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 4분기 실적 `나홀로 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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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현지시각) 4분기 실적을 공개한 인텔이 지난 4분기에 기대이상의 실적을 거둔 데 반해 실적 발표를 앞두고 있는 AMD 등 다른 반도체업체들은 부진을 면치 못할 것으로 보인다.

 11일 인텔은 지난 4분기에 전년동기대비 10% 이상 성장한 96억달러의 매출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이는 당초 월가의 예상치인 94억달러와 인텔 추정치인 93억∼95억달러를 웃도는 수치다. 이로서 인텔은 AMD의 부상과 반도체 업체간 치열한 가격경쟁으로 위상이 약화된 것 아니냐는 그동안의 우려를 말끔히 씻었다.

 다만 순이익은 21억달러로 전년동기에 비해 2% 줄었고 주당 순이익은 33센트로 전년 동기와 같은 수치를 보였다. 인텔은 또 올 1분기에도 88억달러에서 94억달러의 매출을 달성하는 데 무리가 없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반도체 업계의 살인적인 가격경쟁은 인텔을 제외한 다른 업체들에게는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다음주 실적발표를 앞두고 있는 AMD는 11일 예정에 없던 성명서를 내고 “노어 플래시 메모리 시장의 경쟁과 도전 심화로 4분기 매출 둔화와 영업 손실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AMD는 CPU 시장에서 선전하고 있지만 메모리 분야에서 인텔과의 가격전쟁으로 적잖은 영향을 받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4분기 실적 부진 우려 발표로 인해 11일(현지시각) AMD의 주가는 20% 이상 폭락했다.

 아울러 유럽을 대표하는 반도체 업체로, 프랑스와 이탈리아의 합작 반도체 회사인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 또한 반도체 가격 경쟁과 약달러 추세로 인해 자사의 4분기 실적이 악화될 것이라고 경고하는 등 인텔을 제외한 반도체업체들의 실적 악화 우려의 목소리가 점점 더 커지고 있다.

 이와 관련, 프린스톤 테크 리서치의 한 애널리스트는 “노어 플래시 메모리시장에서 AMD의 시장 점유율이 감소될 것으로 보인다”며 “인텔에 의해 유발된 극한 가격경쟁은 앞으로도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또 리차드 윈저 노무라 커뮤니케이션 이퀴프먼트 애널리스트는 “핵심부품을 더욱 싼 값에 공급받을 수 있기 때문에 반도체 업계의 가격경쟁은 삼성이나 모토로라와 같은 휴대폰 공급업체들에는 오히려 긍정적인 뉴스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규태기자@전자신문, kt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