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통신 네트워크 강국, 코리아’의 위상을 한 단계 높이고 중견중소(SMB) 기업 정보화를 위한 최적의 대안으로 부상한 애플리케이션임대서비스(ASP). 이른바 ‘IT 렌털(빌려쓰는)’ 산업을 이끌고 있는 ASP가 그간의 부침을 딛고 일어서 새로운 도약기를 맞고 있다.

지난 3년간 기업정보화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서 가능성을 확인한 ASP가 또 한차례 껍데기를 벗고 어떤 모습의 성체로 진화해 나갈 지 주목되는 시점이다.

◇기업정보화의 변곡점=ASP는 그동안 제기돼 왔던 투자대비효과(ROI)와 보안성 등에 대한 일반의 의구심과 소유의식 지향성을 극복하고 전사적자원관리(ERP) 등 기간 애플리케이션 분야에서 다양한 업종별 특화 서비스로 규모와 시장을 확장해 왔다. 대상 업종도 안경점·미용실 등을 겨냥한 생활 밀착형 자영업에서 중국 등 해외시장으로까지 지사를 확보하고 있는 중견 제조 업체들로 다양화되고 있다.

정부의 추진사업도 과거 3년 동안 진행된 소기업네트워크사업과 업종별 ASP시범사업을 거쳐 이제 2008년을 목표로 한 ‘100만 중소기업정보화’로 내달리고 있다. 세계적인 네트워크 인프라를 바탕으로 웹서비스 등 최신 정보기술을 결합, 중기 정보화의 수준을 업그레이드하고 나아가 세계시장 공략을 위한 초석을 다지겠다는 정부와 관련 업계의 자신감을 반영한 것이다.

특히 지난 5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들로부터 국내 중기 정보화 사업에 대한 높은 관심을 이끌어낸 데 이어 최근 유럽연합(EU)에서도 벤치마킹 모델로 조명받기 시작하면서 더욱 탄력을 받고 있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ASP를 핵심으로 한 IT렌털 산업은 지난해 1000억 원 시장을 돌파한 데 이어 올해 2000억 원을 내다보고 있으며 2008년에는 1조 원이 넘으며 600% 이상의 비약적인 성장을 준비하고 있다. 기업의 생산성 향상효과도 IDC가 내놓은 ROI 비율인 400%를 적용할 경우 올해 1조 원, 2008년 6조 8000억 원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 같은 시장변화와 희망적인 목표는 올 상반기 민간 사업자 단체인 ‘한국IT렌탈산업협회’의 발족으로 더욱 구체화되고 있다. 빌려쓰는 기업정보화와 관련 산업 발전을 위한 기반 조성, 기술개발과 공동 사업 발굴 등을 통해 기업과 국가 경쟁력을 제고한다는 취지로 설립된 협회는 대형 네트워크사업자, ASP전문 업체, SW업체 등 190개 사가 참여한 가운데 중기 정보화의 중심 축으로 거듭나고 있다.

◇중기정보화, 새로운 생태계를 맞다=IT렌탈산업협회와 정부의 노력은 빌려쓰는 정보화에 대한 수요자의 인식을 환기하고 나아가 시장 활성화를 위한 법제도적 지원 기반을 마련함으로써 새로운 도약의 가능성을 현실화했다.

우선 지난 6월까지 IT렌털(ASP) 방식의 정보화 확산을 위한 법제도 개선(안)을 추진, 올해 정기국회에 상정되는 조세특례제한법의 개정안에 ASP가 수용되도록 했다. 원안대로 통과될 경우 IT 설비투자에 대한 현행 세액공제의 적용범위가 자체(인하우스) 구축에서 임차방식(ASP)으로 확대된다. 이와 함께 국세청도 ASP 이용기업이 명백한 탈루혐의가 발생하지 않은 경우 집중 세무조사에서 제외한다는 방침을 내놓고 있다.

