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이크오프CEO]인티그런트테크놀로지즈 고범규 사장

 “매출액 0원 상태에서 100억원의 투자를 받았습니다. 회사의 기술력과 성장 가능성만으로 해낸 일입니다.”

 RF 칩 설계업체인 인티그런트테크놀로지즈의 고범규 사장은 벤처 열기가 식어 투자가 잘 이뤄지지 않던 지난해 외자 유치에 나서 지난 4월 96억원의 투자를 받았다.

 특히 인티그런트에 투자한 회사는 세계 최대의 반도체 업체인 인텔, 세계적인 투자회사인 일본의 제프코(JAFCO)를 비롯한 대만·미국 등의 업체들로, 단지 잠재력만을 평가해 매출이 거의 전무한 회사에 100억원 가량을 쏟아 부었다.

 사실 인티그런트의 외자유치는 어느날 갑자기 얻어진 것이 아니라 기술의 흐름과 시장을 미리 예측하고 준비하면서 회사의 비전과 발전가능성에 대한 믿음을 투자자들에게 심어줬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고 사장은 “모바일 TV 시장을 미리 보고, 2∼3년 전부터 길목을 지켰던 점과 모바일용 칩으로 독자적인 기술을 개발했던 점이 높이 평가됐다”고 전했다.

 고 사장은 이러한 모바일TV에 대한 전망 속에서 휴대폰에 적합하도록 기술을 개발했다. 미국에서 20개의 특허를 받는 등 모두 50개의 특허를 확보했다. 3년간 100억원을 들여 휴대폰용 RF 튜너 칩을 BiCMOS가 아닌 CMOS 설계기술로 개발, 반도체 업계의 통념을 바꾸는 등 기술 우위도 갖췄다.

 인티그런트의 이러한 노력은 최근 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DMB) 서비스가 새로운 서비스로 각광받으면서 결실을 보기 시작했다. 세계 최초로 위성DMB용 튜너 칩을 개발하고 국내외 업체들에 공급을 시작한 데 이어 지상파DMB 및 일본, 중국, 유럽 등지의 방송 규격에 맞춘 칩 개발이 완료돼 조만간 매출이 예상된다.

 “회사가 단시일내에 도약할 수 있었던 것은 적절한 투자유치, 기술개발, 시장전망이 일치해서 된 일입니다. 0원 매출로 100억원의 자금을 마련할 수 있던 것이 중요한 바탕이 되었고 이는 인티그런트 외에도 많은 업체들이 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떠오르는 시장에 대한 예측과 독자적인 기술을 바탕으로 시장을 선점하게 되면 탄탄대로를 달릴 수 있으며 인티그런트가 사례가 됐듯이 국내 비메모리 벤처업체들도 성공을 할 수 있다는 것이 고 사장의 생각이다. 고 사장은 “현재의 문제를 외부에서 찾지 않고 내부 전략을 탄탄히 한다면 국내 비메모리 업체들이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 것으로 자신한다”고 말했다.

<사업전략>

 인티그런트테크놀로지즈의 주력 사업은 TV 방송 주파수를 받아 처리해주는 튜너 칩 설계·판매다. 이 회사는 위성DMB용으로 튜너 칩을 세계 최초로 개발, 국내외 주요 단말기 업체들에 납품하기 시작했으며 조만간 일본, 중국, 유럽 등으로 판매처를 늘려갈 계획이다. 이와 함께 이 회사는 지상파 DMB 튜너 칩 개발도 마치고 내년 1분기에 양산에 돌입할 예정이어서, 모든 DMB 서비스에 튜너 칩을 공급할 수 있게 됐다.

 또 DMB용 튜너 칩 개발의 징검다리로 삼았던 CDMA 휴대폰용 RF 칩도 지난 8월 현재 150만개 이상의 칩을 국내외 휴대폰 제조업체에 공급할 정도로 고속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인티그런트는 판매처 확대를 위해 반도체 솔루션 공급업체인 유니퀘스트 등과 제휴하고 국내외 고객들에게 자사 칩을 공급할 방침이다.

 인티그런트는 이 같은 전략을 바탕으로 지난해 5억원에 불과했던 매출을 올해 60억원 가량으로 끌어 올릴 계획이다. 고범규 사장은 “RF 튜너 칩이 탑재될 수 있는 전체가용시장은 오는 2007년에 약 8억대로 예상되는데 이 중 약 8분의 1인 1억대에 인티그런트 칩을 탑재시킬 계획”이라며 “내년에 DMB 시장이 개화하면 최소 200억원 이상의 매출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김규태기자@전자신문, st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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