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수출 `빨간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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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경제의 비빌 언덕인 IT 수출 가격마저 급락, IT 수출에 비상등이 켜졌다.

 특히 이 같은 현상이 원유 등 기초원자재 가격이 급등하면서 전반적인 수출 물가가 급상승하고 있는 가운데 이뤄져 충격을 더하고 있다.

 한국은행이 16일 발표한 7월 수출물가(원화기준 수출계약가격)에 따르면 플래시메모리와 D램의 수출 가격이 각각 3.9%와 2.1% 하락하는 등 전반적인 IT 수출물가가 큰 폭으로 떨어졌다.

 이는 전 세계적인 IT경기 둔화 속에 수출시장에서 해당 IT품목들의 치열한 가격경쟁을 방증해주고 있다. 특히 우리경제의 최대 버팀목인 IT분야 수출경기의 악화를 예고한다는 점에서 우려감을 더해주고 있다.

 ◇IT 수출물가 급락=한국은행에 따르면 영상·음향·통신장비 제품의 수출물가(원화기준 수출계약가격)가 0.9% 하락했다. 특히 플래시메모리의 수출물가는 3.9% 하락했으며 액정표시장치는 3.8%, D램도 2.1% 내렸다. 이 밖에 브라운관이 1.0%, 무선전화기가 0.6%의 하락률을 보였다. 컴퓨터도 전달보다 수출물가가 1.4% 내렸으며 모니터는 2.2%, 보조기억장치도 0.7% 떨어졌다. 특히 D램과 플래시메모리는 지난 5, 6월에도 큰 폭의 하락세를 나타냈는데, D램의 경우 5월과 6월 각각 전월 대비 4.5%, 3.7% 내렸으며 플래시메모리는 각각 2.5%, 13.2%의 하락률을 보였다.

 특히 이 같은 IT 수출물가 급락이 전반적인 수출물가 상승 속에서 진행돼 충격을 더하고 있다. 7월 중 공산품의 수출물가는 전월에 비해 1.4% 상승한 가운데 석유화학·고무제품은 5.1%, 금속1차제품은 1.3% 올랐다. 승용차 등 운송장비제품은 0.5%, 섬유·의복·가죽제품은 0.2% 상승했다.

 ◇왜 IT 수출물가만 급락했나=IT제품의 공급확대는 지속되고 있는 반면 수요는 지연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공급측면의 경우 세계 경제 및 IT경기 회복에 대한 과도한 기대감 등으로 최근 수년간 반도체·LCD 등 주요 IT제조업체의 설비투자가 집중적으로 이뤄져 공급 확대가 지속되고 있다. 여기에 반도체 수명 주기의 단축도 공급확대가 지속되는 요인으로 파악되고 있다. 공급이 이렇게 늘어나고 있는 것에 비해 수요는 공급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본격적인 세계 PC 교체 시기가 예상보다 지연되고 있으며 미국 금리 인상, 고유가라는 대형 악재로 큰 폭의 시장 수요 확대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한국은행 측은 “IT품목은 새로운 기술개발에 따라 가격이 하락하는 추세를 보이지만 한달 사이에 2% 이상 떨어지는 것은 해외시장에서 이들 품목의 수요둔화와 재고과잉에 따른 가격하락 압박이 심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고 밝혔다.

 ◇정부 지원 나서야=전문가들은 한국 IT산업이 신성장산업 수준에서 벗어난 성숙산업으로서 수요의존적이라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한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최근 유독 IT분야 수출가격만 하락하는 현상이 자칫 한국 IT산업의 급격한 침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한 부양책을 펼쳐야 한다”고 분석하고 있다.

 이에 따라 △투자 관련 세제 및 규제 제도 개선을 통한 기업 투자 활성화 △차세대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투자 대책 추진 등이 필요할 전망이다. 여기에 기업은 수출 부진과 이에 따른 이익 감소에 대비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경제연구원 주원 선임연구원은 “IT수출이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막대하기 때문에 IT수출 둔화의 영향은 상당하다”며 “정부와 기업은 수출의 급격한 감소를 막기 위해 그동안 확보해온 네트워크망을 최대한 활용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준배기자@전자신문, j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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