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MD·차터드, 고성능 칩 제조 계약 체결

 AMD가 자사 최고 성능 마이크로프로세서의 제조를 싱가포르 차터드세미컨덕터에 맡겼다. 이는 세계 최대 칩 업체인 인텔의 제조 우위를 떨어뜨리기 위한 복안으로 해석된다.

 차터드는 이에 따라 AMD칩 계약 제조업체로서 오는 2006년부터 자사 싱가포르 300㎜ 공장에서 ‘AMD 애슐론 64’와 ‘옵테론’ 마이크로프로세서를 생산할 예정이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서니베일에 본사를 둔 AMD는 자사 칩 수요가 급증하게 되면 차터드를 이용해 신속하게 칩을 증산할 수 있게 된다. 수요가 줄어들면 AMD는 자사 소유 공장에 대한 증설 투자를 연기하고 차터드를 이용해 필요한 만큼 칩을 생산할 수 있게 된다.

 AMD 데이비드 베넷 전략장비 기술제휴 이사는 “이렇게 하면 생산에 신축성이 생겨 30억 달러 공장을 추가로 건설할 필요가 없어진다”고 강조했다.

 AMD는 IBM과는 제조기술 제휴를 체결해 왔으나 자사 고성능 칩의 제조를 그동안 이른바 ‘파운드리’ 업체들에게 맡기는 것을 꺼려왔다. 베넷 이사는 이에 대해 차터드도 IBM 기술의 사용 허가를 받았기 때문에 차터드 공장을 AMD칩 제조에 맞게 개조하기 더 쉽다고 설명했다.

 머큐리리서치의 딘 매캐론 분석가는 이번 계약을 통해 AMD는 자체 공장 건설과 관련된 금융 위험을 부담하지 않고 인텔로부터 시장 점유율을 뺏을 수 있는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매캐론 분석가에 따르면 AMD의 지난 3분기 PC 마이크로프로세서 시장 점유율은 15.8%로 인텔의 81.9%에 비해 작은 편이다. 하지만 AMD의 이 수치는 2분기와 1년 전에 비해 약간 좋아진 것이다.

 이 회사가 인텔의 펜티엄4 칩을 상대로 시장 점유율을 늘릴 수 있었던 것은 애슐론 64와 옵테론 칩의 매출 호조 덕이었다. AMD는 그래도 아직 15억 달러의 장기부채를 안고 있다.

 AMD는 내년에 독일 드레스덴에 준공 예정인 자사 첫 300㎜ 공장 ‘팹 36’을 짓기 위해 25억 ∼ 30억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다. 300㎜ 공장은 칩을 만드는 데 사용되는 실리콘 웨이퍼가 비교적 큰 편이기 때문에 구식 공장에 비해 제조 원가가 낮고 생산 능력이 큰 장점을 갖고 있다. 인텔은 300㎜ 공장을 이미 네 군데 보유하고 있고 추가로 2개 공장이 현재 건설중이다.

 차터드는 이번 거래로 AMD 칩 제조 핵심 노하우에 접근할 수 있게 됐다. AMD의 톰 손더만 자동화 정밀제조 이사는 자사의 칩 생산 자동화 기술을 차터드에 제한적으로 사용허가를 내줄 것이라고 밝혔다.

 차터드는 AMD가 라이센스를 내준 기술을 AMD 칩 제조를 위해 사용할 수 있지만 AMD와 경쟁 관계에 있는 기업의 칩을 제조하는 데 사용할 수는 없다. AMD가 추가 제조 능력이 과연 필요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애쇽 쿠마 분석가는 “만약 PC 시장이 예상대로 한자리 성장을 한다면 AMD는 자사 생산능력 전부도 필요로 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제이 안 기자 jayahn@ibiztod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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