협회는 중기 정보화를 통한 생산성 향상이라는 입법취지를 더욱 높이기 위해서는 인하우스 방식과 동일하게 적용되고 있는 세액공제 비율을 향후 더 확대하고 이번 개정안에서 제외된 5인 이하 자영업자들로 확대 적용되도록 노력할 예정이다.

ASP 인증제도도 개발, 운영될 전망이다. 이는 ASP의 안정성과 신뢰성 제고를 통해 공급자의 서비스 수준을 향상시키고 사용자의 불안감을 최소화함으로써 자율적인 기업 정보화 확산을 꾀하기 위해서다.

민간 부문에 이어 정부·공공 부문에도 IT렌털 서비스를 도입하는 방안도 적극 검토된다. 현재 정부·공공 부문은 회계예산제도가 구매 중심 체계로 이뤄져 빌려쓰는 ASP 방식의 정보화 추진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이에 따라 협회는 장기적으로는 구매중심의 정부회계 예산제도 개선을 건의해 IT렌털 방식의 도입을 꾀한다는 목표 아래 우선 정부, 지방자치단체, 공공 및 교육기관 등을 대상으로 한 설명회·세미나 등을 열어 해당 기관의 이해를 적극 넓혀 간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일부 시범사업을 전개, 성공사례와 적용효과를 널리 알려 공공 부문의 ASP 도입 기반을 다진다는 전략이다.

또 불법SW 유통 방지, 우수 국산SW 발굴 및 육성 등을 위해 온라인을 통한 SW 유통체계 개선 사업과 법제도 연구에도 나설 예정이다. 사용자가 직접 SW를 설치하지 않고도 온라인 임대방식을 통해 누구나 적시에 필요한 SW를 사용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SW 마트(시장)의 역할을 수행함으로써 실 수요를 가진 우수 SW의 개발과 사용을 활성화한다는 목표다.

차세대 중기 정보화 지원사업인 ‘100만 중소기업 정보화 사업’의 성공적인 수행을 위해서는 우수 ASP사업자 육성이 필수적이라고 보고 관련 프로그램도 마련할 계획이다. 협회는 상당수 IT렌털(ASP) 사업자의 기업규모가 영세하고 더욱이 손익분기점(BEP)를 달성한 사업자가 전체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는 만큼 ASP사업자도 정부가 추진중인 정보화촉진기금 관련 융자 프로그램의 혜택을 받아 양질의 서비스 기반을 마련하도록 할 예정이다.

이 밖에도 매년 국내외 ASP/IDC 사업자들이 참여하는 국제 ASP 컨퍼런스를 개최, 기술·서비스 수준제고는 물론 해외시장 진출을 위한 계기로 삼을 예정이다. 또 ASP사업자 편람, 성공사례집 등도 발간, 배포에 나선다.

◇전망과 과제=지난 3년 동안 진행돼온 소기업사업은 올 들어 20만 가입자 선을 돌파했고 업종별 ASP사업도 전자부품·건설·섬유 등 다양한 산업분야에서 도입이 확대되면서 BEP를 넘어선 기업들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또 국내 본사와 해외 생산기지를 잇는 통합 정보시스템의 구축방안으로서 ASP가 새롭게 조명받고 있다. 이와 함께 중국시장을 겨냥한 해외 진출도 모색된다.

인하우스 방식에 비해 저렴한 월 사용료 방식이 적용되는 ASP는 규모의 경제성을 갖는다. 그동안 ASP시장이 완만한 상승곡선을 그렸다면 이제 가파른 상승곡선을 긋기 위한 방아쇠(트리거) 포인트에 서 있다. 이제 대동소이한 애플리케이션 서비스는 동종 사업자 간 경쟁에서도 도태될 수 밖에 없다. 따라서 다양한 산업과 기업 규모, 용도 등에 최적화되고 전문화된 서비스가 필요한 시점이다.

