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1000원대 진입 파장과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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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7년여 만에 달러당 원화 환율이 1000원대에 진입한 15일, 명동 외환은행의 외환딜러가 환율그래프를 심각한 표정으로 지켜보고 있다.

환율이 1100원선 마저 깨졌다. 환율 급락은 그나마 수출로 경기부진을 타개해 온 우리 경제에 엄청난 타격을 예고하고 있다.

◇수출업계 비상경영 돌입= 중소업계는 이미 환율로 인한 수출피해로 생존의 기로에 선 업체들이 급증하는 가운데 원달러 환율 1100원대에 대비해 달러약세에 대비해 온 대기업들조차 경악을 금치 못하고 있다. 이들은 경영계획을 긴급 수정하고 환리스크 대책을 강화하는 등 채산성 악화를 막기 위한 대책 수립에 골몰하고 있다.

수출의 간판주자인 삼성그룹·LG그룹조차도 환율이 당초 예상 외로 1100아래로 떨어지자 심각한 우려 속에 내년도 경영계획 수정에 나섰다.

삼성전자는 반도체와 휴대전화·프리미엄 가전의 상당 부분을 국내에서 생산하는 만큼 만만치 않은 환율급락의 영향을 예상하면서 비상대책 마련에 나섰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본사 차원의 목표를 설정해 특정 외환에 대한 비중을 높이는 계획은 전혀 없으며 다만 사업부 수출 담당자별로 강세 통화로 결제를 하려는 노력을 통해 자연스럽게 늘어나는 것이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LG도 금융팀, LG경제연구원, 은행 관계자 등 사내외 전문가들로 구성된 금융관리위원회를 중심으로 유로화 결제비율 확대, 외화예금·매출채권 축소, 외화수입 시기 조정 등 환리스크 대책을 대폭 강화했다. 권영수 LG전자 최고재무책임자(CFO)도 “경영계획상 환율을 달러당 1110원으로 잡았으며 내년에는 좀더 낮춰 잡아야 할 것 같다”면서 “원화절상으로 수출채산성 악화가 있을 수 있어 보수적인 경영 계획을 수립할 것”이라고 밝혔다.

◇환율 왜 급락하나= 원달러 환율의 급락은 넘쳐나는 달러 물량도 원인이지만 달러약세 요인이 최대 요인이다. 환율이 급락한 것은 엄청난 달러 물량이 쌓여있기 때문으로 지난주 외환당국의 강한 개입으로 잠시 하락세가 멈췄으나 더 이상 약발이 통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날 오전 엔달러 환율은 105엔 초반까지 떨어져 시장의 분위기는 엔달러 환율이 계속 하락하는 한 원달러 환율의 반등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이 시장의 분위기다.

국책은행의 한 관계자는 “당국이 개입할 여력조차 많지 않다는 게 문제”라면서 “1080원까지도 밀릴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민은행의 한 관계자도 “궁극적으로는 1050원∼1070원까지 떨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전망했다.

◇정부 대책= 산업자원부는 최근 환율 급락이 국내 수출 업체들에게 큰 부담이 될 것으로 보고 여러 대책을 검토하고 있다. 우선 지난 2000년에 도입한 수출환 변동보험제도를 통해 환 리스크에 노출된 국내 중소기업들이 이를 통해 환 헤지 등 환 차손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산자부 측은 “환율 상승에 대한 기대감으로 수출환 변동 보험제도를 적극 이용하지 않은 중소기업이 이를 적극 이용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락세 대응책은= 전문가들은 조정기를 거치겠지만 하락세가 유지될 것으로 보고 이에 대한 업계와 정부의 철저한 대비를 당부했다. 삼성경제연구소 정영식 수석연구원은 “수출업체들은 채산성 악화를 피하기 힘들 것”이라며 “장기적으로 수출경쟁력을 높여야겠지만 단기적으로는 유로화와 엔화 등 강세 통화로 거래를 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LG경제연구원 신민영 연구위원도 “소비 심리가 급격하게 얼어붙으면서 위축된 내수가 더욱 위축될 수 있다”며 “기업들은 경쟁력 강화 대책을 찾고 정부도 특단의 조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문정·김준배기자@전자신문, mjjoo·joo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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