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디지털 제품 생산의 중심지가 되고 외국계 반도체 업체들의 주요 시장으로 부각되면서 이들의 활동도 점차 활발해지면서 비메모리 반도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많은 외국계 반도체 업체들이 국내에 연구개발(R&D)센터를 설립했으며 국내 기업들과 제휴·협력을 맺고 있다. 이에 비해 국내 비메모리 반도체산업은 걸음마를 시작한 정도여서 아직 갈 길이 멀다. 국내 업체는 국내에서 활동중인 유수 반도체 업체들의 전략과 움직임을 예의 주시하면서 이들을 ‘벤치마크’ 해야 한다는 지적이 있다. 국내에서 지사를 두고 활발히 활동하는 외국계 반도체 업체들의 지사장 및 대표를 만나 본사의 전략과 주력 품목에 대해서 듣고 이를 소개한다. <편집자주>
<텍사스인스트루먼트(TI)코리아 손영석 사장>
“여러 개를 잘하려면 이류가 되기 쉽습니다. 텍사스인스트루먼트(TI)는 10년 전 메모리 사업을 정리하고 디지털 부분에 집중, 현재와 같이 비메모리 전문 반도체 회사가 될 수 있었습니다.”
손영석 TI코리아 사장(50)는 반세기가 넘는 TI 역사 중 최근 10년을 중요한 시점으로 꼽았다. 위기 상황에서 급격한 변동을 겪으면서 체질 개선에 성공, 외풍에도 크게 흔들리지 않는 세계 수위권 반도체 회사로 다시 올라섰기 때문이다.
“TI는 지난 10년 전을 반성하면서 시행착오를 줄여나갔습니다. 앞으로 10년도 특별한 변동이 없으면 현재와 같은 모습으로 계속 갈 것입니다.” TI는 디지털신호처리(DSP)라는 부분을 사실상 만들고 주도하면서 DSP를 중심에 두면서 애플리케이션을 확장해왔다. DSP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디지털 사회가 도래, 물만난 고기처럼 활동을 했다. 불필요한 부분은 과감하게 정리하고, 강점을 보유한 분야를 중심으로 다시 영역을 넓히는 전략을 구사했다.
손사장은 “TI가 선두를 차지하고 있는 분야에 TI의 에너지와 자원을 집중시키기 위한 작업을 마쳤으며, 이러한 지위를 지속적으로 유지할 뿐만 아니라 이를 더욱더 강화할 수 있는 충분한 역량을 갖췄다”고 강조했다.
TI는 디지털 시대의 ‘적자’ 자격을 갖추고 DSP로 시장의 기준을 제시하는 기업이지만 체질 개선작업을 멈추지 않고 계속하고 있다. 지금도 DSP 연관 분야에서 새로운 회사를 공격적으로 인수하는 등 변신에 변신을 거듭하고 있다는 그는 “디지털시대가 가속될수록 아날로그 분야가 커집니다. TI는 DSP와 함께 아날로그 반도체 부분을 강화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손사장은 TI가 DSP를 중심으로 아날로그 분야로 넓히는 것이 무분별한 다각화가 아님을 강조했다. 디지털 시대에 전체 솔루션을 함께 제공하기 위해서라는 것. 결국 DSP 등 디지털 전략을 위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우리나라도 모든 분야를 잘하려고 하기 보다는 우리가 잘하는 2∼3개 분야를 정해서 해야합니다. 디지털TV쪽만 잡아도 상당히 많습니다. DTV 등 잘할 수 있는 분야를 선정해서 그 분야의 핵심 기술을 확보하는 등 집중적으로 육성을 해야합니다.” TI가 자사가 잘할 수 있는 디지털 부분을 강화하고 발전시켰듯이 우리나라도 같은 전략이 필요하다고 손사장은 지적했다.
손사장은 “특히 대기업과 팹리스 벤처 기업이 상호 윈윈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야 하며, 세트 업체와 칩 업체간의 긴밀한 협력 관계 구축이 성공의 열쇠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김규태기자@전자신문, star@
TI는 지난 58년 세계 최초로 집적회로(IC)를 개발하면서 반도체 사업에 진출했다. 지난 90년대 중반까지 방위산업, 프린터, 통신, 소프트웨어, 노트북 등 종합 전자회사로서 14개 분야에 걸린 사업을 전개했으나, 지난 95년 사업영역을 4개 분야로 대폭 축소하면서 오늘날과 같은 반도체 및 부품 전문회사로 변신했다.
이후 무선 및 모바일 인터넷 혁명을 지원해 온 신호처리용 반도체 제조에 중점을 두는 기업체제로 전환하기 시작했다. TI는 디지털신호처리프로세서(DSP) 분야의 시장을 만들고 조정해가는 주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으며 전세계 5만여명의 TI 고객들이 DSP를 소비하고 있다. DSP는 자동차, 통신, 컴퓨터, 가전, 사무기기 및 모터 제어업계 등의 다양한 영역에서 사용되고 있다.
휴대폰이나 디지털 카메라처럼 DSP를 이용하는 디지털 제품에서 ‘현실세계’의 신호인 음성이나 빛을 아날로그 칩을 통해 디지털 신호로 변화된다. DSP는 이러한 디지털 신호를 즉시 압축하고 처리해 신호를 바꾸고 향상시킨다. 이 신호는 다시 아날로그 칩을 거쳐 소비자들이 듣고 보게 된다. 즉, TI의 전력품목인 DSP는 디지털 제품의 뇌 역할을 하는 것이며, 디지털 기기에는 빠져서는 안되는 장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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