이와 함께 서비스 도입효과에 대한 면밀한 분석을 통해 구체적인 성공모델을 창출함으로써 ‘스타’ 도입 기업과 사업자를 육성, ASP에 대한 일반의 인식을 높여가야 한다는 지적이다.

IT렌털이 ‘성공적인 비즈니스와 기업비전’까지 빌려 줌으로써 국내 경제에 새로운 활력소로 거듭나고 있다.

이정환기자@전자신문, victolee@

*100만 중소기업 정보화 촉진 계획

정부와 민간 솔루션 사업자, 한국전산원, 학계 등 산·학·관·연의 입체적인 공조에 바탕을 둔 ‘100만 중소기업 정보화 촉진계획’이 내년부터 가시화된다.

‘함께 하는 디지털 세상’을 모토로 한 이 사업에서 ‘100만 개’라는 수치는 단순한 물리적 목표라기 보다 애플리케이션임대서비스(ASP)를 중심으로 한 기존 중기 정보화 관련 사업의 득실을 정확히 평가하고 이를 발판으로 실효성 있는 후속 사업을 추진하겠다는 정부의 강력한 의지를 반영한다.

지난 7월 발표된 이 계획은 IT렌탈의 확산을 촉진해 소기업 사업으로 이룬 20여만 개 소기업 정보화 성과를 바탕으로 2008년까지 80만개 기업을 추가로 정보화의 무대로 이끌어 전세계의 벤치마킹 대상이 되는 중기 정보화 대국을 만들겠다는 의지와 중장기 로드맵을 담고 있다.

촉진계획은 한국IT렌탈산업협회 등 민간의 자율적 정보화 확산추진을 기본 방향으로 설정하고 효과적인 중기 정보화 구현을 위한 웹서비스 등 신기술 개발과 법·제도적, 정책적 지원을 포함하고 있다.

우선 수요 지향적인 맞춤형 서비스 기반을 조성하기 위해 전사적자원관리(ERP)·고객관계관리(CRM)·공급망관리(SCM)·그룹웨어(GW) 등 1000개에 달하는 업종별 IT렌털 솔루션의 모듈화·컴포넌트화를 추진, 기업간 공동 활용을 촉진한다는 계획을 담고 있다. 또 대기업 공급망의 끝단에도 IT렌털 방식을 적용,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e비즈니스 채널의 활성화도 추진된다.

정보화 수준평가와 우수 사례 확산, 컨설팅 기능 강화 등을 통한 자율적인 정보화 추진 환경도 조성되며 IT렌털(ASP)·웹서비스 등을 지원하기 위한 인력양성 사업도 병행 추진된다. 특히 중소기업이 IT렌털 방식의 정보화에 나설 경우 정보처리기사 자격증 등 일정 요건을 갖춘 미취업자를 선발, 초기 데이터 구축·변환 작업과 시스템 안정화를 지원하도록 할 계획이다. 또 사용자 교육을 위해 대학생 등 자원 봉사자들을 중심으로 한 ‘중기 정보화 서포터즈’ 활동도 추진된다.

관련기술 강화 차원에서 웹서비스 및 컴포넌트 개발환경도 적극 조성된다. 웹서비스 기반 서비스의 신뢰성과 안정성 확보를 위해 국가 등록저장소(UDDI)가 구축돼 컴포넌트 SW의 유통체계가 마련되며 모바일 웹서비스 시범사업과 웹서비스 미들웨어, 개발툴 등의 개발도 지원될 예정이다. 이와 함께 공개 SW 기반 온디맨드 사무환경 구현에 필요한 핵심기술과 기존 상용기술을 통합한 시범 서비스도 추진된다.

또 정보화 추진기업과 사업자의 해외진출도 적극 지원된다. 정부는 중소기업이 ASP 방식으로 국내 본사와 해외 공장을 연계, 실시간 경영정보 공유가 가능하도록 글로벌 경영체제 구현을 돕고 기존 해외 진출지원기관과 공조로 토종 솔루션 사업자의 해외진출도 지원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