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 유럽 3G폰 공략 톱 매니저가 나섰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3G WCDMA폰 시장서 전면전을 벌일 전망이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정보통신총괄 이기태 사장은 이미 LG전자와 400만대 가량의 3G폰 공급계약을 맺고 제품을 공급중인 유럽 이동통신사업자인 허치슨의 캐닝 폭(Canning Fok) 사장과 영국 런던에서 12일 만나 3G폰 공급과 관련된 논의를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런던을 방문중인 LG전자의 김쌍수 부회장 또한 허치슨의 캐닝 폭 사장을 만나 양사간 내년 3G폰 추가 공급에 대한 협의를 벌인 것으로 확인됐다. 두 회사 톱 매니저가 약간의 시차를 두고 같은 날 허치슨 사장을 만나는 것은 이례적이다.

 이에 따라 3G WCDMA 서비스 경쟁에 들어간 유럽시장을 놓고 우리나라 삼성전자·LG전자의 톱 매니저가 직접 나서면서 두 회사간 세계 3G폰 시장 주도권 경쟁이 조기에 표면화됐다.

 삼성전자 이기태 사장은 이날 허치슨측과 만나 3G폰 공급 관련 논의를 벌였으며, 상호 협력 방안을 심도있게 주고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측은 “이 사장이 해외 출장중 여러 고객사 CEO 미팅을 갖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해 사실상 허치슨측 미팅 사실을 시인했다. 삼성전자는 이미 유럽 최대 이동통신사업자인 보다폰과 초기 물량 공급에 대한 협의를 마친 상태다. 따라서 LG의 파트너이자 최근 들어 이탈리아와 유럽·홍콩 등지의 3G폰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허치슨과의 만남은 그 자체만으로도 파장이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허치슨 마케팅 책임자인 에도아르도 베르두치는 “삼성측 CEO와 허치슨이 접촉을 가진 것은 사실”이라고 시인하면서도 “하지만 서비스사업자와 제조업체의 만남은 멀티밴더 전략의 일환이며, 아직 아무 것도 정해진 게 없다”고 의미를 축소했다. 그는 이어 “LG전자와는 내년에도 올해와 같은 협력관계를 유지할 것”이라고 말해 사실상 추가 물량 공급과 관련 모종의 협의가 있었음을 시사했다.

 하지만 허치슨측은 내년 이후 삼성측과도 비즈니스를 고려하고 있다고 말해 자칫 두 회사간 가격경쟁으로 비화돼 제살깎기식 경쟁이 재연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LG전자의 김쌍수 부회장도 이날 런던에서 캐닝 폭 사장을 만났다. 김 부회장은 이 자리서 그동안의 협력관계를 공고히 하고 내년 공급물량과 이후 협력 방안에 대해 심도 있는 논의를 벌인 것으로 전해졌다. LG전자 관계자는 “김 부회장이 캐닝 폭 사장과 만나 향후 협력 방안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해 사실상 내년 공급 물량과 관련 협의를 벌인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업계의 한 전문가는 “두 회사가 이익률이 높은 하이엔드 3G폰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는 점에서는 바람직한 현상”이라면서도 “하지만 연말께 세계 3G폰 1위가 확실시 되는 LG전자와 이를 뒤집기 위한 삼성전자간 경쟁이 격화되면서 자칫 가격전으로 치달을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우려감을 표했다.

  박승정기자@전자신문, sj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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