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가 시끄럽다. 주 중에는 점심시간에나 식사하러 몰려나오는 ‘증권맨’들로 북적대던 여의도에서, 평일 대낮에 북소리가 들리고 구호 소리가 넘쳐난다.
누구를 위해서 이토록 시끄러울까. 모 CF에서처럼 고객을 위해 시끄러우면 좋으련만 그렇지는 않은 듯하다.
연말로 예정된 유가증권거래소·선물거래소·코스닥시장·코스닥위원회 등 증시 관련 유관기관의 통합을 앞두고 저마다 자신의 목소리를 뿜어내느라 여의도가 시끄럽다. 연초에는 각 통합대상 기관 간에 지분 경쟁으로 혼란스럽더니 최근에는 통합거래소 초대 이사장 자리를 놓고 소란스럽다.
선물거래소와 코스닥위원회 노동조합이 손을 잡자, 증권거래소와 코스닥 노조가 뜻을 같이하고 저마다 ‘공정 인사’라는 대의를 내세우며 성명서를 잇달아 발표하고 있다. 아무리 ‘차관급’에 해당하는 중요한 자리라고 하지만 이제 막 공모 신청서 접수를 마친 상황치고는 너무 혼란스럽다.
벌써 모 전직 정부 관료가 내정됐다느니, 통합거래소가 있는 부산 지역의 정서를 고려해 선임될 것이라느니 하는 소문이 나돌고 있다. 최근 노조의 활발한(?) 활동도 특정 인사를 지지하기 위한 것이라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물론 초대 이사장이 한국 주식시장의 새로운 역사를 책임지는 자리인 만큼 공정한 절차를 통해 선임하는 것은 중요하다. 하지만 연초부터 본격화된 시장 통합 과정에서 ‘투자자’라는 가장 중요한 자리에 대한 논의가 없었던 것이 아쉽다. 재정경제부와 4개 기관이 밥그릇 싸움에 매달리는 사이 시장 통합 후 새로운 환경에서 주식투자를 해야 하는 투자자들에 대한 배려는 보이지 않는다.
그뿐만 아니다. 으레 다수의 조직이 통합되면 따라오는 IT 통합에 따른 비용절감은 아예 논외다. 시장이 통합돼도 당분간 4대 주식시장의 IT시스템은 별도로 돌아갈 전망이다.
혹자는 일단 가장 어려운 조직 통합작업만 완료되면 다른 부분은 쉽게 마무리지을 수 있을 것이라고 하지만 순서가 뒤바뀌었다는 생각이 기자의 뇌리에서 떠나질 않는다. 여러가지 복합적 변수가 증권가를 떠돌고 있지만 한번쯤은 주변을 둘러봐야 할 시점이 아닐까. 이호준기자@전자신문, newlev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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