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해외 전략시장을 가다](5)베트남

전체 인구 8200만명의 베트남은 우리나라 70년대를 연상케하는 동남아시아의 미개발 국가다. GDP도 태국·필리핀·인도네시아 등 타 동남아시아 국가에 비하면 현저히 낮은 수준이다.

전체 유무선 통신가입자도 1000만을 넘지 않는 통신 시장의 불모지에 다름없다. 유선전화 가입자가 약 500만 정도고 이동통신 가입자가 약 420만에 달해 유선전화보다 이동통신이 더 급격하게 발전하고 있다.

전 국민이 스쿠터를 몰고 다니는 베트남은 전화 보급률보다 스쿠터 보급률이 훨씬 높다. 이러한 베트남에 최근 변화의 바람이 거세게 분다. 스쿠터 천국인 베트남 남부의 호치민에서는 정부의 환경보호 규제 정책에 따라 스쿠터 대리점들이 문을 닫고 국내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휴대전화 대리점으로 변신중이다.

베트남에서는 국영기업인 이동통신업체 비나폰과 모비폰이 GSM 방식으로 시장을 선점, 현재 1·2위를 달리고 있다. GSM의 특성상 국내와 달리 이동통신 대리점은 볼 수가 없고 휴대전화 단말기 업체들이 대리점이나 가전 양판점을 통해 휴대전화를 개통해 왔다. 그러나 최근 이동통신 대리점이 급격히 증가하는 이유는 CDMA 방식의 휴대전환인 ‘S폰(S-Fone)’이 등장하면서부터다.

지난해 7월 CDMA 방식의 S폰이 상용서비스를 시작하면서 S폰 대리점들이 속속 등장했다. 특히 기존 스쿠터 판매점들이 S폰 대리점으로 업종을 변경하면서 가입자도 크게 증가했다.

S폰은 국내 최대의 이동통신사업자인 SK텔레콤이 이동통신 서비스를 해외에 런칭한 최초의 사례여서 특별한 의미가 있다. 통신서비스와 같은 서비스 운영사업의 해외진출은 관련 산업인 중계기·교환기·단말기 등의 수출에까지 파급효과를 가져온다. 실제로 S폰 대리점에서 에니콜·싸이언·스카이 등의 휴대폰을 직접 판매한다.

S폰은 SK텔레콤과 LG전자·동아일렉콤 등이 합자 설립한 베트남 현지법인인 SLD텔레콤이 서비스하는 이동통신 서비스 이름으로 상용서비스 1년 2개월만인 지난 9월 10만 가입자 유치를 달성했다.

베트남은 이동통신 보급률이 전체인구의 5.1%로 420만 명에 불과해 제3의 후발사업자인 S폰이 1년 2개월만에 10만 가입자를 돌파한 것은 괄목할만한 성과다.

전체 인구 8200만명인 베트남은 유선전화 가입자도 약 500만 정도로 열악하다.

SK텔레콤은 경쟁이 치열한 국내 이동통신시장에서의 경험을 현지에서 그대로 살렸다. 국영기업인 1·2위 업체들이 할 수 없는 공격적인 마케팅과 CDMA만이 가능한 각종 부가 서비스를 통해 베트남 20∼30대에게 다가갔다.

10초 단위 과금, 컬러링 서비스, 단말기 할부제 및 대여폰 등이 베트남에서 S폰이 처음 선보인 마케팅과 서비들이다.

SLD텔레콤에 이동통신 중계기와 교환기를 공급중인 LG전자의 박원규 베트남 정보통신 총괄 지사장은 “휴대폰·TV 등 단일 제품의 해외수출과 달리 서비스 운영업의 해외 진출은 또 다른 의미가 있다”며, “서비스 운영업이 해외에 진출할 경우 LG전자와 같은 국내의 다양한 관련 산업군이 동시에 해외 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고 말했다.

유병수기자@전자신문, bjorn@

◆인터뷰-SLD텔레콤 정대현 사장(SK텔레콤 글로벌 사업본부 상무)

“후발사업자지만 베트남 이동통신 시장을 변화하는 주인공이라는 데 큰 보람을 느낍니다.”

국내 최대 이동통신사업자인 SK텔레콤의 첫 해외진출 성공사례로 꼽히는 베트남의 SLD텔레콤의 대표를 맡고 있는 정대현 사장은 S폰이 지난 9월 상용서비스 1년 2개월만에 10만 가입자를 유치하기까지 베트남 이동통신 시장에 큰 변화를 몰고 왔다고 말했다.

