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계, 판결에 강력히 반발나서 다시 전운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소리바다 사건 일지 P2P 파일교환 방식의 음악서비스 ‘소리바다’를 운영하면서 저작권 침해를 방조했다는 혐의로 기소된 공동 운영자 양정환씨(30) 형제에게 무죄가 선고됐다. 이에 따라 소리바다는 사업전개에 더욱 박차를 가할 수 있게 됐으나 음악계와 온라인 음악서비스 업체들이 판결에 강력히 반발하고 나서 온라인 음악 시장에 다시금 전운이 감돌고 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5부(박홍우 부장판사)는 12일 양씨 형제에 대한 항소심 선고공판에서 “소리바다를 통해 음악을 공유한 이용자들의 복제권 침해는 인정되지만 소리바다 운영자인 피고인들이 이들의 저작권 침해 행위를 방지할 적극적인 의무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현행 저작권법상 온라인서비스 제공자들은 저작권자로부터 구체적인 침해 내용을 통지받아 알게 됐을 때만 이를 방지할 의무가 있기 때문에 피해자로부터 구체적인 저작권 침해사실을 통보받았다는 증거가 없는 이상 정범(正犯)들의 복제권 침해를 방조했다는 공소사실을 인정할 수 없다는 설명이다.
소리바다 측은 “예상을 뛰어넘는 긍정적 결과”라며 “앞으로 좀 더 적극적인 마케팅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함용일 YBM서울음반 대표는 “경악을 금치 못한다. 이번 판결은 단순히 음악산업을 넘어 영화등 문화산업 전반에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며 “업계가 상의해 법률적 대응을 계속 해야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 온라인 음악서비스 업체 대표도 “이용자는 불법을 저지르고 있다고 판단하면서도 운영자에게는 무죄를 선고한 것이 이해되지 않는다”며 “소리바다는 만든 목적 자체가 음악을 불법 공유하기 위한 것이며 불법복제를 막기 위한 기술적 조치도 얼마든지 가능하다는 점을 재판부가 간과한 것 같다”고 주장했다.
업계는 이번 무죄 판결로 소리바다를 직접 제재하기가 힘들어진데다가 재판부가 판결문에서 소리바다 이용자의 죄를 언급했다는 점 때문에 향후 개별 이용자를 대상으로 하는 법적 대응이 늘어날 가능성이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같은날 열린 민사재판에서 서울고법 민사4부(재판장 박일환 부장판사)는 신촌뮤직 등 국내외 음반사 11곳이 소리바다운영자 양씨 형제를 상대로 낸 가처분 이의 소송에서 원심대로 “채무자들의 ‘소리바다’ 프로그램 운영과 소리바다를 통한 MP3 파일 다운로드 방조 행위를 중지하라”고 판결해 관심을 모았다. 그러나 소리바다 측은 “형사소송과 민사소송 결과가 달라 이해가 안 간다”면서도 “이번 민사 소송 대상이 이미 가동이 중단된 중앙서버 방식 ‘소리바다1’에 대한 것이므로 서비스 운영에는 전혀 지장이 없다”고 설명했다. 정진영기자@전자신문, jychun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