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노버 세빗 2005]26번홀은 불꽃튀는 모바일 전쟁터

세계 최대의 정보통신 박람회인 ‘세빗(CeBIT(Center for Bureau, Information, Telecommunication) 2005’가 독일 하노버에서 10일(현지시각) 개막 ‘팡파르’를 울렸다.

 10일부터 16일까지 7일간 전세계 76개국 6200여 업체가 참가한 가운데 열린 이번 전시회는 예상 관람객만 50만명이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며 3000여 전세계 언론사들간 뜨거운 취재경쟁도 동시에 벌어졌다.

 ‘모바일 전쟁터, 26번 홀!’

 이번 전시회 최대의 관심 홀로 부상한 전시관이다. 이번 전시회에서 가장 주목받는 26번 전시관에는 글로벌 휴대폰 업체인 노키아 모토로라를 비롯, 한국의 간판기업 삼성전자·LG전자·팬택이 나란히 부스를 마련, 맞대결에 들어갔다.

 ◇‘3G UMTS폰, 절대강자는 없다’=메이저 휴대폰 업체들이 극도의 보안 속에 개발해 왔던 첨단 단말기를 공개하면서 3세대 UMTS폰 시장선점 경쟁의 서막이 올랐다.

 3세대 단말기 시장은 지난해까지 일본 시장에서 확고한 입지를 갖춘 NEC를 제외하고는 모토로라·LG전자가 양강 구도를 형성했다.

하지만 노키아·삼성전자 등 세계 휴대폰 업계 1위, 3위 업체들이 올 세빗을 통해 자존심 회복에 나설 예정이어서 치열한 접전이 예상된다.

 LG전자와 모토로라는 지난해 4분기 전 세계 WCDMA 휴대폰 시장에서 분기별 판매량으로 일본의 NEC를 제치고 공동으로 세계 1위 자리에 올랐다. LG전자와 모토로라는 4분기에 170만대를 공급해 21.5%의 시장점유율을 차지, 120만대의 NEC를 50만대 차로 눌렀다.

 LG전자 고위관계자는 “기존 허치슨 오렌지 텔레포니카에 이어 올 상반기 새로운 유럽 통신사업자에 단말기를 공급하면서 주도권을 지켜나가겠다”며 “지난해보다 30∼40% 가량 늘어난 WCDMA 단말기를 공급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WCDMA 시장에서 선수를 뺏긴 노키아 삼성전자는 반격을 시도했다.

 이들 기업들은 세빗 전시회를 기점으로 WCDMA 단말기를 대거 출시, 대대적인 공세에 나설 예정이다.이에 따라 3세대 UMTS 단말기 시장은 한 치 앞을 볼 수 없는 시계제로 속으로 빠져들었다. 삼성전자가 현재 협상을 진행중인 보다폰 등 유럽 10여개 통신사업자와 계약을 체결할 경우 일거에 전세 역전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고위관계자는 “최첨단 WCDMA 단말기 공급협상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며 “올 상반기 휴대폰 영업이익률도 고부가 단말기 판매비중 확대의 영향으로 15%까지 올라갈 것”이라고 자신감을 피력했다.

 팬택도 이번 세빗에 3세대 WCDMA 단말기 3모델을 최초로 공개하면서 3G 시장 공략에 고삐를 당겼다.

 이와함께 카메라폰 화소경쟁도 치열하게 전개될 전망이다. 삼성전자가 세계 처음으로 500만화소폰 개발에 이어 700만화소폰을 개발, 출품함에 따라 일본 업체들과 노키아·모토로라 등 구미업체들이 긴장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이들 업체들의 주력 상용모델은 이제야 100만화소급이다.

 ◇‘3세대를 넘어(Beyond 3G)’=이번 전시회는 3G 단말기와 함께 HSDPA폰, 손안의 TV를 불리는 T-DMB폰·DVB-H폰 등 차세대 단말기가 출시돼 가히 디지털 기술향연이라 불러도 손색이 없을 정도다.

 휴대폰을 통해 동영상을 고속으로 내려받거나 전송할 수 있는 HSDPA는 다운로 드 속도가 현재의 동기식 2.5세대 통신기술에 비해 7배, 3세대 통신기술 WCDMA에 비해서는 5배 빠른 이른바 3.5세대 통신기술로 불린다.

 삼성전자 LG전자 등 국내 기업들은 이미 상용화에 성공한 차세대 이동통신기술 HSDPA폰 시연회를 개최하면서 노키아 소니에릭슨 지멘스 등 유럽 시장의 터줏대감과 기술경쟁을 벌이면서 시장 선점에 들어갔다.

 삼성전자 고위관계자는 “예상보다 HSDPA 시대가 빨리 오고 있어 올 연말 단말기를 출시하면서 상용화에 나설 것”이라면서 “특히 시스템은 올해 안에 국내, 유럽, 중국 사업자에게 공급할 수 있도록 협의를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최근 노텔 연구소에서 HSPDA 단말기 시연에 성공한 LG전자도 3G 휴대폰 시장 선도력을 3.5세대 시장에서도 지속적으로 이어간다는 전략이다. 이에 따라 지난달 3G월드 콩그레스에서 HSPDA 기술시연을 가졌던 미국 퀄컴과 독일 지멘스가 어떤 형태의 새로운 대응카드를 내놓을 지 주목된다.

 통신방송 융합의 시대를 맞아 DMB폰 및 양방향 디지털TV 등 다양한 디지털 컨버전스 기술우위 싸움도 불꽃을 뿜을 전망이다.

 삼성전자 LG전자 등 국내 기업들은 한국 독자표준인 DMB는 물론 유럽 시장을 위한 DVB-H폰을 내놓고 현지 방송사 및 통신사와 물밑 비즈니스 협상에 돌입한다.

  서동규기자@전자신문, dkseo@ 김원석기자@전자신문, stone2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