은 2003년 14%대의 점유율에서 지난 해에는 무려 6%P 가까이 성장해 20.8%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특히 지난 4분기에는 23.5%의 점유율로 삼성(28.4%)과의 격차를 사상 처음으로 한 자리 수치인 5%P 차로 줄였다. 외산 브랜드 중에서는 도시바가 2003년 8.4%에서 지난 해 12%대로 가장 크게 성장했다.
IDC 측은 “지난 해 PC시장에서 가장 큰 변화는 노트북 부문에서 삼성의 점유율이 하락한 점과 데스크톱에서 저가 마케팅을 내세운 주연테크와 델 위상이 크게 올라간 점” 이라며 “올해는 노트북 시장이 얼마나 성장하느냐, 또 삼성과 경쟁업체의 점유율이 어떻게 변할지가 관전 포인트”라고 말했다.
강병준기자@전자신문, bjk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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