정 사장은 정부의 규제와 1·2위 사업자의 견제가 가장 견디기 힘들었고, 이제는 선발사업자들이 S폰의 각종 마케팅과 서비스를 쫓아오는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정 사장은 “분당 과금이 유일했던 베트남에 S폰이 처음으로 10초당 과금을 실시했고, 이제는 선발사업자들까지 30초당 과금을 시행하기 시작했다”며, “S폰의 상용서비스 이후 베트남에서 경쟁사업 구도가 형성됐고 가입자들이 경쟁 구도의 많은 혜택을 보고 있다”고 말했다.

SLD텔레콤은 아직 초기 시장진입 단계지만, 2006년 그동안의 투자를 회수하고 단기 BEP를 달성을 예상하고 있다.

“현재는 기지국 증설이 가장 절실합니다. 아직 서비스가 미치지 않는 지역이 많이 있어 가입자들이 S폰 가입을 망설이고 있지만, 기지국만 증설되면 결국에는 CDMA 방식의 우수성으로 베트남 시장을 장악하리라 전망합니다.

정 사장은 우리나라에서 선발사업자로서 늘 선두만 유지하다가 베트남에서 후발사업자로 시장에 진입하면서 어려움을 깨닫게 됐다고 밝혔다.

S폰은 현재 전국 105개의 기지국을 확보했다. 경쟁사들이 약 1000여개를 보유하고 있는 것에 비하면 극히 작은 수이지만, S폰은 기지국 약 600여개로 충분하다고 예상한다. SLD텔레콤은 2006년까지 600여개로 기지국을 증설할 계획이다.

정 사장은 “SK텔레콤이 인도에서 무선호출기 시장 진출을 추진했지만 실패했고, 태국에서는 IMF의 영향으로 실패한 경험이 있다”며, “베트남에서는 성공적인 출발을 거둔 만큼 통시 서비스 해외 진출의 이정표를 세우고 싶다”고 밝혔다.

정 사장은 통신서비스와 같은 서비스 운영사업이 해외에 진출해야 시스템, 각종 장비, 단말기 등의 단품 수출 효과까지 누릴 수 있다고 말했다.

유병수기자@전자신문, bjorn@

◆인터뷰-S폰 대리점인 안뚜의 부반훙 사장

스쿠터 대리점 사업을 접고 지난 1월 S폰 대리점 안뚜를 개장한 부반훙 사장은 월 평균 1000여명의 가입자를 유치하며 베트남내 최고 가입자 유치 성적을 올리고 있다.

부반훙 사장은 “아직 사업을 시작한지 얼마되지 않아 스쿠터 대리점 사업때보다 수익이 월등히 낮다”면서도, “CDMA은 베트남에서 신 시장으로 앞으로 사업 전망이 매우 좋다”고 말했다.

부반훙 사장이 운영하는 안뚜 대리점은 현재 S폰 대리점 중 가입자 유치성적이 가장 우수해 SLD텔레콤이 각별한 관심을 쏟고 있다. 특히 부반훙 사장은 스쿠터 대리점 사업을 하며 알던 고객들이 많아 타 대리점보다 유리한 사업수단을 지녔다.

월 최고인 1400여명의 가입자까지 유치한 부반훙 사장은 원활한 CDMA 단말기 공급과 커버리지 확대를 위한 기지국 증설만 이뤄지면, S폰의 전망은 상당히 밝다고 자신했다.

부반훙사장은 CDMA가 잘 끊어지는 단점이 있지만, 통화품질이 GSM보다 현격히 뛰어나다고 밝힌다.

부반훙 사장은 S폰 가입자들이 계속 증가하고 있지만, 단말기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해 가장 불만이다.

베트남 시장에서는 삼성전자의 휴대폰이 가장 큰 인기지만 공급이 많지 않다. 삼성전자의 GSM폰은 공급이 많지만, CDMA폰은 공급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 아직 큰 시장이 형성되지 않은 점도 있고, 우리나라로부터 수입되는 중고폰의 현지어 작업도 더딘 것도 큰 이유다.

부반훙 사장은 “CDAM폰에 대한 고객의 요구가 빗발치고 있다”며, “특히 삼성전자와 노키아 제품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 현재 제품 공급만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S폰의 가입자가 증가할 수록 국내 이동전화 단말기의 베트남 수출도 자연스럽게 증가하는 이유를 부반훙 사장이 직접 증명했다.

유병수기자@전자신문, bjor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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