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케이블인터넷 규제 논쟁 연방 대법원 판결로 결말날듯

　미국 케이블 인터넷 규제를 둘러싸고 2년 넘게 끌어온 분쟁이 결국 연방 대법원에서 판가름 나게 됐다.

31일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 정부와 연방통신위원회(FCC)는 케이블 인터넷에 높은 수위의 규제를 가하도록 한 항소법원의 판결에 불복, 지난주 대법원에 상고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라 2002년 3월부터 시작된 장기간의 분쟁은 대법원의 최종 판단으로 마무리될 전망이다.

△케이블 인터넷 규제를 둘러싼 논쟁 = 2002년 3월 FCC는 케이블 업체들이 제공하는 초고속 인터넷 서비스를 ‘통신 서비스’가 아니라 ‘정보 서비스’로 규정했다. 이에 따라 케이블 인터넷 업체들은 통신회사들처럼 경쟁사에 네트워크를 즉각 개방하는 등 규제를 받지 않아도 됐다. 이 같은 결정이 내려지자 독립 ISP 업체들이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독립 ISP 업체인 브랜드X를 운영하는 짐 픽렐은 “FCC의 결정은 독립 ISP들에게 문을 닫으라는 얘기”라면서 강력하게 항의했다. 그는 결국 연방 항소법원에 FCC의 결정이 잘못됐다며 케이블 업체도 네트워크를 개방해야 한다는 소송을 제기했다. 독립 ISP 연합과 소비자 단체는 픽렐의 소송을 적극 지지하고 나섰다. 결국 작년 10월 샌프란시스코 제9항소법원은 ‘케이블 인터넷을 통신 서비스가 아니라 정보 서비스로 분류한 FCC 결정은 잘못’이라며 ISP 업체들의 손을 들어주었다.

　◇FCC의 대응=번에는 정부와 FCC 그리고 케이블 업계가 반발했다. 통신 서비스로 분류되면 경쟁업체에 네트워크를 개방하는 등 정보 서비스 보다 규제수준이 한층 높아지기 때문이다. 이들은 항소법원에 재심을 청구했지만 지난 4월 기각당했다. 이에 지난주 미국 법무부 차관과 FCC는 항소법원의 판결에 대해 연방대법원에 상고했다. 마이클 파월 FCC 의장은 “세금 및 규제조항이 100년 전부터 지금까지 최첨단 기술들의 혁신과 경쟁을 막아왔다”며 “대법원이 상고를 받아들이면 결과적으로 요금이 낮아지고, 서비스 품질이 향상되는 등 소비자들에게 혜택이 돌아갈 것”이라고 주장했다.

　◇최종 판결은 대법원에서=2년간 끌어온 논쟁은 대법원의 최종 판결로 일단락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ISP 쪽의 우세를 점친다. 미국 최대 ISP 업체의 하나인 어스링크의 데이브 베이커 부사장은 “FCC의 상고는 시간 지연 효과를 얻는데 그칠 것”이라며 “FCC는 케이블 업체의 독점을 지킬 궁리만 하지말고, 소비자들에게 다양한 인터넷 서비스를 선택할 수 있는 기회를 줄 방안을 연구하라”고 지적했다. 대법원의 최종판결은 올해 안에 내려질 것으로 보인다.

권건호기자@전자신문, wingh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