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비트 전용 서버 `역사속으로`

 내년 초 제온 칩 기반의 인텔 아키텍처(IA) 서버 공급이 중단됨에 따라 사실상 32비트 전용 서버 시대가 막을 내리게 됐다.

 한국HP·한국IBM·델인터내셔널(한국델) 등 주요 서버 공급업체는 내년 1월부터 CPU 1∼2개가 장착되는 1웨이·2웨이 제온 서버의 경우 기존 32비트 전용 서버(칩세트명 프레스토니아) 제품 공급을 중단키로 했다. 대신 후속 모델인 EM64T 기술을 탑재한 노코나 서버로 제품 공급 라인을 완전히 전환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소형 서버(x86) 시장에서 32비트 전용 서버는 사라지고 32비트와 64비트 플랫폼을 동시에 사용할 수 있는 인텔 계열의 노코나와 AMD의 옵테론이 시장을 나눠 갖게 된다.

 ◇주요 서버 업체 중단 계획 통보=한국HP와 한국IBM은 제온 서버 공급 중단 계획 등을 총판업체와 파트너사에 이미 통보했거나 통보할 예정이다. 한국델은 제품 공급처를 이미 95% 이상 노코나 서버로 전환했으며, 내년 초에는 노코나 서버 비율이 100%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했다.

 디지털헨지·나노베이커뮤니케이션·이슬림코리아·밴텍디지털 등 인텔 서버 채널사와 대만계 서버 공급업체들은 고객 수요와 재고 물량 등을 고려해 내년 상반기까지는 기존 제온 서버와 노코나 서버 모두 공급할 계획이다.

 이 같은 추세라면 기존 32비트 전용 제온 서버는 현재 각 서버 공급업체가 보유하고 있는 재고 물량이 소진되면 공급이 중단될 전망이다. 다만 기존 고객사를 위한 서비스는 계속할 예정이다.

 한국HP의 관계자는 기존 32비트 전용제품의 공급 중단과 관련해 “고객 수요와 물량 공급 등을 종합 고려해 제품 라인을 노코나 서버로 전환하지만, 기존 32비트 전용 제온 서버 구매 고객에 대한 투자 보호 및 서비스는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인텔 로드맵과 긴밀한 연계=이 같은 서버 업체의 움직임은 인텔의 칩 로드맵과 관계가 있다. 인텔이 32비트 전용 프로세서인 프레스토니아의 공급 물량은 줄여나가고 32비트와 64비트를 모두 지원하는 노코나 물량을 늘리고 있기 때문이다.

 대형 서버 업체들이 노코나 서버로 돌아선 것은 인텔이 내년 3월 이후 프레스토니아 생산량을 크게 줄일 것이기 때문이라는 게 업계 관측이다.

 ◇AMD 옵테론의 장점 줄어들 듯=인텔 제온 서버가 빠르게 노코나 서버로 옮겨감에 따라 AMD 옵테론 서버의 차별성은 위협받을 가능성이 커졌다. AMD는 옵테론이 32비트와 64비트를 동시 지원하는 서버라는 점을 강점으로 내세워 엔터프라이즈 시장 진입에 성공했다. 더욱이 국내에서 범용 칩 기반의 컴퓨팅 시장이 아직까지는 32비트 중심으로 형성돼 있어 옵테론의 이 같은 강점은 서버 시장에 먼저 진입한 인텔을 AMD가 따라 잡을 수 있는 여지를 제공했다.

 하지만 인텔 진영이 소형 서버의 주력 제품을 노코나 서버로 내세우는 상황이고 보면 AMD의 옵테론이 갖고 있는 이점의 상당 부분이 감소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AMD 측은 “AMD는 32비트와 64비트를 동시에 지원하는 전략이 x86의 대세임을 정확하게 예측했고 인텔도 따라왔다”면서 “AMD는 1년6개월 전 옵테론 서버를 내놓아 노코나보다 오랜 검증기간을 거쳤으며 4웨이, 8웨이를 지원하는 칩세트도 내놓은 상태”라고 설명했다. 이 부문에서만큼은 AMD가 인텔을 앞섰다는 주장이다.

 ◇64비트 컴퓨팅 확산의 관건은 애플리케이션=업계 전문가들은 “이제 하드웨어는 64비트가 대세로 굳어진 만큼 64비트 운용체계(OS)와 애플리케이션이 얼마나 빨리 나오느냐가 진정한 64비트 시대를 여는 핵심 열쇠가 될 것”으로 진단하고 있다.

 현재 범용 칩을 기반으로 한 서버에서 사용할 수 있는 64비트 OS는 수세, 레드햇 등의 리눅스 제품과 선의 솔라리스 제품이 나와 있는 상태.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서버2003도 64비트를 지원하지만, 윈도 플랫폼의 DBMS와 개발 툴 등이 미진한 상황이다. DBMS의 경우 내년 5월 64비트를 지원하는 SQL2005 버전이 출시될 예정이다.

 한국마이크로소프트 관계자는 “진정한 64비트 시대에 진입하기 위해서는 OS·DBMS·개발자 프로그램 등 세 가지가 갖춰져야 한다”며 “마이크로소프트가 5월에는 DBMS를, 9월에는 개발자용 비주얼 스튜디오닷넷2005 버전을 내놓을 예정이어서 9월부터는 본격적으로 윈도 기반의 64비트 컴퓨팅 시대가 개막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영하기자@전자신문 류현정기자@전자신문, yhpark@etnews.co.kr dreamshot@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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