셋톱박스·MP3P 수출 `비상령`

국내 셋톱박스 및 MP3P업체들에 특허료 지불을 요구해온 미국 시스벨이 최근 현지 유통업체들에까지 공세를 취하고 있어 비상이 걸렸다.

 시스벨은 MPEG1 관련 특허 풀을 갖고 이를 관리 대행하는 회사로 국내 셋톱박스 및 MP3P가 해외에서 각광을 받자 특허료를 요구해 왔다.

 1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이탈리아 시스벨은 국내 셋톱박스 및 MP3P를 현지에 판매하는 유통업체들에 특허계약이 돼 있지 않은 제품 판매에 대해 책임을 물도록 요구하는 공문을 발송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한 관계자는 “시스벨에서 해외 딜러에게 셋톱박스 대당 10달러를 지불하라는 내용의 공문을 보내고 특허문제를 해결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최근 환율로 가격경쟁력이 악화되고 있는 국내업체들은 유통망까지 위협받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 한 관계자는 “유럽의 현지 유통업체들이 ‘특허 리스크’를 들어 취급을 기피하거나 납품가를 인하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고 위기감을 지적했다.

 이처럼 시스벨이 직간접적인 실력행사에 나섬에 따라 국내 업계에서는 비상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셋톱박스 전문회사인 A사는 내년 초쯤 시스벨과 계약하기로 하고 협상중이며, MP3P 전문회사인 B사도 막바지 협상을 벌이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언제까지 특허공세를 피할 수는 없겠지만, ‘부르는 게 값’인 시스벨의 무리한 요구도 문제”라며 “주 수출 시장이 유럽과 미국인 상황에서 시스벨의 특허공세는 국내 수출신장에 제동을 걸 수 있는 만큼 합법적인 테두리 안에서 공동으로 정보를 공유하며 대응할 수 있는 체계가 마련돼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정은아기자@전자신문, eaj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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